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32

2010.04.20

에너지 티끌 모으는 습관 돈 벌고 지구 살리고…

  • 신나라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2학년, ‘지구방위대’ 대원

    입력2010-04-14 13: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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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신없이 지나가는 하루하루. 혹시 나도 모르게 지구를 몸살 나게 하고 있진 않을까. 지구를 걱정하는 작은 환경잡지 ‘지구방위대’의 베테랑대원 나라와 신입대원 한솔. 고교 동창인 이들의 일상을 통해 생활 속에서 지구를 지키는 방법을 알아보자.(편집자 주)

    CO2 줄이는 ‘지구방위대’의 생활 속 작은 실천법

    에너지 티끌 모으는 습관 돈 벌고 지구 살리고…

    이름 : 신나라<br> 별명 : 신어쭈<br> 성공회대 사회학부 2학년.<br> 지구촌 환경문제와 인권문제에 민감한 여대생이다. ‘지구방위대’에서 주제기사를 담당하고 있다.

    나라 매일 아침 눈 뜨자마자 하는 일. 어젯밤 자기 전 꼽아둔 휴대전화 충전기의 플러그를 뽑는다. 밤새 충전된 휴대전화만 달랑 들고 플러그를 꽂아둔 채 나가는 일은 절대 없다. 주부가 가스 밸브가 잠기지 않았나 점검하듯, 집을 나설 때마다 플러그 상태를 한 번 더 확인한다.

    한솔 따르르릉, 요란한 자명종 소리. 잠에서 깨자마자 눈을 비비며 불부터 켠다. 불을 켜면 눈이 부셔서 금방 잠이 깰 것 같은데 그렇지도 않다. 그러고 나서도 30분은 더 뒹군다.

    ▷▶ 가전제품은 대기상태에서도 대부분 사용할 때와 비슷한 양의 에너지를 소비한다. 사용하지 않는 가전제품의 전원을 완전히 차단하는 것만으로도 전기료를 10% 가까이 줄일 수 있는 것. 습관처럼 꽂아두는 휴대전화 충전기를 뽑아두면 5W 정도의 전기를 아낄 수 있다. 또한 충전기를 뽑아두는 생활습관만 가져도 매년 이산화탄소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이 7kg가량 줄어든다. ‘귀차니스트’라면 전원차단 기능이 내장된 플러그를 쓰는 것도 방법이다. 손가락으로 까딱, 스위치를 끄는 것만으로도 에너지 소비를 줄일 수 있다.



    나라 세수를 하려고 화장실 세면대 앞에 섰다. 오늘따라 쌀쌀한 공기. 아무래도 찬물보다 따뜻한 물로 씻는 편이 좋겠다. 물을 틀어놓은 채 씻는 일은 절대 없다. 온수 수도꼭지를 틀고 먼저 나오는 찬물을 세숫대야에 따로 모아둔다. 양치질을 할 때도 컵에 따라둔 물을 사용한다. 화장실을 나오면서 세숫대야에 받아둔 찬물로 화분에 물을 준다.

    한솔 양치질을 하러 화장실에 갔지만 졸음은 달아나지 않는다. 칫솔에 치약을 묻힌 뒤에도 한동안 비몽사몽 서 있다. 그동안 애꿎은 물소리만 콸콸 울린다.

    ▷▶ 양치질을 하는 동안 수도꼭지를 잠그기만 해도 매번 10ℓ까지 물을 절약할 수 있다. 평생으로 따지면 약 55만ℓ나 되는 어마어마한 양이다.

    나라 평소에는 버스와 지하철을 이용해 등교하지만 오늘은 자전거를 타기로 했다. 자전거로 가기에는 다소 벅찬 거리. 하지만 조금만 서두르면 교통체증 걱정 없이 상쾌한 새벽공기를 뚫고 달릴 수 있다. 매주 금요일에는 한동네에 사는 친구와 카풀을 하는데, 매일 금요일이면 좋겠다.

    한솔 오늘도 지각. 수업에 늦을까봐 얼른 자동차에 오르는데 차 안 공기가 너무 차다. 온풍기를 가장 세게 틀어놓고 밖에서 10분 정도 기다렸다가 다시 차에 오른다. 한창 도로를 달리는데 차 안이 따뜻해져 스르르 눈꺼풀이 감긴다. 이번에는 에어컨을 틀었다.

    ▷▶ 버스 1대에는 자가용 약 20대에 탈 인원이 승차할 수 있다. 따라서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승객 1인당 배출하는 탄소는 약 95%, 이산화탄소와 질소산화물은 약 50%까지 줄어든다. 영국의 모든 운전자가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교통 관련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90%까지 줄일 수 있다. 자가용의 실내 온도를 1℃만 낮추면 10%가량 연비를 절감하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약 300kg 줄어든다.

    에너지 티끌 모으는 습관 돈 벌고 지구 살리고…

    이름 : 김한솔<br> 별명 : 만솔<br> 최근 합류한 신입대원. 특유의 따뜻하고 포근한 시선으로 지구방위대에 보드라운 감성을 불어넣으리라는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나라 학교에 도착. 어젯밤에 급히 작성한 탓에 미처 출력하지 못한 리포트가 있다. 공용 프린트기기를 사용하려고 줄을 서 있는데, 앞사람이 용지가 없어 쩔쩔매다가 자리를 내준다. 야호! 따로 모아둔 이면지를 사용할 기회가 왔다. 제출할 리포트와 첨부자료를 인쇄했다. 첨부자료는 용지 여백을 새로 설정해 페이지 수를 최대한 줄였다.

    강의실이 6층이라 엘리베이터를 탈까 잠깐 고민했지만 평소처럼 계단을 이용한다. 계단을 오르면서 생각을 정리하는 습관이 생겼다. 생각보다 시간도 오래 걸리지도, 많이 힘들지도 않다. 특히 모르는 사람과 단둘이 엘리베이터를 탔을 때처럼 어색한 침묵이 없어 좋다.

    한솔 수업시간에 제출해야 할 리포트를 출력하는데 공용 프린터기기에 남은 용지가 없다. 얼른 매점으로 달려가 A4 용지를 사왔다. 참고자료도 있으면 좋을 것 같아서 추가로 출력하는데 예상보다 분량이 많다. 출력물을 정리해 스테이플러로 찍으니 전공서적만큼 묵직하다. 용지를 사러 매점에 다녀온 탓에 수업시간에 늦을 것만 같다. 마음은 급한데 엘리베이터가 늦게 와 조금이라도 빨리 올라가려고 닫힘 버튼을 몇 번이나 눌렀는지 모른다.

    ▷▶ 1kg의 종이를 절약하면 산소배출량을 2.5kg 줄일 수 있다. 1t의 종이를 재사용하거나 재활용하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1t 이상 감소시킬 수 있는데, 이는 한 가구가 6개월간 전구를 쓸 수 있는 만큼의 에너지다.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애용하면 운동과 에너지 절약을 모두 실천할 수 있다는 점은 누구나 아는 상식. 엘리베이터 문을 열고 닫을 때의 전기 소모량은 버튼을 눌러 문을 조작할 때나 자동으로 열고 닫을 때나 약 0.0125kW/h로 동일하다. 그러나 장난삼아 닫힘 버튼을 자주 누르는 것은 불필요한 전력 소모를 초래한다. 닫힘 버튼은 한 번만 누르면 된다.

    나라 점심시간, 집에서 정성스레 싸온 도시락을 꺼낸다. 도시락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끼니를 해결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식사 후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자는 한솔이의 문자. 쏜살같이 사물함으로 달려가 개인 텀블러를 꺼낸다. 그리고 오늘도 카페에서 당당하게 이렇게 주문했다. “공정무역 아메리카노 여기에 주세요~.” 개인 컵에 커피를 주문하는 것이 처음에는 어색하고 조금 민망했지만 몇 번 하다 보니 이제는 익숙해졌다. 왠지 종이컵에 먹을 때보다 더 맛있는 것 같다.

    한솔 매점에서 빵과 페트병 음료를 구입해 점심시간에 먹는다. 식사 후 카페에서 나라를 만나 알뜰하게 모은 포인트로 공짜 커피를 즐긴다. 공짜인 만큼 오늘의 선택은 평소에 맛보지 못한 가장 비싼 커피.

    ▷▶ 직장에서 개인 컵을 사용하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연간 약 60kg 줄일 수 있다. 세계적으로 매년 150만t의 플라스틱 병이 생산되며,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만 매일 300만 개가 재활용되지 않은 채 버려지고 있다. 이 병들을 재활용하면 길이 약 688m의 카펫 또는 1600만 벌의 스웨터를 만들 수 있다.

    에너지 티끌 모으는 습관 돈 벌고 지구 살리고…

    ‘지구 살리기’는 생활 속 작은 실천에서 출발한다.



    에너지 티끌 모으는 습관 돈 벌고 지구 살리고…
    나라 집에 가는 길에 중고 가전제품 매장에 들른다. 식기세척기를 사용하면 손으로 설거지할 때보다 물을 절약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전부터 장만하려고 마음먹고 있었는데, 마침 목돈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런데 중고 가전제품 매장에는 6~7인용 식기세척기밖에 없다. 좀 더 작은 것을 찾아 내일 다른 매장에 가보기로 한다.

    한솔 새 스탠드를 사기 위해 전자제품 매장으로 향한다. 지금 쓰고 있는 스탠드는 이사 온 새 방과 어울리지 않아서다. 하지만 마음에 드는 게 없어서 내일 인터넷 쇼핑몰을 뒤져보기로 한다.

    ▷▶ 절약형 식기세척기를 사용하면 1년에 에너지 약 40%, 이산화탄소배출량 약 70kg를 줄일 수 있다. 손 설거지는 분당 약 18ℓ의 물이 필요한 반면, 식기세척기는 1회 가동에 약 57ℓ의 물이 들어간다. 그러나 설거지의 양이 적다면 손 설거지의 에너지 효율성이 더 높다. 기름기가 많거나 찌꺼기가 있는 그릇은 식기세척기에 넣기 전에 닦아낸다. 또 물 온도를 10℃만 낮춰도 에너지 사용량의 3분의 1을 줄일 수 있다. 세척을 마치면 식기세척기 문을 열어 자연스럽게 말린다. 특히 사용하지 않을 때는 반드시 플러그를 뽑아둬야 하는데, 식기세척기에 사용되는 에너지의 약 70%가 플러그를 뽑지 않아 소모된다.

    전 세계의 일반 전구를 모두 절전형 형광등으로 교체하면, 석탄화력발전소 250개 이상이 문을 닫아도 될 만큼의 에너지가 절약된다. 미국 각 가정의 전구 하나를 절전형 형광등으로 교체하면 약 100만 대의 자동차에서 나오는 공해를 제거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볼 수 있으며, 영국의 모든 가정에서 3개의 절전형 형광등을 사용하면 영국 전체의 가로등을 켤 수 있을 만큼의 에너지가 절약된다.

    나라 저녁에 ‘지구방위대’의 정기 온라인 회의가 있는 것을 깜빡 잊고 있었다. 집에 들어오자마자 메신저에 접속하니 아직 아무도 없다. 이때 대원 한 명에게 사정이 생겨 회의를 한 시간 미룬다는 대장의 문자가 도착한다. 한 시간? 컴퓨터를 꺼두는 게 당연하다. 한 시간 뒤 다시 컴퓨터를 켜고 메신저에 접속해 회의에 참여한다. 다음 호 발간 시기에 대한 이야기를 마지막으로 40여 분 만에 회의가 끝났다.

    어느새 잠자리에 들 시간. 잠들기 30분 전에 미리 보일러를 끄고, 커튼을 쳤다. 전체 조명을 끄고 스탠드를 켜려는 순간 고장 났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수리가 안 되면 내일 중고 가전제품 매장에 가서 절전형 스탠드를 사야겠다.

    한솔 집에 오자마자 컴퓨터와 TV를 켠다. TV를 켜놓은 채 컴퓨터로 친구들과 메신저를 하며 시간을 보낸다. 자기 전에 컴퓨터를 끄고 케이블채널에서 하는 예능 프로그램 재방송을 보다가 TV를 켜놓은 채 잠이 든다.

    에너지 티끌 모으는 습관 돈 벌고 지구 살리고…

    잠들기 전 모든 가전제품의 전원을 끄는 것은 에너지 절약의 기본.

    ▷▶ 컴퓨터 사용으로 소모되는 비용은 세계적으로 연간 약 2500억 달러에 이른다. 그런데 그중 컴퓨터를 실제 사용하는 데 소비되는 에너지는 15%에 지나지 않으며, 85%는 사용하지 않는 컴퓨터에서 소모된다.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을 때는 전원을 끄고, 잠깐 자리를 비울 때도 절전 모드로 설정해놓는 것이 좋다. 켜고 끌 때 에너지가 더 소비된다는 말은 근거가 없으며, 화면보호기 설정도 삼가는 것이 좋다. 잠시라도 컴퓨터를 쉬게 해야 더 오래 쓸 수 있기 때문이다. 밤새 컴퓨터를 켜두면 A4 용지 약 800장을 레이저프린트할 수 있는 에너지가 낭비된다.

    겨울철 실내 적정온도는 18~20℃, 여름철은 26~28℃다. 냉난방기의 가동을 줄이면서도 실내 적정온도를 유지하는 방법으로는 커튼 치기, 외출이나 잠들기 30분 전 냉난방기의 전원 끄기가 있다. 커튼을 치면 유리창을 하나 더 설치한 듯한 효과가 생겨 적정 실내온도를 유지할 수 있는데, 특히 단열효과가 있는 커튼은 창문을 통해 손실되는 열을 절반까지 줄일 수 있으며, 잠들기 30분 전에 난방기를 끄면 난방비의 5%까지 절감할 수 있다.

    지구방위대는?
    경기도 분당구 성남시에 자리한 대안학교인 이우학교 4회 졸업생들이 뭉쳐서 만든, 지구를 걱정하는 환경잡지. 대장 ‘아주(본명 이주영·이화여대)’의 제안에 비슷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던 친구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소매를 걷어붙였다. 이들은 잡지라는 매체를 통해 톡톡 튀면서도 진중한 감각으로 환경문제에 접근하고자 한다. 채 두 걸음밖에 내딛지 못한 새내기 잡지지만 힘찬 세 번째 발걸음(3호)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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