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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로 본 법률상식

문화재 갈등 해결 법이 전부 아니다

동조여래입상 일본 반환

문화재 갈등 해결 법이 전부 아니다

문화재 갈등 해결 법이 전부 아니다
7월 17일 국내 문화재 절도단이 2012년 일본 쓰시마(對馬)섬 가이진(海神) 신사에서 훔쳐 반입해온 우리 문화재 ‘동조여래입상’이 정부의 몰수물 교부 결정에 따라 일본에 반환됐다. 천년의 곡절을 품고 난데없이 대한해협을 건너 조국 품에 안겼다 부랴부랴 쓰시마섬으로 되돌아간 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불상의 엷은 미소가 가슴을 아프게 한다.

동조여래입상과 금동관음보살좌상은 2012년 10월 한국인 절도단이 가이진 신사와 간논지(觀音寺) 등에서 절취한 문화재다. 절도단은 2013년 1월 검거됐고 지난해 유죄 판결을 받는 등 형사절차가 종료됐다. 지난해 8월 우리 법원은 불상 2점에 대해 몰수 판결을 집행했고 그해 11월 가이진 신사는 우리 법원에 교부 청구를 한 바 있다. 우리 법원은 2013년 2월 충남 서산 부석사가 소유권을 주장하며 신청한 ‘유체동산 점유이전금지 가처분’을 받아들였다. 정부가 입상만 일본에 인도한 것도 그 때문. 형사소송법 규정에 따라 절취한 물건은 범죄행위로 얻은 물건이기에 몰수해야 하고, 몰수된 물건에 대해선 정당한 권리자가 교부를 청구하면 돌려줘야 한다. 도난품은 본래 소유자에게 되돌려줘야 한다는 간단한 법리다.

하지만 이번 사건의 경우 논란이 뜨거웠다. 모두 돌려줘야 한다는 주장, 모두 반환해선 안 된다는 주장, 일본의 강탈 사실 근거가 미약한 입상은 돌려주고 그 반대인 좌상은 돌려줘선 안 된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섰다. 우리 정부의 결정은 세 번째 주장에 따른 것이다. 혹자는 돌려주지 말고 유네스코에 기증한 후 유네스코 산하 약탈문화재 환수를 위한 정부 간 위원회에 제소해 국제 문제로 만들자는 의견도 개진했다.

국내법이든 유네스코 협약이든, 결국 법적 영역에선 일본이 정당한 권리자인지 여부가 문제가 된다. 강탈하거나 절취한 물건을 다시 절취한 것이라면 본래 주인의 소유권을 인정하는 것이 법적 상식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로선 문화재들이 일본으로 옮겨가게 된 역사적 사실관계에 대한 고증이 너무나 부족한 실정이다. 법률적으로 보자면 입증자료가 빈약한 것이다.

국가 간 문화재 갈등은 간단한 법 논리로 해결할 문제는 아니다. 몇 년 전 조선시대 외규장각 의궤를 프랑스로부터 돌려받았던 경우도 그랬다. 프랑스가 병인양요 과정에서 외규장각 의궤를 약탈해갔다는 것은 공지의 사실. 하지만 프랑스 내부에서 의궤를 반환해선 안 된다는 주장이 나왔다. 영국박물관이 소장 하고 있는 그리스 파르테논 신전 조각물의 상당 부분(엘긴 마블스)은 200년 전 오스만튀르크 주재 영국대사가 복제품을 만들겠다고 속여 뜯어간 것들이다. 최근 영국이 이를 러시아에 임대하겠다고 해 그리스 국민을 자극한 일도 있었다. 영국은 엘긴 마블스를 전시하면서 이를 훔쳐간 과정도 세세하게 밝혀놓고 있다.



중요한 점은 역사적 사실이고 이에 대한 국가 간 이해의 폭이다. 우리의 동조여래입상이 일본으로 넘어가게 된 역사적 사실이 양국 간 소상히 밝혀지고, 그러한 역사적 사실과 더불어 동조여래입상이 일본 박물관에 전시, 소개돼 있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문제는 일본이 우리나라 문화재를 역사적 사실에 대한 아무런 언급도 없이 마치 본디부터 자기 것인 양 쓰시마섬의 조그만 사찰에 방치했다는 점과, 그에 반해 우리의 축적된 역사 연구 성과는 너무 빈약하고 감정만 지나치게 앞선다는 점이다.



주간동아 2015.07.27 998호 (p44~44)

  • 남성원 법무법인 청맥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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