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제공 ·극발전소301]
‘극발전소301’의 창단 10주년 기념공연인 연극 ‘만리향’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가족의 의미를 묻는다. 삶의 이유이자 원천인 가족이지만 서로 알지 못했던 벽이 존재하고 말할 수 없는 비밀을 간직한다.
[사진 제공 ·극발전소301]
그러던 어느 날, 어머니(김곽경희·김효숙 분)가 5년 전 사라진 지적장애인 막내를 시장에서 봤다고 우기며 극이 시작된다. 아픈 다리를 이끌고 혼자서라도 찾아보겠다고 성화인 어머니를 말리려고 둘째까지 돌아와 모처럼 가족이 다 모였다. 가족은 용하다는 무당의 굿을 통해 막내 생사를 알아보기로 하고 셋째의 친구 유숙(송영주·문학연 분)을 앞세워 가짜 굿판을 계획한다. 그리고 가족은 각자 가슴 깊은 곳에 숨겨둔 상흔을 하나씩 꺼내놓으며 서로 많이 아파했다는 사실을 비로소 이해하게 된다.
연출가 정범철은 개성 있는 캐릭터를 융합해 ‘만리향’만의 따뜻하고 정감 있는 무대를 선사했다. 연극은 가족 간 차마 드러내지 못했던 이야기를 꺼내고 보듬어줄 수 있는 치유의 살풀이였다. 그래서 객석에는 가족 단위 관객이 유난히 눈에 띄었다. 우리는 과연 자신의 가족을 얼마나 잘 알고 있을까. 극장을 나서는 관객은 한결같은 안식처는 가족임을 다시 깨닫는다. 고달프고 치열한 인생에서 가족은 반짝거리는 한 줄기 빛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