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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초 달탐사선 ‘다누리호’ 8월 3일 쏜다

7대 우주강국 된 한국… 우주산업 패권 경쟁 격화

  • 이종림 과학전문기자

한국 최초 달탐사선 ‘다누리호’ 8월 3일 쏜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연구원들이 다누리호를 점검하고 있다.[사진 제공 ·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연구원들이 다누리호를 점검하고 있다.[사진 제공 · 한국항공우주연구원]

6월 21일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힘차게 솟아올라 계획된 궤도에 인공위성을 안착시켰다. 우주개발 30년 만에 발사체 기술을 확보한 것이다. 다음은 ‘달’ 탐사다. 한국은 누리호 발사 성공을 계기로 달 탐사를 추진하고 있다. 두 달 뒤 달탐사 궤도선을 우주로 쏘아올리고, 2030년까지 달착륙선을 누리호에 실어 보낸다는 계획이다.

한국 우주개발은 1992년 8월 첫 인공위성 ‘우리별 1호’를 쏘아올리면서 시작됐다. 2020년 11월 최초 액체 추진 로켓 KSR-II를 발사했으며, 세 차례 도전 끝에 2013년 1월 한국 최초 우주발사체 나로호를 발사했다. 당시 나로호는 러시아와 합작 개발한 것으로 아쉬움이 컸지만, 누리호는 순수 국내 기술로 만든 우주발사체다. 누리호 발사 성공으로 한국은 미국과 러시아, 유럽연합, 중국, 일본, 인도에 이어 자체 실용급 위성 발사 기술을 확보한 세계 7번째 국가가 됐다.

누리호 성공에 힘입어 올여름에는 우리 기술로 만든 첫 번째 달탐사선 ‘다누리호’가 우주로 향한다. ‘다누리’는 ‘달을 모두 누리라’는 뜻이다. 

다누리호는 개발 작업을 마치고 특수 컨테이너에 실려 7월 5일 미국 플로리다주 우주군기지로 옮겨진다. 그리고 한 달가량 후인 8월 3일 오전 8시 20분(한국시간) 우주로 발사될 예정이다. 넉 달 반 여정으로 달 궤도에 진입하면 2023년 2월부터 1년간 달탐사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다누리호 크기는 가로세로 약 2m다. 태양전지판을 펼치면 6m까지 늘어난다. 무게는 678㎏. 외부는 태양풍을 막는 검은색 특수 소재로 감싸여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고해상도 카메라, 한국천문연구원의 광시야 편광 카메라, 경희대의 자기장 측정기,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감마선 분광기,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의 우주 인터넷 탑재체,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섀도캠(음영카메라) 등 6가지 탐사기기를 탑재하고 있다.



NASA 섀도캠 싣고 간다

약 20억~40억 년 전 달에 형성된 이후 지금까지 보존돼온 고리 모양의 슈뢰딩거 분화구.[NASA 홈페이지]

약 20억~40억 년 전 달에 형성된 이후 지금까지 보존돼온 고리 모양의 슈뢰딩거 분화구.[NASA 홈페이지]

50여 년 전 달에 착륙한 아폴로 11호는 사흘 만에 달에 도착한 반면, 다누리호는 넉 달 반이라는 시간이 걸린다. 그 이유는 달에 가는 항로가 다르기 때문이다. 달에 가는 항로는 달까지 직진하는 직접전이궤도와 지구 궤도를 돌면서 고도를 차츰 높여 달 궤도에 진입하는 위상전이궤도, 그리고 이번에 다누리호가 택한 탄도형 달전이(Ballistic Lunar Transfer·BLT)궤도가 있다.

BLT궤도는 지구와 태양 등 천체의 끌어당기는 힘을 이용해 에너지를 최소화하는 경로다. 지구와 달 주위를 리본 모양으로 빙 돌아가기 때문에 이동거리가 길지만, 연료는 25%가량 절약된다. 다누리호 무게는 본래 550㎏이었으나, NASA가 섀도캠을 탑재하자고 요청하면서 전체 무게가 120㎏ 이상 늘었다. 이로 인해 연료를 아끼는 BLT궤도를 택한 것이다.

다누리호는 NASA와 첫 하드웨어적 협력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NASA의 섀도캠은 태양 빛이 닿지 않아 우리가 볼 수 없었던 달의 ‘영구음영지역’인 극지방을 촬영하기 위한 카메라다. 일반 카메라에 비해 200배 이상 감도가 높은 특수 고감도 카메라라서 빛이 닿지 않는 지역을 촬영할 수 있다.

달의 극지방은 생명 활동에 필수적인 얼음이 남아 있는 것으로 추정돼 유인 탐사 후보지로 꼽히는 곳이다. 다누리호는 섀도캠을 달까지 운반하고, NASA는 우리에게 다누리호와 교신할 수 있는 위성 데이터를 제공하게 된다. 섀도캠은 달 유인 착륙에 적합한 후보지를 탐사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다누리호는 우주에서 실험을 위해 BTS(방탄소년단)의 뮤직비디오를 싣고 간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개발한 우주 인터넷 탑재체는 우주에서 실시간으로 메시지, 파일, 동영상을 전송하도록 설계된 우주 인터넷 장비다. 발사팀은 음원 저작권 협의를 거쳐 우주에서 BTS ‘다이너마이트’ 뮤직비디오를 쏜다는 계획을 밝혔다.

다누리호를 싣고 가는 로켓은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스페이스엑스의 ‘팰컨9’이다. 팰컨9은 알려진 대로 재활용 로켓이다. 이미 5번이나 인공위성 등을 쏘아올린 뒤 돌아왔고, 이번에 여섯 번째 임무로 다누리호를 발사하게 된다. 참고로 총 15번 정도 쓸 수 있다.

지상에서는 경기 여주에 위치한 심(深)우주 지상안테나와 임무운영센터가 통제센터 역할을 한다. 이곳에 약 60명의 운영 인원이 참가해 다누리호의 궤적 수정, 궤도 진입 등 ‘운항’을 맡는다.

한국 NASA 아르테미스 프로젝트 참여

이스라엘의 소형 달탐사선 베레시트(왼쪽)[SpaceIL 홈페이지]와 인도의 무인 달탐사선 찬드라얀 2호.[인도우주연구기구 홈페이지]

이스라엘의 소형 달탐사선 베레시트(왼쪽)[SpaceIL 홈페이지]와 인도의 무인 달탐사선 찬드라얀 2호.[인도우주연구기구 홈페이지]

다누리가 목표로 한 달 궤도에 안착하면 한 달간 탑재체와 본체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점검한다. 이후 1년 동안 달 관측과 고해상도 영상 촬영, 지질과 자원 탐사, 우주 환경 연구 같은 임무를 수행한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달착륙선을 발사할 착륙 후보지를 정하는 데 필요한 중요 데이터를 수집할 것으로 보인다.

다누리호 발사가 성공하면 한국은 달에 도착한 7번째 국가가 된다. 달 궤도선을 보낸 국가는 지금까지 6개국이다. 중국은 2007년 달 궤도선을 보낸 데 이어 2013년에는 달 착륙에도 성공했다. 일본은 2007년, 인도는 2008년 달 궤도선을 발사했다.

한국의 첫 번째 달탐사선 다누리호 상상도.[사진 제공 ·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의 첫 번째 달탐사선 다누리호 상상도.[사진 제공 · 한국항공우주연구원]

2019년 들어서는 달에 대한 인류의 도전이 더 활발해지면서 성공과 실패가 이어졌다. 1월에는 중국 창어 4호가 달 뒷면에 인류 최초로 착륙했다. 4월에는 이스라엘의 민간 달 탐사선 베레시트가 달 궤도에 진입했지만 착륙을 시도하다 추락했다. 같은 해 9월 인도의 무인 달탐사선 찬드라얀 2호는 착륙 과정에서 교신이 끊겼다.

NASA는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를 통해 2025년까지 달에 유인 우주선을 보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누리호를 개발한 한국도 영국, 이탈리아, 일본 등과 함께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NASA는 이 프로젝트를 위해 스페이스엑스, 블루 오리진 등 민간 상업 우주기업과도 협력 중이다. 이 기업들은 달 기지 건설과 관광사업 개발 등을 목표로 이번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전 세계가 달탐사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달의 엄청난 과학적 가치에 그 답이 있다. 달이 40억 년 전 지구에 생명체가 생겨난 시기 우주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를 알아내는 중요한 단서가 될 수도 있다. 달에는 공기가 없기 때문에 수년간 모든 것이 변하지 않은 채 그대로 보존돼 있다. 마치 지질학적 타임캡슐과도 같은 것이다. 태양계에서 소행성과 혜성이 계속해서 공격해온 흔적인 분화구가 지구상에서는 바람과 물에 의한 침식으로 사라져갔다. 그러나 달에는 분화구가 보존돼 있다. 과학자들은 이 분화구를 연구함으로써 과거 태양계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행성들의 역사를 추론한다.

달, 지질학적 타임캡슐

미국 NASA의 아르테미스 프로젝트 이미지.[NASA 홈페이지]

미국 NASA의 아르테미스 프로젝트 이미지.[NASA 홈페이지]

달은 과학뿐 아니라 기술적·경제적 가치도 지니고 있다. NASA는 1969~1972년 6번의 아폴로 임무를 통해 382㎏의 달 암석, 코어 샘플, 자갈, 모래, 먼지를 가져왔다. 옛 소련은 1970~1976년 3차례에 걸친 로봇 샘플 임무를 통해 약 300g의 샘플을 지구로 가져온 바 있다. 그 후 2020년 중국 창어 5호가 1.731㎏의 달 샘플을 싣고 지구로 돌아왔다. 오늘날에도 전 세계 연구실에서 달 샘플을 연구하며 달 탄생에 대한 해답을 찾아가고 있다. 달과 우주에는 지구에 부족한 희토류나 핵융합에너지의 원료인 헬륨3, 우라늄 등이 풍부하다. 또 달의 극에서 발견된 얼음은 먼 미래에 달이 인류의 새로운 서식지가 될 경우 다양한 자원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달의 풍부한 자원과 함께 지구와의 근접성은 우리가 화성에 진출하는 것을 포함해 심우주(지구와 달 사이 거리와 같거나 그것보다 먼 거리에 있는 우주 공간) 탐사에 필요한 기술의 훌륭한 시험대가 된다. 화성이나 더 먼 우주로 진출하려면 가까운 달부터 정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달은 중력 장벽이 낮기 때문에 태양계 전체에 걸쳐 인간의 영역을 확장할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다.

미국 센트럴플로리다대 루나 벌칸 이미징 및 분광학 탐색기 연구팀의 수석연구원 케리 도널드슨 해너는 ‘포브스’를 통해 “달은 행성과 태양계 역사를 이해하도록 도움을 주는 지식의 보물창고”라면서 “달의 중력은 심우주 방사선에 의해 DNA가 어떻게 손상될 수 있는지 계산하는 등 탐사 정보를 얻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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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동아 1346호 (p6~9)

이종림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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