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75

2005.03.08

미쳐서 시작 취미가 직업으로

  • 입력2005-03-03 17: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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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쳐서 시작 취미가 직업으로
    컴퓨터는 산업인 동시에 생활이며, 또한 취미의 얼굴을 지니고 있습니다. IT 산업에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누리는 행복한 사람들이 살고 있는 셈이지요. 물론 이전에는 자동차 산업이 이 같은 독특한 위치를 누렸을 법합니다만, IT는 자동차와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훨씬 쉽게 대중의 능동적인 참여가 가능한 산업입니다. 초등학생도 컴퓨터를 뚝딱 조립할 수 있으니 말입니다.

    컴퓨터 한 대만 있으면 대규모 시설투자가 이뤄지지 않아도 창업이 가능하며, 전공을 하지 않아도 직업교육을 받지 않아도 얼마든지 자기 사업을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조건은 단 하나. 컴퓨터라는 장난감을 좋아하고 여기에 미쳐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IT 산업계의 갖가지 전설들은 컴퓨터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두 팔 벌려 유혹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수많은 자퇴생과 백수들이 훌륭한 사업체를 일으키는 전설이 창조되는 것이지요.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아도, 아무도 시키지 않아도 밤새워 인터넷을 뒤져 공부하고, 스스로 나서서 야근을 합니다. IT 말고 과연 어떤 산업이 이러한 열정을 자랑할 수 있을까요.

    IT 업계의 신화가 된 인물인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 리누스 토발스, 안철수…. 이들은 모두 그저 컴퓨터가 좋아서 사업에 뛰어든 사람들입니다. 컴퓨터만 있다면 식음을 전폐하고 빠져들 수 있는, 취미가 곧 삶인 사람들이지요. 오죽했으면 리누스 토발스의 자서전 이름이 ‘그냥 재미로(Just for fun)’였을까요. 수많은 IT 인력들이 박봉과 격무에 시달리면서도 끈질기게 IT 주위를 맴도는 이유, 어쩌면 ‘그냥 재미로’라는 낭만 탓일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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