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13

2005.12.06

음주운전·도박·폭력 등 뒤숭숭 … 사소한 실수도 치명타

  • 김용습/ 스포츠서울 기자 snoopy@sportsseoul.com

    입력2005-11-30 16: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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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주운전·도박·폭력 등 뒤숭숭 … 사소한 실수도 치명타
    연예계가 ‘11월 괴담’으로 뒤숭숭하다. 비교적 조용했던 지난해 가을과는 달리 올해는 눈에 띄는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아 스타 연예인과 연예기획사들을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11월 괴담’은 매년 11월을 시작으로 연말까지 연예인들 사이에 크고 작은 사건·사고가 잇따르는 현상을 일컫는 일종의 징크스다. 가수 유재하 교통사고 사망(1987년 11월1일), 가수 김현식 간경화 사망(1990년 11월1일), 그룹 ‘듀스’의 김성재 의문사(1995년 11월20일), ‘클론’의 강원래 오토바이 사고(2000년 11월9일), 황수정 마약 복용 혐의 구속(2001년 11월13일) 등 굵직굵직한 사건·사고들이 모두 공교롭게도 11월에 터졌다.

    10월30일 영화배우 송강호가 수원에서 혈중 알코올 농도 0.095% 상태로 음주운전을 해 면허정지 100일 처분을 받은 데 이어, 이튿날인 31일에는 그룹 ‘신화’의 멤버 전진이 음주운전 단속에 적발돼 불구속 입건됐다. 그리고 11월10일 가수 겸 방송인 신정환이 불법 카지노 바에서 도박을 한 혐의로 입건되는 사건이 터져 방송가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이 일로 신정환은 출연 중이던 지상파 방송 3사의 예능 프로그램들에서 빠진 뒤 “물의를 일으켜서 죄송하다. 당분간 자숙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사실상 퇴출된 셈이다.

    그런가 하면 11월14일에는 MBC 월화드라마 ‘달콤한 스파이’의 방송 중 목욕탕 신에서 보조 출연자의 체모가 순간적으로 노출되는 사고가 일어나 시청자들의 거센 비난을 받았다. 또 16일엔 제작비 문제로 갈등을 빚어온 것으로 알려진 KBS의 김모 PD가 자살을 기도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터졌다.

    대형사고도 있었다. 힙합그룹 ‘원타임(1TYM)’의 멤버 송백경은 11월19일 오전 2시30분께 서울 홍익대 인근에서 음주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를 내 목뼈 2개가 부러지는 등 전치 16주의 중상을 입고 입원 치료 중이다. 다행히 사고 당시 부러진 목뼈 조각이 척수를 건드리지 않아 하반신 마비의 위험을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어처구니없는 사고로 병원 신세를 진 경우도 있었다. ‘신화’의 멤버 앤디는 11월17일 SBS 특별기획 ‘프라하의 연인’ 마지막 촬영을 끝낸 뒤 서울 삼성동의 자택으로 귀가하면서 차에서 내리던 중 미끄러지는 바람에 척추 골절로 전치 8주의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최근 가수 겸 탤런트 이지훈은 하루 동안 두 번이나 경찰 조사를 받는 고초를 겪었다. 11월22일 오전 서울 강남의 한 음식점에서 다른 손님과 시비가 붙어 주먹을 휘두른 혐의로 경찰에 불구속 입건된 뒤 주먹다짐을 벌인 상대자와 합의하고 귀가하려 했다. 하지만 조사과정에서 이지훈이 6월 접수된 사기 고소 건으로 10월 말부터 수배 중인 사실이 드러나 오후에 서울 중부경찰서로 인계돼 다시 한번 조사를 받아야만 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지훈은 연예기획사인 M사 대표 정모 씨가 주관한 일본 팬 사인회와 콘서트 등에 출연할 의사 없이 출연료 1억원 및 차용금, 비용 명목으로 4억3000만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러한 ‘11월 괴담’에 대해 대다수 누리꾼(네티즌)들은 우려의 목소리와 함께 따끔한 충고를 하고 있다. 잇따라 터지고 있는 음주운전이나 도박 등 불법행위는 자신의 뜻과 상관없이 터지는 사고와는 반드시 구별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음주운전은 개인뿐만 아니라 타인에게도 큰 피해를 줄 수 있는 행위이므로 연예인들도 사회적 책임의식을 갖고 절대 금해야 할 범죄행위다. 특히 명예와 인기를 먹고 사는 연예인에게는 사소한 실수도 치명타가 되기 쉽다. 팬들은 더 이상 ‘11월 괴담’의 징크스가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괴담이 아닌 ‘미담’이 흘러 넘쳐나는 연말 연예계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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