주간동아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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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케이 5만’ 기대감 커지는 일본 증시 랠리

엔저·밸류업 프로그램·AI 반도체 열풍 등 영향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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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슬아 기자

    island@donga.com

    입력2024-03-08 09: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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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닛케이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이 현재 16배 정도 된다. 버블경제 때는 이 수치가 60배를 넘었다. 밸류에이션이 아직 저평가돼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5만까지 오른다고 해도 비싼 게 아니다.”

    홍춘욱 프리즘투자자문 대표가 3월 5일 일본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225평균주가(닛케이지수)에 관해 내놓은 평가다. 전날 닛케이지수는 1949년 이 지수가 만들어진 이래 처음으로 4만 선을 넘겼다(그래프 참조). 저금리와 엔저(엔화 가치 하락),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 등에 힘입어 지난해부터 꾸준히 오름세를 보이다가 결국 ‘4만 벽’을 뚫은 것이다. 3월 7일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4만 선 아래(3만9598.71)에서 장을 마감했지만,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라 향후 닛케이지수가 5만 선에 도달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닛케이225평균주가(닛케이지수)가 4만 선을 넘는 등 일본 증시가 활황을 띠고 있다. [GETTYIMAGES]

    닛케이225평균주가(닛케이지수)가 4만 선을 넘는 등 일본 증시가 활황을 띠고 있다. [GETTYIMAGES]

    1949년 이래 최초 4만

    2월 말부터 닛케이지수는 역대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2월 22일(종가 기준) 3만9098.68로 버블경제 때 세운 최고 기록(1989년 12월 29일 3만8915.87)을 깼고,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해 3월 4일 4만109.23에 이르렀다(그래프 참조). 닛케이지수는 1990년대 버블경제가 붕괴하면서 길고 긴 하락의 길을 걸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불어 닥친 2009년 3월엔 7054까지 추락했다. 그러다 2012년 ‘아베노믹스’로 상승 전환에 성공해 2015년 2만 선, 2021년 3만 선을 차례로 탈환했다.

    일본 증시 활황엔 저금리와 엔저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대두되며 세계 각국이 기준금리를 끌어올릴 때 일본은행(BOJ)은 홀로 마이너스 금리(-0.1%)를 유지했다. 이에 엔화 가치가 하락하며 수출 기업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고, 증시에 자금이 몰리기 시작한 것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상장사 1020개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사상 최고 수준인 43조5000억 엔(약 388조200억 원)으로 추산된다. 지난달 일본 증시 대장주인 도요타자동차는 국내 대장주인 삼성전자 시가총액을 7년 반 만에 역전했다.

    한국 정부가 벤치마킹하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과 생성형 AI 열풍에 기반한 반도체주 상승세도 일본 증시를 달구는 요인이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4월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 미만인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밸류업 프로그램을 시행했다.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구체적인 경영 개선안을 마련하고 이행하기를 요구한 것이다. 그 결과 2022년 4분기 50.6%이던 일본의 저PBR 기업 비율은 지난해 3분기 45.8%로 4.8%p(180개) 감소했고, 투자자의 증시 참여가 늘었다. 여기에 생성형 AI 열풍까지 겹쳐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주가가 한층 부양되는 모습이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부터 조 단위 보조금 지급 등 적극적으로 반도체 육성정책을 펴고 있다.



    반도체주에 투자 몰려

    일본 증시 랠리를 이끄는 주체는 외국인투자자다. 현재 일본 주식 거래량의 60~70%는 외국인이 차지하고 있다. ‘일학개미’로 불리는 국내 투자자의 거래도 활발하다. 3월 6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는 지난달 일본 주식을 7억7449만 달러(약 1조290억 원)어치 매도·매수했다. 2011년 이 통계가 집계된 이래 가장 큰 규모(월간 기준)다. 투자는 주로 반도체주에 집중됐다.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투자자의 순매수 상위 종목엔 도쿄일렉트론(646만 달러·약 85억9000만 원), 어드반테스트(265만 달러·약 35억2300만 원) 등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주가 이름을 올렸다.

    증권가에선 일본 증시 호황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일본은행이 기준금리 인상 조짐을 보이고 있긴 하나 그 속도가 빠르진 않을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김진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통화정책 전환에 대한 당국 입장이 매우 신중해 엔화 강세로 전환되는 속도가 점진적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일본 정부가 계속해서 자국 기업 투자 확대에 강한 의지를 보인다면 일본 증시 부활은 장기적인 얘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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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이슬아 기자입니다. 국내외 증시 및 산업 동향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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