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8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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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 규약 없으면 무제한 대지 사용

상가입주자 주차 제한

  • 박영규 법무법인 청맥 변호사

    입력2012-12-31 10: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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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도 규약 없으면 무제한 대지 사용
    아파트단지 내 상가입주자는 별도 규약이 없는 한 차량 대수에 관계없이 아파트 주차장을 사용할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2012년 12월 13일 광주 H아파트 상가입주자 A씨가 H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주택법에서 인정하는 아파트 자치관리기구·이하 입주자대표회의)를 상대로 낸 주차권존재확인소송 상고심(2011다89910)에서 원고 일부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광주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사실관계는 이렇다. A씨는 2008년 H아파트단지 구분소유자로서 상가동에 입주해 화물운송업을 해왔다. 아파트단지에는 차량 546대가 주차할 수 있는 지상주차장이 있었는데, 2009년 입주자대표회의에서 상가입주자들의 주차장 이용을 금지하는 결의를 했다. 이후 관리사무소 직원과 경비원을 동원해 접착식 주차위반스티커를 붙이는 방식으로 주차를 통제했다.

    이에 A씨는 “부당한 주차 통제로 영업을 방해받고 있다”며 광주지법에 주차방해금지가처분 신청을 냈고, 광주지법은 이를 인용(認容)했다. 이후 입주자대표회의는 A씨가 지정하는 차량 1대에 대해서만 주차스티커를 발급하는 방식으로 주차를 허용하고, 영업활동을 위한 다른 차량에 대해서는 주차 제한을 했다. A씨가 2010년 1월 4일 소송을 제기해 11월 5일 승소 판결을 받자 입주자대표회의가 항소했다. 항소심인 광주고법은 “A씨가 대지사용권을 가진다고 해도 이를 무제한으로 행사할 수는 없으므로 차량 2대에 대해서만 주차를 허용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원고 일부 패소 판결을 했다. 그러자 A씨가 이에 불복해 상고했고, 이번에 대법원 판결이 난 것이다.

    대법원 재판부는 “A씨는 H아파트 상가의 구분소유자로서 별도 규약이 존재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H아파트 대지에 대해 공유지분 비율에 관계없이 그 전부를 사용할 수 있는 적법한 권한을 가진다”며 “이러한 대지사용권에 기해 A씨는 소유 차량들을 H아파트 대지의 일부인 주차장에 통행, 출입 및 주정차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건물 구분소유자들이 그 건물 대지를 공유하는 경우, 각 구분소유자는 별도 규약이 존재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대지에 대해 갖는 공유지분 비율에 관계없이 그 건물 대지 전부를 용도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적법한 권원(權原)을 가진다. 이러한 법리는 한 필지 또는 여러 필지의 토지 위에 축조된 여러 동의 건물 구분소유자들이 그 토지를 공유하고 있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고 판시한 대법원 판례(93다60144)를 근거로 들었다.

    이번 판결에서 대법원은 “이 사건 대지에 건축되어 있는 아파트나 상가의 각 구분건물은 대지 전체에 대한 일부 공유지분을 대지권으로 하는 등기가 마쳐져 있으므로 A씨는 이 사건 상가의 구분소유자로서 이 사건 대지 전부에 대한 대지사용권을 가지고 있다 할 것이다”라고 판단했다. 이에 “승용차나 승합차를 기준으로 2대를 지정해 주차스티커를 발급하고 나머지 차량은 주차장 운영내규에 따라 방문차량으로 통행, 출입, 주정차하는 정도에 그쳐야 한다고 판결한 항소심은 대지사용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지적하면서 원심을 파기, 환송했다.



    이 사건은 아파트단지 내 주차공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입주자대표회의가 상가입주자를 대상으로 주차 제한을 하면서 비롯됐다. 대법원 판례 취지에 맞게 원칙적으로는 A씨 차량을 제한할 수 없으나, 무제한으로 주차를 허용하면 주차공간이 부족해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 이럴 경우 A씨 차량의 주차를 원칙적으로 모두 허용하되, 관리규약으로 추가 차량에 일정한 부담금을 부과함으로써 사실상의 제한을 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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