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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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연예인 닮았는지 좀 볼까요”

스마트폰 대중화 얼굴 인식 어플 대유행 … 여권부터 범인 인식까지 응용 분야 무궁무진

  • 류현정 IT칼럼니스트 dreamshot007@gmail.com

    입력2010-10-11 11: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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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디, 연예인 닮았는지 좀 볼까요”
    ‘영업의 달인’ 최 차장은 친화력이 남다르다. 처음 만나는 고객과의 저녁식사 자리도 최 차장만 있으면 금세 화기애애해진다. 어려운 거래도 곧 성사될 것 같다. 요즘 그의 무기는 유머집이나 연예인, 정치인, 재벌가의 흥미진진한 스토리가 아니다. 바로 스마트폰. 최 차장은 스마트폰에 저간에 유행한다는 기상천외한 어플리케이션(이하 어플)을 받아놓았다. 그중에서도 곧잘 써먹는 어플이 ‘얼굴 인식 어플’이다.

    얼굴 인식 어플은 얼굴의 위치 검출과 요소 검출 같은 인식 기술로 이미지 자체를 분석하고 닮은꼴을 찾아주는 프로그램. 아이폰이나 갤럭시S 등 스마트폰의 카메라로 상대방 얼굴을 찍으면 어플은 데이터베이스(DB)에서 가장 닮은 유명인 얼굴을 보여주고 얼마나 닮았는지 수치로 나타내준다. 최종 결과가 나올 때까지 걸리는 시간은 몇 초지만, 순간 긴장감이 흐른다. 만약 결과가 ‘장동건과 82% 닮은꼴’이라고 나온다면, 상대방은 어깨가 으쓱해진다. 반대의 결과가 나오면, 다시 해보자며 한바탕 작은 소동이 일어난다. 서먹한 사이의 벽을 허무는 아이스 브레이킹(ice breaking)이 시작된다. 

    스마트폰에서 즐기는 얼굴 인식 어플이나 포털사이트에서 실행하는 얼굴 인식 프로그램의 인기 뒤에는 역시 연예인이 있었다. 보아, 박한별, 간미연, 윤종신, 에릭 등 유명 연예인이 잇따라 얼굴 인식 프로그램에 도전하면서 폭소를 자아내는 에피소드가 쏟아졌다. 

    ‘빵’ 터지는 연예인 얼굴 인식

    먼저 탤런트 박한별. 그는 얼굴 인식 프로그램을 해본 결과 ‘박한별과 100% 일치한다’는 수치를 얻었다. 프로그램 결과는 ‘박한별과 일치율 100%’와 ‘혹시 연예인 본인 아니세요?’로 나왔다. 박한별은 트위터에 “우아!! 이거 진짜 정확하구나아~ 100%라니 참 신기하네”라는 글을 올렸다. 반면 보아는 첫 시도에서 ‘가수 보아와 23% 일치’라는 낮은 수치를 얻었다. 보아는 박한별의 결과에 “부럽소, 난 23%”라는 소감을 올렸다. 이후 보아는 여러 번 도전한 끝에 자신과 100% 일치한다는 결과를 얻었다는 후문이다.



    탤런트 겸 가수인 에릭 역시 자신의 사진으로 얼굴 인식 프로그램을 실행했는데 ‘에릭과 82% 닮은꼴’이라는 수치와 함께 ‘혹시 이분의 형제자매 아니신지!’라는 멘트가 나왔다. 화장이나 조명 등에 따라 얼굴 인식률의 오차가 나오는데 이것이 재미있는 에피소드로 이어진다. 

    가수 간미연은 닮은꼴 연예인으로 남자 탤런트 원빈이 나와 화제를 모았다. 이를 두고 간미연은 “짧은 머리라서 그런가? 원빈 님이 나왔다. 25%이긴 하지만 영화 ‘아저씨’를 본 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괜히 좋은걸?”이라고 반응했다. 가수 윤종신은 정우성과 80% 일치한다는 결과가 나와 화제가 됐다.  

    “어디, 연예인 닮았는지 좀 볼까요”

    얼굴 인식 어플 애호가들은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올 때까지 반복하기도 한다.

    얼굴 인식 어플의 또 다른 재미는 동안(童顔) 판정 기능. 정우성과 80% 일치한다는 결과로 기세등등했던 윤종신은 동안 판정 결과 53세로 나와 울상을 지었다. 윤종신의 실제 나이는 41세다. 31세 이수영은 아이돌 그룹 포미닛의 19세 현아와 일치율이 100%에 이르렀다. 이수영은 트위터에 “난 이수영이란 말이다! 나도 연예인인데”라 쓰면서도 “그렇지만 21세 현아”라고 덧붙였다. 그는 차세대 걸그룹 주자와 닮은꼴이라는 점을 반기는 내색을 감추지 않았다.

    포털사이트 ‘파란’에 사진 공유 서비스 ‘파란 푸딩’(pudding.paran.com)이 있는데 이를 아이폰용으로 개발한 것이 ‘푸딩 얼굴인식’ 어플(무료)이다. 사용자가 아이폰으로 사진을 찍으면 이 어플이 연예인과 닮은 지수를 분석해 남녀 구분 없이 상위 5명을 추출해 보여준다. 얼굴 인식 결과는 트위터, 미투데이, 페이스북 등 다양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지인들과 공유할 수 있다. 

    삼성전자의 어플 장터인 ‘삼성앱스’에서 최고 인기를 누리는 어플은 ‘얼굴 인식 관상’. 얼굴의 특징을 분석해 관상 정보를 제공한다. 무료인 데다 얼굴 인식 붐을 타고 누적 다운로드 1위를 기록했다(지난 8월 집계 기준). 누가 더 동안인지를 카메라로 찍어 겨루는 ‘동안 배틀’, 친구·가족·연인끼리 사진을 찍어 서로 얼마나 닮았는지 알려주는 ‘얼굴 인식 싱크로율’ 등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해외에서 화제가 된 얼굴 인식 어플도 주목할 만하다. 레코그나이즈(Recognizr)에서 만든 어플은 휴대전화 카메라로 상대방을 비추면 그 사람을 인식해 관련 정보를 보여준다. 예를 들면 카메라에 비친 샷 옆에 그 사람의 구글 메일이나 트위터 아이디, 블로그 주소가 뜨고 클릭하면 해당 사이트로 들어가 볼 수도 있다. 얼굴 인식 기술과 증강 현실 기술이 결합된 사례다. 증강 현실은 실제 환경에 가상의 사물을 합성해 실세계에 존재하는 사물처럼 보이게 하는 컴퓨터 그래픽 기술이다. 국내 누리꾼들도 “오랜만에 만난 동창이나 고객의 이름이 생각 안 날 때 카메라만 비춰도 이름이 떠서 상당히 유용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스마트폰 어플이 아닌 얼굴 인식 사이트도 인기다. KBS의 ‘스펀지 2.0’은 얼굴 사진을 검색해주는 사이트(phobos.applieddevice.com)를 소개했다. 얼굴 사진을 올리고 검색하면 나이를 추정해 알려준다. MC인 김경란 아나운서가 24세로 나와 어플이 인정한 동안 대열에 합류했다.

    구글과 애플의 사진 및 이미지 관리 프로그램 ‘피카사’와 ‘아이포토’에도 얼굴 인식 기능이 추가됐다. 이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얼굴 사진만 따로 분류할 수 있다. 특히 5개 이상 비슷한 얼굴 사진이 있으면 같은 이름으로 분류해주는 것이 특징. 제임스라고 이름이 붙여진 사진이 몇 개 있다면, 나머지 수십, 수백 개의 제임스 얼굴 사진은 따로 분류하지 않아도 제임스로 검색하면 알아서 보여준다. 

    “어디, 연예인 닮았는지 좀 볼까요”
    확고한 데이터베이스와 알고리즘

    얼굴 영상 인식 기술은 주로 얼굴 영역을 어떻게 구분하고, 어떻게 특징을 추출하는지와 확보한 데이터베이스와 얼마나 일치하는지를 분석하는 알고리즘에 기초한다. 눈, 코, 입 등 주요 얼굴 부위의 특징을 추출하는 연구는 크게 진전이 됐다. 이 기술에는 높은 해상도나 명도의 데이터를 수집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특히 각종 법 집행 응용 프로그램에는 최소 5000개의 얼굴이 필요하다. 탐색 영역을 줄이기 위해 인종, 나이, 성별과 같은 부수적인 정보도 사용된다.

    연예인의 얼굴 인식 어플 이용기가 화제가 됐지만, 얼굴 인식 기술의 활용 분야는 무궁무진하다. 여권, 신용카드,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부터 범인 추척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다. 앞으로 현금인출기도 비밀번호 대신 얼굴 인식으로 가능한 시대가 올 전망이다.

    이미 상용화해 널리 쓰이는 분야는 디지털 카메라. 얼굴에 자동 포커스를 맞추거나 웃을 때 자동 촬영하는 기술이 적용되고 있다. 얼굴 인식 기술을 바탕으로 주요 대상을 선택하고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노출, 명암 등의 설정도 최적화해 자연스럽고 밝은 피부 톤을 표현해낸다. 애완견이나 어린이 등 움직이는 대상물을 촬영할 때도 얼굴 인식 기술을 활용하면 ‘찰나’를 포착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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