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374

2023.01.27

일론 머스크 영향력 추월한 정의선

美 자동차 전문지 ‘올해의 인물’ 선정, 국내서도 호감도 1위 대기업 오너

  • 한여진 기자

    19hotdog@donga.com

    입력2023-01-27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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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미국 자동차 전문지 ‘모터트렌드’가 1월 12일 공개한 ‘2023 모터트렌드 파워리스트’ 50인에서
1위로 선정됐다.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미국 자동차 전문지 ‘모터트렌드’가 1월 12일 공개한 ‘2023 모터트렌드 파워리스트’ 50인에서 1위로 선정됐다.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정의선 회장은 산업 통찰력과 더 나은 세상을 만들겠다는 열정으로 전기차와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서 리더 역할을 다하고 있다.”

    세계적 자동차 전문지 ‘모터트렌드’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을 올해 글로벌 자동차산업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올해의 인물’로 선정하며 이같이 평가했다. 모터트렌드는 1월 12일 ‘2023 모터트렌드 파워리스트’ 50인을 공개하고 정 회장이 1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1949년 미국에서 창간된 자동차 분야 최고 유력 매체인 모터트렌드는 매년 글로벌 자동차업계에서 영향력 있는 50인의 파워리스트를 공개한다. 올해 파워리스트에는 정 회장에 이어 매리 배라 GM 회장(2위), 루크 동커볼케 현대자동차그룹 최고운영책임자(CCO·3위), 카를루스 타바르스 스텔란티스 회장(4위)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1위를 차지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42위로 밀려났다.

    통찰력과 열정 지닌 미래 리더

    모터트렌드는 정 회장에 대해 다음과 같이 평가했다. “정 회장은 현대자동차그룹을 새로운 시대로 이끌며, 자동차업체 CEO 이상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을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리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정 회장이 추구하는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과 관련해서는 “정 회장이 그리는 큰 그림은 데이터, 기술 및 소프트웨어 공학뿐 아니라, 무수히 많은 모빌리티 솔루션을 아우르는 스마트시티도 망라돼 있다”고 소개했다.

    정 회장은 평소 “현대자동차그룹의 사명은 안전하고 자유로운 이동과 평화로운 삶을 함께 실현하는 것”이라고 밝히며 전동화, 자율주행은 물론 로보틱스, 미래 항공 모빌리티, 스마트시티, 수소에너지 솔루션 등 새로운 분야에서 모빌리티 영역을 재정의하고 있다. 모빌리티 패러다임 격변기에 현대자동차그룹을 미래 모빌리티 ‘게임 체인저’로 변모시키고 있는 것이다. 모터트렌드는 또한 “테슬라가 전기차 대중화를 시작했다면 현대자동차는 다양한 모델과 스타일, 가격대를 갖춘 멋진 전기차를 선보이며 소비자 접근성을 높이고 시장을 활성화했다”면서 정 회장의 차별화된 전동화 전략을 높이 평가했다. 이어 “현대자동차그룹은 2025년 E-GMP(차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의 성공을 이어갈 새로운 통합 모듈러 아키텍처를 선보일 예정”이라며 “전기차 및 배터리 생산시설을 설립해 더욱 효율적인 프로세스를 구축하는 한편, 주행거리 확대, 비용 절감 등을 위해 전고체 배터리 같은 차세대 배터리 개발 협력에도 나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 회장은 평소 전기차 시대에는 경쟁 업체를 뛰어넘는 압도적인 성능으로 시장을 선도하는 퍼스트 무버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새해 메시지에서도 “더욱 진화된 차량을 개발하고 공급해 글로벌 전기차 리더십을 공고히 하고, 전동화 체제 전환을 지속해나갈 것”이라고 의지를 피력했다.



    국내에서도 정 회장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1월 2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데이터앤리서치는 뉴스·커뮤니티·블로그·유튜브·트위터·인스타그램·페이스북 등 12개 채널 23만 개 사이트를 대상으로 지난해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5대 그룹 총수에 대한 온라인 호감도를 분석했다. 집계 결과 정 회장은 긍정률에서 부정률을 뺀 값인 순호감이 26.81%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구광모 LG그룹 회장 21.80%, 최태원 SK그룹 회장 14.31%,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13.32%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영업이익 사상 최대

    정 회장의 글로벌 리더십이 본격적으로 발휘되면서 지난해 현대자동차그룹의 연간 영업이익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1월 26일 현대차는 지난해 매출액 142조5275억 원, 영업이익 9조8198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2021년 대비 매출액은 21.2%, 영업이익은 47% 늘어난 수치다. 영업이익이 9조 원을 돌파한 것은 최초다. 현대차 관계자는 “미국 시장에서 수익성이 좋은 비싼 차들이 연타석 홈런을 친 덕분”이라며 “지난해 현대자동차그룹은 미국 시장에서 총 147만 대를 판매했다”고 밝혔다. 미국 시장에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2021년과 비교하면 1% 감소한 수치지만, 전체적인 자동차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선방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지난해 주요 글로벌 자동차 기업의 미국 시장 실적이 평균 11%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제네시스는 2년 연속 최다 판매 기록을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유럽 시장에서 처음으로 점유율 9%를 넘어섰다. 특히 유럽 전기차 시장점유율이 10%에 달했다. 1월 24일 전기차 전문매체 ‘클린테크니카’가 지난해 독일 등 유럽 10개국의 전기차 판매 현황을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그룹은 총 9만6988대를 판매해 점유율 10%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완성차 그룹별 순위로는 폭스바겐그룹, 스텔란티스, 테슬라에 이어 4위다.

    올해 세계 자동차 시장은 경기침체에 따른 신차 수요 감소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리스크로 상황이 녹록지 않지만 전문가들은 현대자동차그룹의 올해 실적을 그리 나쁘게 전망하지 않는다. 조희승 하이투증권 연구원은 “현대차는 최근 3년 동안 축적된 2800만 대 규모의 이연 수요, 주요 시장인 미국 점유율 상승 등의 효과가 있다”며 “올해 매출액은 148조8000억 원, 영업이익은 9조6000억 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이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있지만 현대차는 부품 부족 현상이 정상화되면서 국내외 판매가 지난해 대비 8%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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