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제공·㈜크리에이티브리더스그룹에이트]
‘미저리’는 영화가 개봉하고 24년이 지난 2015년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연극으로 발표됐다. 남자주인공은 영화 ‘다이하드’의 히어로 브루스 윌리스(63)가 맡았다. 윌리스는 우디 앨런 감독의 신작 영화에서 하차하고 연극 ‘미저리’에 출연했다.
원작자 스티븐 킹(71)은 예술성과 대중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쥔 미국의 대표적인 소설가다. 불우하고 가난한 어린 시절이었지만, 그는 무궁무진한 상상력으로 판타지 세계를 꿈꾸며 습작했다. 그래서 그의 작품에는 허를 찌르는 도전적인 반전과 궁금해서 참을 수 없게 만드는 스토리가 교묘하게 연결돼 있다.
[사진 제공·㈜크리에이티브리더스그룹에이트]
TV드라마 연출자였던 황인뢰는 소름 끼치는 긴장감과 군더더기 없이 세련된 안정감을 무대에 표현했다. 회전무대가 장면마다 돌아가며 선보이는 각양각색 이미지는 배우들의 섬세한 연기와 함께 관객을 사로잡는다. 연극에서 애니는 영화처럼 포악한 정신병자 캐릭터가 아니라 관객이 이해할 수 있는 현실적인 인물로 그려진다. 관객은 ‘독 안에 든 쥐’인 폴뿐 아니라 ‘미치도록 사랑하기 때문에’ 소유하고 싶은 애니의 왜곡된 정서에도 감정이입할 수 있다. 연극이 끝난 뒤 나오던 한 여성 관객의 말이 귀에 꽂혔다.
“그녀는 삐뚤어졌지만 진정성은 있는 범죄자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