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와인 패키지와 인증서. [사진 제공 · ㈜올빈와인]
최근 한국 야구 역사에 한 획을 그은 국민타자 이승엽을 기념하는 와인이 출시됐다. 지난해 10월 공식 은퇴한 이승엽을 기념하고자 한 국내 와인 수입사가 그에게 기념 와인 출시를 제안했고 빛을 보게 된 것. 스페인의 보데가 마타로메라(Bodega Matarromera)가 만든 이 와인은 강건한 맛과 향이 특징이다. 덥고 건조한 리베라 델 두에로(Rivera del Duero) 지방에서 자란 템프라니요(Tempranillo)로 만들어 자두와 무화과 등 과일향이 풍부하고 후추, 계피, 감초, 담배, 초콜릿 등 여러 향미가 어우러져 복합미도 일품이다.
마타로메라 와인은 여러 후보 가운데 이 승엽이 직접 맛을 보고 선택했다. 이 와이너리는 스페인 왕실에 와인을 공급하는 곳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후진타오 전 중국 국가주석 등 국빈 방문 시 사용되는 만찬주를 만들기도 했다. 이승엽 와인의 1차 출시 수량은 그의 홈런 수에 맞춰 626병으로 한정했다. 수익금은 이승엽야구장학재단에서 꿈나무를 육성하는 데 쓴다고 하니 이승엽 팬이라면 한 병쯤 소장하고 싶을 만한 와인이다.
김정기 화백의 드로잉이 레이블을 장식한 야구 와인 10종. [사진 제공 · ㈜올빈와인]
이 와인은 스페인의 프루타스 마누엘 바레로(Frutas Manuel Barrero) 와이너리가 스페인을 대표하는 적포도 템프라니요로 만들었다. 루비빛이 영롱하고 체리, 블랙베리 등 검은 열매의 향미가 달콤하다. 입안을 꽉 채울 정도로 보디감이 좋아 고기 요리와 잘 어울리며, 타닌이 부드러워 매콤한 음식에 곁들여도 부딪치지 않는다. 가격도 저렴해 2만 원이 채 되지 않으니 데일리 와인으로 즐기기에도 딱 좋다.
야구 와인 중에는 프랑스 보르도(Bor-deaux)산도 있다. 샤토 레 그라브 드 비오드(Chateau les Graves de Viaud)가 만든 이 와인은 샌드블라스트(Sandblast) 기법으로 선수 등번호와 이름을 병에 새겼다. 메를로(Merlot) 85%와 카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 15%를 섞어 딸기와 라즈베리 등 붉은 베리류향이 우아하고, 오크 숙성으로 얻은 바닐라향이 맛깔스럽다. 실크처럼 매끈한 질감과 탄탄한 구조감도 매력적이다. 이 와인은 바로 마셔도 좋지만 10년은 너끈히 보관할 수 있다. 병 숙성이 길수록 와인에 여러 가지 향이 더해지고 복합미도 좋아지니 응원하는 팀이나 선수가 멋진 승리를 거뒀을 때 이를 기념하고자 사둔다면 좋은 추억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