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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울렁증 환자에서 수학 조교로

美 명문 노스웨스턴대 최연소 학부조교 유하림 씨

  • 이설 기자 snow@donga.com

수학 울렁증 환자에서 수학 조교로

수학 울렁증 환자에서 수학 조교로
“말도 안 돼. 네가 학부 2학년이라고?”

미국 명문대인 일리노이 주 노스웨스턴대의 한 파티장. 파란 눈의 학생들이 자그마한 체구의 동양인 주변으로 몰려들었다. 2008년 9월 이 학교에 입학한 유하림(21) 씨. 파티에 온 학생들은 자신들에게 수학을 지도하는 학부조교(TA)가 고작 2학년이라는 사실에 재차 나이를 되물었다.

학부조교는 교수의 수업을 돕고 일대일 지도를 한다. 학교마다 다르지만 노스웨스턴 대학의 학부조교는 학부와 석사생 비율이 2대 8 정도다. 학부생은 3, 4학년이 대부분. 교수 추천으로 조교를 하던 유씨는 얼마 전 3, 4학년과 경쟁해 정식 조교로 채용됐다. 담당교수는 “지금까지 학부조교 중 네가 가장 어리다”라며 어깨를 툭툭 쳤다.

“정말 신기한 일이죠. 저는 수학이 싫어서 문과에 간 사람이거든요. 그런데 수학에 재미를 붙여서 학 부조교까지 할 줄이야….”

유씨는 일반계 고등학교를 나왔다. 유학반도 국제반도 없는 단국대 사범대 부속고등학교를 다니며 혼자서 유학 준비를 했다. 학창시절 그는 수학 울렁증 환자였다. “졸업까지만 참자”는 생각으로 수학을 ‘견뎠다’. 그가 수학에 재미를 붙이기 시작한 것은 졸업 후.



“경제학부로 가게 됐는데, 미적분을 모르면 경제학을 공부할 수 없다고 하더라고요. 수2를 공부하다가 이론과 역사까지 섭렵하게 됐죠. 수학은 외워야 하는 어려운 과목이 아니라 창의력을 기르는 원초적 학문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틈날 때마다 수학을 공부하는 그에게 담당교수는 “22년간 본 학생 중 가장 강하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지난해에는 교수 추천으로 수학 천재들이 진학하는 순수 수학프로그램에 들어갔다. 빨간 토끼눈으로 어려운 질문만 하는 그에게 친구들이 붙여준 별명은 ‘Crazy Asian’.

경제학과 수학 사이에서 고민하던 유씨는 얼마 전 마음을 정했다. 전공은 수학, 부전공은 경제학으로 공부할 계획이다. 그의 꿈은 한국에서 경제·수학 분야의 ‘싱크탱크’가 되는 것. 그는 “사회 분위기를 진단하는 지식인이 되기 위해 경제학과 수학을 열심히 공부할 것”이라며 웃었다.

방학을 맞아 한국에 온 유씨는 현재 온라인에서 AP(미국 대학 선행학습) 수학, 영어 쓰기를 강의하고 있다. 이달 말에는 자신의 공부법을 담은 ‘몰입공부’라는 책이 나온다. 오디오북과 미국 드라마로 영어 독학하기, 나 홀로 유학 준비기, 좌충우돌 유학기 등이 담겼다.



주간동아 2010.07.26 747호 (p93~93)

이설 기자 s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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