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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 티켓 ‘강매와 공짜’ 사이

  • 엄상현 기자 gangpen@donga.com

F1 티켓 ‘강매와 공짜’ 사이

2010 포뮬러원(F1) 코리아 그랑프리가 10월 22일부터 24일까지 3일간 전남 영암에서 열렸습니다. 성공 여부를 떠나 대회를 전후해 말도 많고 탈도 많았습니다. 전남지역 광역 및 기초지자체 공무원과 농협 등 유관기관 임직원까지 총동원됐던 F1티켓 강매 논란이 그중 하나입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전남도는 시단위에는 2억 원, 군단위에는 1억 원어치의 F1티켓을 할당했다고 합니다. 또 농협중앙회 전남지역본부는 조합원들에게 F1티켓을 사도록 강매한 것으로 알려져 지역 농민 사이에 비난 여론이 비등했습니다.

무려 3400억 원이라는 거액의 예산을 들여 치르는 첫 대회가 흥행 참패로 끝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이해는 됩니다. 하지만 살림이 넉넉지 못한 지역 공무원과 농민에게까지 강매한 티켓을 국회의원에게는 공짜로 돌렸다면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취재 결과 전남도 F1대회지원본부는 10월 초 호남지역 의원과 해당 상임위원회인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이하 문광위) 위원, 국회 국제경기대회개최 및 유치지원 특별위원회 위원 등 50여 명에게 F1티켓을 무료로 돌린 것이 확인됐습니다. 공짜로 제공된 티켓 매수는 의원에 따라 차이가 났습니다. 문광위 A위원실에는 ‘메인그랜드 골드’(이하 골드) 티켓 2장과 ‘메인그랜드 실버’(이하 실버) 티켓 8장 등 10장이 제공됐습니다. 반면 호남지역 B의원실에는 의원 부부용으로 골드티켓 2장만 배달됐습니다. 전남도 F1대회지원본부 관계자에 따르면 의원들에게 배정된 공짜 티켓은 평균 5~10장이라고 합니다.

F1 티켓 ‘강매와 공짜’ 사이
F1티켓은 매우 비쌉니다. 골드는 부가세 별도로 92만 원, 실버는 86만 원입니다. A의원처럼 골드 2장에 실버 8장 등 모두 10장을 받았다면 티켓값 872만 원에 부가세 10%까지 합쳐 무려 960만 원에 달합니다. 일부 의원실에서는 액수가 너무 부담스럽다며 의원 부부용 골드 2장만 남겨놓고 모두 반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 의원실 관계자는 “돈으로 환산하면 1000만 원에 가까운데 이 정도면 뇌물이 아닌가 싶네요”라고 하더군요. 지역 공무원과 농민은 F1대회 흥행에 동원되고 의원은 공짜로 즐기는 세상, 참 씁쓸합니다. 의원은 ‘국민의 선량(選良)’이 아니었던가요?



주간동아 759호 (p12~12)

엄상현 기자 gang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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