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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 비리 수사 ‘용두사미’ 꼴?

검찰, 당초 정·관계 로비 의혹에 초점 … KLS 남진우 부회장만 횡령 등 혐의로 구속

  • 윤영호 기자 yyoungho@donga.com

로또 비리 수사 ‘용두사미’ 꼴?

로또 비리 수사 ‘용두사미’ 꼴?
태산명동 서일필(泰山鳴動 鼠一匹)’인가. 로또복권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12월8일 로또복권 시스템 사업자인 ㈜코리아로터리서비스(KLS) 공동 대표 남진우 부회장을 회사 돈 150억원을 불법 전용한 등의 혐의(특별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및 횡령)로 구속 수감한 것을 두고 하는 얘기다. 로또복권 시스템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의 정·관계 로비 의혹이라는 수사의 본령과는 거리가 먼 결과이기 때문이다.

물론 검찰은 남 씨가 횡령한 돈 중 일부를 정·관계 로비 등에 사용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향후 남 씨를 집중 조사하는 한편, 남 씨 주변에 대한 계좌 추적 작업을 벌이겠다고 밝히고 있다. 앞으로도 수사를 계속 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셈이다. 검찰에 따르면 남 씨는 1999년부터 2004년 사이 자신이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있는 콤텍시스템의 가수금 150억원을 전용하고 따로 72억원을 횡령해 개인적 주식투자 대금과 세금 납부 등에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러나 당초 검찰이 정·관계 로비 의혹의 핵심으로 지목한 사람은 남기태 사장이었다. 검찰은 남 사장 주변을 집중적으로 뒤졌지만 현재까진 가시적인 성과를 올리지 못했다. 남 사장 주변에선 “남 사장이 90년대 초 검찰 수사를 받은 경험이 있어서인지 그 이후론 투명경영을 유독 강조해왔다”고 말했다. 검찰 주변에선 “대검이 3개월 넘게 뒤졌는데도 나온 게 없다면 애당초 잘못 짚은 게 아닌가” 하는 관측도 나온다. 남진우 씨는 엉뚱하게 이 과정에 유탄을 맞고 구속됐다는 ‘동정론’도 있다.

사실 한국적 기업 현실에서 볼 때 남진우 씨 입장에서는 충분히 ‘억울하다’는 주장이 나올 만하다. 남 씨가 KLS 부회장이 아니었다면 KLS와는 전혀 별개의 회사인 콤텍시스템 돈을 횡령했다는 혐의는 아예 밝혀지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남 씨의 한 측근은 “IMF 직후 회사가 어려울 때는 개인 돈을 회사에 출연하기도 했는데, 이런 공은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횡령 혐의로 몰고 간 것은 심한 것 아닌가 하는 얘기도 있다”고 전했다.

“검찰 수사 자체 무리였다” 지적도 제기

검찰의 수사 자체가 당초 무리였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검찰 수사가 시작된 것은 8월26일, 로또복권 사업에 대한 특별감사를 벌여온 감사원이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면서부터였다. 로또복권은 정부가 국민은행에 사업을 위탁 운영하는데, 국민은행은 복권 발행 및 판매 부분을 KLS에 재위탁하고 있다. 검찰은 그동안 △2002년 말 국민은행이 KLS를 사업자로 선정한 과정 △국제 관례(3~4%)보다 과다한 수수료(9.5%)를 KLS에 책정한 배경 △관련 업자의 로비 여부 등에 관해 내사를 벌여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는 “현재 상황으로 과거를 재단하면 없는 의혹도 생기게 마련 아니냐”면서 “한때 KLS가 1000억원 이상의 순익을 올리긴 했지만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리스크가 있었다”고 말했다. KLS 관계자들은 “처음에는 1등 당첨금이 20억원이 안 되면 KLS가 나머지를 보전해주기로 돼 있었고, 실제로 초기에는 그런 경우도 있었을 정도로 성공 가능성을 확신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또 “수수료가 높게 책정된 것은 투자비가 많이 들었는데도 외국과 달리 계약기간이 7년으로 짧은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것.

업계에서는 이런 이유 때문에 감사원 감사에 이은 검찰 수사 배경과 관련, KLS 측이 지난해 5월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사실을 거론한다. 말하자면 ‘괘씸죄’에 걸린 게 아니냐는 것. KLS는 정부가 지난해 4월 수수료율 최고 한도를 4.9%로 낮춘 뒤, 한 달 뒤부터는 3.14%의 수수료만 지급하자 계약 위반이라며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국무총리실 산하 복권위원회 관계자는 업계의 ‘괘씸죄론’에 대해 “충분히 그렇게 생각할 법하다”고 인정했다.

남진우 씨 구속으로 로또복권 비리 의혹 수사는 막바지를 향해 치닫고 있다. 그러나 한때 ‘김대중 정권 실세들 연루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신문의 사회면 톱기사를 장식하기도 했던 로또복권 수사는 그에 걸맞은 수사 결과 발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주간동아 2005.12.20 515호 (p38~38)

윤영호 기자 yyoung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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