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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IT산업 부활하나

ICT(정보통신기술)산업, 부활의 찬가 부르나

이공계 출신 박근혜 당선인에 높은 기대감

ICT(정보통신기술)산업, 부활의 찬가 부르나

ICT(정보통신기술)산업, 부활의 찬가 부르나

2012년 10월 18일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서울 여의도 당사 기자실에서 과학기술과 정보기술(IT) 기반의 일자리 창출 전략인 ‘창조경제론’을 발표하고 있다.

출범을 앞둔 박근혜 정부의 정보통신기술(ICT) 정책에 관심과 기대가 집중되고 있다. 이명박 정부 5년 동안 혼란을 겪은 ICT업계는 새 정부에서 진보한 ICT정책을 내놓길 기대한다.

박근혜 정부가 공약 핵심 어젠다로 ‘창조경제’를 제시하고, 이를 실현할 수단으로 ICT를 꼽으면서 기대감은 더욱 높아졌다. ICT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정보, 통신, 미디어를 총괄하는 ICT 전담부처 신설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내용도 공약에 담았다. 인수위원회가 제시했던 공약과 업계 기대대로 ICT정책을 총괄하는 부처를 만들고, ICT산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정책을 제시할지 이목이 쏠린다.

박근혜 정부는 경제발전 패러다임으로 ‘창조경제’를 선언했다. 창조경제는 이번에 새롭게 제시한 개념으로, ICT와 과학기술을 양대 축으로 삼고 다른 산업과의 융합 등으로 경제를 발전시킨다는 의미다. 창조라는 단어의 뜻처럼 새 시대, 새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 창조경제 이끌 핵심 ‘ICT’

창조경제를 위해서는 벤처, 1인 창조기업을 통해 정보화 강국 한국을 이끈 창조세대들이 다시 한 번 도약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 먼저 ICT와 과학기술이 제대로 자리 잡아야 한다. 박근혜 정부도 창조경제 기반을 구축하는 데 건강한 정보통신 생태계 구축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창조와 혁신 기반의 다양한 창조기업을 배출하고, 이들 기업을 세계적 중견기업으로 육성하면 자연스럽게 창조경제 기반이 될 역동적 생태계가 마련되리라는 구상이다. 창조경제가 활성화하면 청년 취업과 일자리 창출 문제도 풀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창조경제를 위한 생태계를 구축하려고 탄탄한 유무선 네트워크 인프라와 창의인재 육성에도 힘쓴다. 하드웨어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발전이 더뎠던 소프트웨어와 콘텐츠, 미디어산업의 발전도 중요 과제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함께 발전해야 생태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어서다.

ICT 발전을 이끌기 위한 ICT 전담부처 신설도 추진한다. ICT 전담부처 신설은 정부가 ICT 관련 정책 방향과 내용을 어떻게 추진할지 판단할 수 있는 단초다. 업계는 현재 방송통신위원회, 지식경제부, 행정안전부, 문화체육관광부 등으로 흩어진 ICT 관련 정책기능을 모아줄 것을 기대한다. 이미 공약을 통해 “ICT 전담부처 신설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ICT 전담부처 신설 가능성이 높다.

단순히 과거 정보통신부의 부활을 바라는 것은 아니다. 이명박 정부에서 실패한 종합적 컨트롤타워 기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한 IT벤처기업 사장은 “정부의 지휘자 구실이 중요한데, 이명박 정부에서는 여러 부처가 ICT를 담당했지만 컨트롤타워가 부족했다”면서 “조정하고 중재하는 구실을 할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학계 의견도 다르지 않다. 문형남 숙명여대 교수는 “현 정부에서는 중복된 정책이 많았고, 일부 분야에선 정책 공백도 심각했다”면서 “여러 부처가 ICT를 추진했지만 제대로 해내지 못했고, 업무 조정도 안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ICT 컨트롤타워는 비행장 관제탑이나 다름없다”면서 “새 정부가 컨트롤타워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고, ICT정책과 업무를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ICT 전담부처 구실과 성격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지만, 과학기술과 ICT를 합치는 부처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 둘을 합칠 경우 둘 가운데 하나는 존재감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현 정부에서 교육과 과학을 합쳤으나, 교육 현안에 밀려 과학기술이 약해진 사례도 있다. 방송과 통신을 합친 방송통신위원회도 방송을 둘러싼 정치적 이해관계 때문에 통신 정책 추진까지 차질을 빚기도 했다.

박근혜 정부는 공약에서 ‘미래창조과학부’ 신설을 못 박았고, ICT 전담부처는 적극적으로 신설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만큼 2개 부처가 소임을 분담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ICT산업이 주춤하는 동안 세계 ICT시장은 생태계 위주로 재편됐다. 과거 기업과 기업, 제품과 제품이 경쟁했다면 이제는 생태계와 생태계가 경쟁하는 형태다.

# ICT업계 기대 상승

애플이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애플리케이션(앱)스토어라는 생태계가 있었고, 구글도 안드로이드와 구글 플레이 스토어라는 생태계를 통해 시장을 구축했다. 이제 우리 ICT산업도 콘텐츠(C)·플랫폼(P)·네트워크(N)·디바이스(D)로 대변하는 자기 완결적 생태구조를 갖춰야 시장을 주도할 수 있다. 창조경제에서 소프트웨어와 콘텐츠에 비중을 두는 것은 이 때문이다.

우리도 카카오톡이라는 스마트 생태계 성공 사례를 만들었다. 모바일 메신저로 출발해 이제는 국내 최고 모바일 콘텐츠 유통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스마트폰 게임 열풍을 이끈 ‘애니팡’ ‘드래곤플라이트’ ‘아이러브커피’ 등 수많은 인기 게임도 카카오톡 게임하기 덕에 등장할 수 있었다.

업계가 박근혜 당선인에게 바라는 것은 ICT 생태계가 구축될 수 있도록 불필요한 규제를 해소하고, 일원화된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다.

박주만 한국인터넷기업협회장은 “인터넷 산업은 일자리와 미래 성장동력 등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지름길”이라며 “한국은 갈라파고스적인 규제로 인터넷기업 성장이 어려운 나라로 인식되는데, 새 대통령이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제도정비부터 시작해달라”고 당부했다.

하성민 SK텔레콤 사장은 “스마트 시대에 콘텐츠·플랫폼·네트워크·디바이스가 동반성장하며 ICT 융합산업이 국가 경제 발전과 국민 편익 증진에 새로운 모멘텀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민도 통신요금 인하 등 새 정부 공약에 기대를 걸고 있다. 모든 국민이 사용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통신 관련 비용이 가계지출의 5.8%를 차지할 정도로 높아져 부담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박 당선인은 공약을 통해 통신요금 인하를 유도하기 위한 이동통신 가입비 폐지, 기본료와 정액요금, 문자메시지 요금 인하 등을 제시했다. 또 강제적인 요금 인하보다 소비자 선택권 강화, 서비스 경쟁 활성화 등으로 자율적인 요금 인하를 유도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정부 주도의 요금 인하 압박이 효과가 없었음은 이미 현 정부에서 증명된 만큼 자율적 인하를 유도하는 정책이 효과적일 수 있다. 스마트폰 단말기 요금 인하와 통신요금 인가 심의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러나 아직까지 새 정부조직이나 정책방향이 뚜렷하게 제시되지 않아 우려 목소리도 나온다. 과학기술을 강조하는 박근혜 정부가 ICT까지 미래창조과학부 안에 포함시키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다. 과학은 미래를 위한 장기적 관점에서 정책을 수립해야 하는 반면, ICT 분야는 장기 정책과 함께 급변하는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빠르고 유연한 정책이 필요하다. 따라서 두 가지를 한 부처에 담으면 자칫 ICT정책이 제대로 추진되지 못할 수도 있다. 이미 현 정부에서 이질적인 성격의 부처를 인위적으로 합쳤을 때의 폐해를 경험한 만큼 경계해야 할 부분이다.

박근혜 ICT정책을 이끄는 사람들

ICT(정보통신기술)산업, 부활의 찬가 부르나

이명박 정부 들어 해체한 정보통신부.

임주환 고려대 객원교수는 “창조과학과 ICT는 성격이 너무 다른데도 일부에서는 유사하다고 보고 그것을 한 통에 담으려고 시도해 매우 염려스럽다”면서 “방송과 ICT가 다름에도 통합했던 방송통신위원회가 왜 비판받는지 되새겨봐야 한다”고 밝혔다.

창조경제를 실현할 구체적 정책을 만들어갈 사람들도 주목된다. 대통령선거(대선) 과정에서 핵심 구실을 한 사람은 국민행복추진위원회 산하 방송통신추진단과 창의산업추진단장을 맡은 윤창번 법률사무소 김앤장 고문과 민병주 새누리당 의원이다. 두 사람은 각각 창조경제를 이끌 양대 축인 ICT와 과학기술 공약을 진두지휘했다.

윤 단장은 서울대 산업공학과 출신으로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원장, 하나로텔레콤(현 SK브로드밴드) 대표 등을 역임한 정보통신 분야의 대표적인 전문가다. 윤 단장이 이끄는 방송통신추진단은 창조경제 기반 구축, ICT 전담부처 신설, 통신요금 인하, 콘텐츠 생태계 조성 등 ICT 5대 정책과제를 내놓았다.

민 의원은 한국원자력연구원 출신으로 대한여성과학기술인회장 등을 거쳐 19대 국회 새누리당 비례대표 1번으로 합류했다.

새누리당의 취약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전략을 보완하기 위해 합류한 김철균 SNS본부장도 있다. 하나로드림 대표, 청와대 뉴미디어비서관을 지낸 김 본부장은 페이스북과 트위터는 물론, 카카오톡을 활용한 SNS 캠페인으로 대선 때 사이버세계에서 박근혜 후보 지지층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았다. 향후 인터넷과 SNS 관련 정책 수립에 관계할 것으로 보인다.

ICT업계 출신의 현역 의원들도 중용될 가능성이 높다. 강은희 전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 위원, 권은희 전 KT 상무, 전하진 새누리당 디지털정당위원장 등이 ICT와 과학기술정책 수립을 지원했다. 장흥순 벤처 특보도 거론된다.

당 외에선 손연기 전 한국정보문화진흥원장, 최문기 전 한국전자통신연구원장, 이병기 서울대 교수, 윤종록 연세대 교수, 김대호 인하대 교수 등이 활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기술계에서는 강현국 KAIST(한국과학기술원) 교수, 박상준 공주대 공과대학장이 정책을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주간동아 2013.01.07 870호 (p18~20)

  • 권건호 전자신문 통신방송산업부 기자 wingh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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