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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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곳을 찾아 희망 되살리는 공익변호사

  •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조가희 인턴기자 이화여대 법학과 3학년

    입력2010-01-22 09: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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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낮은 곳을 찾아 희망 되살리는 공익변호사
    한국인과 결혼한 뒤 한국으로 이주한 베트남 여성. 하지만 실상은 아이를 갖지 못한 한국인 부부가 아이를 얻기 위해 이 베트남 여성을 씨받이로 이용했고, 이것이 바로 ‘현대판 대리모 사건’이었다. 공익변호사 그룹 ‘공감(共感)’의 소라미(35) 변호사는 이 사건을 맡아 아직까지 소송을 진행 중이다. 2009년 민사소송에서 일부 승소판결을 받았지만 이것만으로는 피해 여성의 보호가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사건뿐 아니라 세상에는 여성과 아동 등 사회적 약자들이 겪는 차별, 아픔이 참 많습니다. ‘낮은 곳으로 임하는 용기로 소외된 희망을 되살린다’는 각오로 일하고 있습니다.”

    공감은 2004년 1월 문을 열었다. 공감 앞에는 늘 ‘최초’라는 말이 붙는다. 공익활동을 하는 변호사들은 많지만 공감처럼 ‘완전한 비영리’ ‘전업’ ‘그룹’ 등의 모든 조건을 충족시키지는 못한다. 그는 6년째 공감에서 사회적 약자를 위한 법률상담 및 소송을 진행해오고 있다. 비영리로 운영돼 무료로 사건을 진행하다 보니 어려움도 뒤따른다.

    “도움을 필요로 하는 분은 많지만, 변호사 수와 자원이 한정돼 있어 다 도와드릴 수 없는 점이 안타깝습니다. 변론이나 법 개정에만 전념할 수 없고, 기금 현황까지 신경 쓰면서 모금을 하러 다녀야 합니다.”

    일에 대한 만족도만은 최고다. 공익을 위해 일하는 만큼, 의뢰인의 처지에 100% 공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목표의 올바름을 선(善)이라 하고, 그 목표에 이르는 과정의 올바름을 미(美)라고 한다”는 신영복 교수의 말을 빌려 후배 법조인들에게 조언을 건넸다.



    “사법시험 합격에만 몰두하기보다 그 후까지도 생각했으면 합니다. 법조인이 돼 무엇을 하고 싶은지 뚜렷한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처음의 마음가짐을 유지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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