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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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성 Vocalate 外

  • 현현 대중음악평론가 hyeon.epi@gmail.com

    입력2009-10-21 13: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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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휘성 Vocalate 外
    휘성은 오랫동안 방황했다. ‘리얼 슬로’를 추구하던 엠보트 시대를 보내고 인기와 지명도에서 업그레이드를 꾀해 ‘히트 메이커’ 박근태와 손잡았지만 오히려 예전만 못한 인기, 그리고 음악적으로는 다운그레이드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하지만 휘성은 해외 진출을 노리며 자신의 활동을 일신하려는 듯 훌륭한 6집 앨범을 내놓았다.

    미국 음반의 프로듀서를 맡게 될 로드니 저킨스와 미국의 R·B 싱어 Ne-Yo가 앨범작업에 참여할 것이라든가 하는 표면적인 이슈를 넘어 휘성은 처음으로 직접 작곡까지 한 노래를 프로모션 트랙으로 채택했다. ‘주르륵’은 그야말로 자신이 잘할 수 있는 부분을 집대성한 곡이다. 민첩한 리듬 타기, 굴곡 강한 멜로디라인의 선예도 높은 해상력. 이런 것을 자신이 직접 구성해낸 것이다.

    휘성은 본고장 R·B를 재현하고자 하는 리얼 슬로의 단계를 넘어 이제 현재형 영미권 팝과의 음악적 동기화를 기하고 있다. 미니멀한 악기 구성이 돋보이는 ‘Alone’, 발랄한 리듬과 대중적인 멜로디라인이 특징인 ‘Rose’ 등이 그의 밝은 미래를 암시한다. 이 음반을 통해 한국 활동의 정점을 찍고 ‘메이저리그’로 진출할 휘성에게 응원을 보낸다.

    자우림 제목 없는 음반

    지난 10여 년간 메이저와 비주류의 중간에서 활약해온 그룹 자우림이 정규 앨범에 가까운 분량의 EP 앨범으로 돌아왔다. 언제나 해외 밴드들의 벤치마크로 음반을 만들어온 그들이 이번에 채택한 해외 아티스트는 포티셰드와 골드프랩. 염세적이며 어두운 창법과 멜로디라인, 그리고 노이즈와 아날로그 전자음으로 무장한 그들의 음악을 매우 흡사하게 모사했다. 더 이상 새로운 팬을 확보할 필요 없이 기존 팬만으로도 활동이 가능한 밴드, 자우림의 성격이 드러나는 음반이다.



    리쌍 Hexagonal

    예능 프로그램과 사생활 공개로 데뷔 이래 지명도가 가장 높은 리쌍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발 빠르게 음반을 발표했다. 그들이 오랫동안 추구해온 콘셉트인 솔 사운드에 얹힌 ‘신세한탄’은 여전한 가운데 오랜 파트너 정인, 자신의 이름만으로도 브랜드인 이적, 인기의 정점에서 조금씩 내려오는 듯한 장기하 등 피처 아티스트들의 이름에 관심이 간다. 전체적으로 뛰어난 앨범이지만, 단 하나 아쉬운 점은 김광석의 전설적 명곡 ‘변해가네’가 지나치게 밝고 찬란한 분위기로 리메이크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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