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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軍 무장시켜 ‘아마존 제국’에 맞서는 ‘쇼피파이’

D2C 트렌드 강화·부가서비스 확대… 풀필먼트 솔루션 완성이 관건

  • 뉴욕=강지남 통신원 jeenam.kang@gmail.com

反軍 무장시켜 ‘아마존 제국’에 맞서는 ‘쇼피파이’

2018년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오른쪽)와 대담하는 토비 뤼트케 쇼피파이 최고경영자. [AP=뉴시스]

2018년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오른쪽)와 대담하는 토비 뤼트케 쇼피파이 최고경영자. [AP=뉴시스]

신세계가 이베이를 인수하기로 하면서 160조 원 규모의 국내 e커머스업계가 요동치고 있다. 쿠팡과 네이버의 선두 경쟁에 ‘신세계+이베이’가 뛰어들었고, 기업공개에 나서는 마켓컬리의 질주도 예사롭지 않다. 여기에 더해 카카오도 e커머스 전투에 본격 참전하며 국내 e커머스 시장의 지각 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미국 e커머스업계에서 부동의 강자는 아마존이다. 2명 중 1명이 아마존 프라임 회원일 정도로 아마존은 미국인의 일상을 지배한다. 그럼 2위는? 쇼피파이(Shopify)다. 이 회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간 주가가 가파르게 올라 다소 유명해졌지만, 코로나19 사태 전에는 회사 이름을 아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공동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토비 뤼트케가 “우리는 거의 보이지 않는 존재다. 의도적으로 그렇게 설계했다”고 말할 정도다. 국내에선 스마트스토어를 운영하는 네이버와 ‘카카오점(kakao店)’을 신규 론칭한 카카오가 e커머스 사업에서 ‘쇼피파이 모델’을 따른다는 말이 나오며 최근 자주 거론되기 시작했다.

월 구독제 전자상거래 솔루션으로 이베이 제쳐

쇼피파이는 전자상거래 솔루션 회사다.

쇼피파이는 전자상거래 솔루션 회사다.

쇼피파이는 전자상거래 솔루션 회사다. 온라인 쇼핑몰을 구축하고 운영하는 데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제공한다. 홈페이지 제작, 고객관리, 마케팅, 결제 등 전 과정을 쇼피파이 솔루션으로 해결할 수 있다.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라 별도 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아도 되고, 정보기술(IT) 개발 지식이 없어도 손쉽게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2006년 캐나다 온타리오에서 뤼트케와 친구들이 스노보드 온라인 판매에 나섰다가, 전자상거래 솔루션이 복잡하고 비싸 대기업에나 적합하다는 사실을 절감하고 쇼피파이를 창업했다. ‘소규모 사업체를 위한’ 전자상거래 솔루션 보급을 목표로 삼았다.

쇼피파이는 지난해 2분기 총거래액에서 이베이를 앞지르며 아마존에 이은 2위 e커머스업체로 올라섰다. 2015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17달러에 상장됐고 7월 중순 현재 주가는 1442달러다. 코로나19 사태 전 400달러에서 가히 수직 상승했다. 시가총액은 1790억 달러(약 205조7000억 원)로, 네이버(약 74조 원)의 3배 규모다.

현재 쇼피파이는 전 세계 175개국에서 170만 개 이상 판매처를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식품기업 크래프트 하인즈(Kraft Heinz), 패션 브랜드 레베카 밍코프(Rebecca Minkoff), 운동화 브랜드 올버즈(Allbirds) 같은 대기업 고객도 있지만, 고객 다수는 작은 사업체다. 솔루션을 월 구독제로 제공하는데, 상품은 크게 구독료가 월 29달러부터인 기본 구독과 월 2000달러에서 시작하는 프리미엄 서비스 ‘쇼피파이 플러스’로 나뉜다.



구독 서비스는 구독자가 늘어야 매출과 수익이 증가한다. 쇼피파이 역시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구독자를 꾸준히 늘려가야 한다. 그런데 아마존 애플리케이션(앱)을 켜면 ‘거의 모든’ 제품을 구매할 수 있을뿐더러 프라임 회원에겐 하루 이틀 만에 무료로 배송해주는데, 어떤 소비자가 굳이 개별 온라인 쇼핑몰까지 찾아가 구매할까. 자체 쇼핑몰을 운영하느니 아마존에 입점하는 게 매출을 안정적으로 내는 지름길 아닐까.

신기하게도(?) 현실은 그렇지 않다. 소비자는 자신의 개성이나 취향에 맞는 브랜드와 제품을 고르길 원하고, 기업은 소비자와 직접 접촉함으로써 자체 브랜드를 구축하고 소비자 데이터를 얻고자 한다. 이런 흐름을 타고 아마존과 쿠팡이 득세하는 가운데서도 ‘소비자 직접 판매’, 즉 D2C(Direct to Customer)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다. 2019년 나이키가 ‘아마존 철수’를 선언한 뒤 자체 홈페이지 및 앱을 강화한 것이 대표적 예다.

머천트 솔루션 매출 급증

특히 코로나19 사태는 미국에서 D2C 트렌드를 더욱 두드러지게 만들었다. 폭증하는 온라인 주문량에 천하의 아마존도 배송난을 겪자 소비자는 ‘대안 구매처’를 찾았으며, 각 제조사도 대형 유통업체에만 기대선 안 된다는 사실을 깨닫고 자구책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일례로 자사 식품을 식료품점에 납품하는 크래프트 하인즈는 코로나19 사태 때 영국에서 ‘하인즈 투 홈(Heinz to Home)’ 서비스를 시작, 수프나 토마토케첩 등 인기 제품을 번들로 묶어 고객에게 직접 배송해 큰 성공을 거뒀다. 쇼피파이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의 40%는 아마존이나 월마트를 거치지 않고 브랜드나 제조사에서 직접 구매한다. 쇼피파이는 또 2022년 미국 D2C 고객 수가 전체 인구의 30%에 해당하는 1억3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러한 배경에서 쇼피파이는 코로나19 시기에 큰 폭으로 성장했다. 올해 1분기 구독 기업이 크게 증가하며 구독 솔루션 매출 3억2070만 달러(약 3690억 원)를 달성, 전년 동기 대비 71% 상승했다. 하지만 여기서 더 주목할 대목은 쇼피파이의 두 번째 매출처인 ‘머천트 솔루션(Merchant Solutions)’, 즉 부가서비스 관련 매출이다.

쇼피파이는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제공한다. 결제, 포스(POS)기, 판매정보관리, 온오프라인 재고 통합관리 등을 자체 개발해 판매하는 동시에 ‘앱스토어’를 운영해 외부 개발자가 개발한 솔루션을 사고팔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일례로 외부 개발자가 앱스토어에 올린, 인스타그램 피드를 웹사이트로 끌어오는 소프트웨어를 구매해 자신의 쇼핑몰 웹사이트에 적용할 수 있다. 머천트 솔루션은 주요 매출원이 될 뿐 아니라 ‘쇼피파이 생태계’를 만들어 고객들이 쉽게 떠나지 못하게 한다.

쇼피파이는 구독 솔루션보다 머천트 솔루션으로 더 많은 매출을 거둔다. 성장세도 머천트 솔루션이 더 높다. 올해 1분기 머천트 솔루션 매출은 6억6800만 달러(약 7681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137% 성장했다. 신규 고객이 계속 유입되는 동시에 기존 고객이 쇼피파이 내에서 더 많은 지출을 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낸 것이다.

향후 과제는 고도의 풀필먼트 솔루션 완성

쇼피파이가 출시한 간편결제 
 비스 ‘숍페이(Shop Pay)’(왼쪽)와 쇼피파이가 운영 중인 온라인 장터 앱 ‘숍(Shop)’. [숍페이(Shop Pay) 캡처, 숍(Shop) 캡처]

쇼피파이가 출시한 간편결제 비스 ‘숍페이(Shop Pay)’(왼쪽)와 쇼피파이가 운영 중인 온라인 장터 앱 ‘숍(Shop)’. [숍페이(Shop Pay) 캡처, 숍(Shop) 캡처]

쇼피파이의 부가서비스 중 주목할 한 가지는 ‘쇼피파이 캐피털(Shopify Capital)’이다. 이는 쇼피파이 고객인 소규모 사업체에 사업 자금을 빌려주는 것으로, 2016년 출시 이후 현재까지 20억 달러(약 2조3000억 원)의 자금을 공급했다. 업체당 최대 100만 달러(약 11억5000만 원)를 대출해주던 것을 최근 200만 달러로 상향했다.

쇼피파이 캐피털의 ‘특이점’은 소상공인이 대출 신청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데 있다. 쇼피파이 측이 빅데이터와 기계학습 기술로 과거 판매 동향 및 최근 실적 등 7000만 개 이상의 데이터 포인트를 분석해 소상공인의 성장 잠재력을 파악하고, 투자 적기에 맞춰 대출 제안을 한다. 소상공인이 제안을 수락하면 영업일 기준 2~5일 내 자금 대출이 이뤄진다. 소상공인 입장에선 은행보다 훨씬 문턱이 낮고, 적시에 대출 받아 사업을 키울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한편 쇼피파이는 지난해 4월부터 온라인 장터 앱 ‘숍(Shop)’을 직접 운영하고 있다. 쇼피파이 고객사들이 숍에 입점해 자사 제품을 판매하는데 쇼피파이는 이들로부터 판매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데이터 분석으로 소비자 개개인 취향에 맞는 브랜드와 소비자 주변에 위치한 지역 업체를 추천해 작은 사업체의 성장을 돕는다. 다만 쇼피파이가 출시한 간편결제 서비스 ‘숍페이(Shop Pay)’를 사용할 경우 결제 수수료를 부과한다. 브랜드 및 제조사 단위로 입점하고 자체 결제 솔루션을 사용하도록 한다는 점에서 네이버, 카카오가 쇼피파이의 숍을 닮았다고 할 수 있다(다만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는 판매 실적에 따라 수수료를 부과한다).

2017년 출시된 숍페이는 지난해 말까지 누적 거래 금액 200억 달러(약 23조 원)를 기록하며 차근차근 성장하고 있다. 쇼피파이 생태계 밖으로도 확장 중인데, 최근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이어 구글 내 모든 판매자가 숍페이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숍페이는 일반 결제보다 속도가 70% 빠르고 전환율(장바구니에 담은 상품을 실제 결제하는 비율)은 1.72배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뤼트케는 “아마존이 제국을 건설하고자 한다면, 쇼피파이는 반군을 무장시키고 있다”고 말한다. 저렴하고 손쉽게 온라인 쇼핑몰을 만들어 운영할 수 있게 하고, 재고관리부터 결제까지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제공하며, 마중물이 돼줄 사업 자금까지 지원하면서 ‘스몰 비즈니스’의 성장을 돕는다는 의미에서다. 쇼피파이는 D2C 물결을 타고 아마존 제국의 해자를 무너뜨릴 수 있을까. 물류 해결사, 즉 고도화된 풀필먼트(fulfillment) 솔루션까지 완성해야 아마존에 바짝 다가갈 수 있으리라는 게 미국 내 관측이다. 이는 네이버, 카카오에도 마찬가지 도전 과제라는 점에서 쇼피파이의 다음 행보를 관심 있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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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동아 1299호 (p3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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