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영호 의원(왼쪽)과 국민의힘 박진 의원.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제공]
국민의힘 박진 의원이 2월 22일 서울 서대문을 선거에 등판해달라는 당의 권유를 수락하며 내놓은 출마 선언 내용이다. 국민의힘은 최근 4선 중진인 박진 의원에게 현역 지역구인 서울 강남을을 떠나 수도권 험지 중 한 곳인 서대문을에 출마해달라고 요청했다. 수도권에서 중진 의원 지역구를 재배치한 첫 사례다. 이 같은 국민의힘의 전략공천으로 서대문을에선 박진 의원과 현역인 더불어민주당 김영호 의원이 맞붙게 됐다.
정두언 3선 빼면 진보 진영 강세
하지만 2022년 20대 대선과 같은 해 치른 서울시장 선거에선 민심 변화 기류가 감지됐다. 20대 대선 당시 민주당은 서대문을을 포함한 서대문구에서 신승을 거뒀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48.3%)가 윤석열 대통령(47.5%)에 0.8%p 차로 승리한 것이다. 이후 진행된 서울시장 선거에선 서대문구 표심이 아예 보수 정당 쪽으로 돌아섰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대문구에서 55.8% 득표율을 올리며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42.0%)에 13.8%p 앞섰다.
“민주당 공천 내홍 영향받을 것”
국민의힘은 중량감 있는 박진 의원을 공천해 서대문을을 수복한다는 계획이다. 박 의원은 윤석열 정부 초대 외교부 장관을 역임하고 서울 종로와 강남을에서 4선 의원을 지냈다.민주당에선 김영호 의원이 서대문을 3선에 도전한다. 김 의원은 2004년 17대 총선부터 꾸준히 서대문 지역구에 출사표를 내왔다. 20대 총선에선 3번째 리턴매치 끝에 정두언 전 의원을 꺾고 당선했다. 다만 이번 총선은 여건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21대 총선에서는 정치 신인이던 송주범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과 승부를 겨뤘으나 이번엔 4선인 박진 의원과 경쟁해야 한다는 점, ‘돈봉투 의혹’에 관해 출석 통보를 받는 등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는 점이 그렇다.
전문가들은 서대문을 선거에 민주당 공천 파동 등 외부 변수가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가한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2월 28일 전화 통화에서 “박진 의원은 이른바 ‘지역구 쇼핑’을 한 게 아니라 당 요청으로 옮겨간 것이기 때문에 서대문을 민심이 박진 의원에 부정적이진 않을 것”이라며 “그렇다고 선수가 높다는 게 김영호 의원을 누를 만한 메리트냐고 하면 그건 또 아니다”라고 말했다. 신 교수는 이어 “최근 불거지고 있는 민주당 공천 내홍 같은 당 내부 상황이 서대문을 선거에 더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변수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슬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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