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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만의 ‘EG’는 박근혜 외곽 캠프?

주요 임원들 박 대통령 경호원 출신으로 ‘영애’ 시절부터 인연 … 조언 그룹과의 고리 역할설

  •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박지만의 ‘EG’는 박근혜 외곽 캠프?

박지만의 ‘EG’는 박근혜 외곽 캠프?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큰사진 오른쪽)가 12월1일 저녁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 서울시당 송년 모임에서 이명박 서울시장과 악수하고 있다.

이렇게 멋진 분이 총각으로 남아 있었다는 게 신기합니다.”

고 박정희 대통령의 아들 지만씨(46)와 백년가약을 맺은 서향희 변호사가 결혼식을 앞두고 박태준 전 국무총리에게 인사차 들러 건넸다는 말이다. 박 전 총리는 커플의 돈독한 애정에 흐뭇해했다고 한다. 지만씨는 현재 정보통신 부품 원료 제조업체인 EG의 대표로 있다. 포스코와 관계를 맺고 있는 EG는 박 전 총리의 도움으로 꾸려진 회사. 박 전 총리가 지만씨의 후견인인 셈이다.

12월14일 서울 쉐라톤워커힐호텔에서 열린 박지만-서향희 커플의 결혼식은 열여섯 살의 나이 차를 극복하고 사랑에 골인했다는 점에서 세인의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정치권의 눈길은 커플보다 하객에 더 쏠렸다. 베일에 싸여 있는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외곽 자문그룹에 대한 궁금증 때문이다. 박 대표는 “문화계 학계 경제계 등 정치권 외의 각계 인사가 도와주고 있다”고 밝힌 바 있으나 이들이 누구인지는 알려진 바 없다.

박 대표의 신사동 사무실에도 출입

박 대표를 뒷받침하는 조직은 어느 정도일까. 결혼식 하객 중엔 박 대표의 ‘신사동 사무실’을 오가는 사람들이 여럿 눈에 띄었다. 하객 중 가장 주목할 인물은 이상렬 ‘EG건설 회장’이다. EG건설은 한때 지만씨가 대주주로 참여한 회사로 2000년 지분을 정리해 현재는 박 대통령 일가와 무관하다. ‘EG건설 회장’이라는 이 회장의 직함도 ‘대외 직명’일 뿐 실제로 회장직을 맡고 있지는 않다. 박 대표 측근들은 이 회장을 보통 ‘이 사장’이라고 부른다.



이 회장이 출입하는 신사동 사무실은 박 대표의 ‘외곽 캠프’로 여겨진다. 박 대표 측근은 “의원회관 사무실 외에 사조직 사무실은 없다”고 했다. 그러나 중요한 정치적 진로를 결정할 사무실이 의원회관 외부에 따로 마련돼 있으며 그곳이 신사동 사무실이라는 정황이 포착된다. 사무실 규모는 30평 정도로 소박하고 박 대표의 방엔 침대와 소파 책상 등이 놓여 있다. 박 대표는 이곳에서 조언그룹 인사들과 면담을 하기도 한다.

신사동 사무실은 정수장학회 재산 강탈 논란 당시 끼니때 요릿집처럼 바쁘게 움직였다. 박 대표는 이곳에서 1962년 부일장학회 설립자 고 김지태씨를 수사한 박용기 전 중앙정보부 부산시지부장을 만나기도 했다. 박 대표는 정수장학회와 관련해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열린우리당의 파상 공세를 받아치면서 자신감을 나타낸 것은 자체 조사 결과 거리낄 게 없다고 결론지었기 때문이다. 정수장학회 사건을 조사하는 데 혁혁한 구실을 한 인사가 바로 앞서의 이 회장이다.

이 회장은 박 전 대통령이 장군이던 시절 부관을 지냈다. 대통령 경호실에 근무하며 박 전 대통령을 측근 경호했다. 박 전 대통령과 일거수일투족을 함께한 것이다. 공직자나 외부 인사들이 대통령을 만나려면 반드시 그를 거쳐야 했고 이런 까닭에 거물급 정치인, 고위관료, 경제계 인사, 언론계 인사, 교수집단 등 수많은 인사들과 지금까지도 막역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이 회장의 이런 네트워크는 박 대표의 후원그룹과 신사동 사무실로 이어진다.

박지만의 ‘EG’는 박근혜 외곽 캠프?

10월26일 고 박정희 대통령 서거 25주기 국립현충원 행사에 참석한 박근혜 대표(위 오른쪽)와 박지만씨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유럽-코리아 재단 인맥도 우군 평가

박 대표는 40대 중심의 교수 및 전문가 집단으로 짜여진 자문그룹으로부터 정치 경제 등 사안이 생길 때마다 조언을 받는다. 박정희 정권 시절 고위관료를 지낸 남덕우 전 총리, 법무부 장관을 지낸 김치열씨 등은 말 그대로 조언을 해줄 뿐이고, 이들 전문가 집단이 사안별로 박 대표의 대응 방안을 마련한다.

전문가 집단은 정치 경제 등 분야별로 각각 수십명에 이른다는 게 박 대표 측근 인사의 설명이다. 박 대표가 대표 취임 이후 예상을 뛰어넘는 정치력을 발휘해온 과정엔 조언그룹의 덕이 컸다고 한다. 전문가 그룹 외에도 3공 시절 고위 관료들의 자제로, 현재 관료 교수 등으로 일하는 예닐곱 명도 박 대표를 돕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박 대표와 외곽 조언그룹을 연결해주는 고리 구실을 해왔다고 한다. 이 회장은 사석에서도 박 대표를 ‘큰 영애’라고 깍듯이 부른다. 또 휴대전화 통화 연결음을 ‘새벽종이 울렸네’로 시작하는 새마을노래로 깔아놓았을 정도로 박정희 정권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이 회장 외에도 지만씨가 대표인 EG의 사장을 맡고 있는 이광형씨 등 박 대표 주변엔 대통령 경호실 출신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박 대표의 외곽 인맥 중 빼놓을 수 없는 인사가 정윤회씨다. 정씨는 70년대 후반 박 대표와 인연을 맺었던 최태민씨(1994년 작고)의 사위다. 박 대표의 70년대 동선 중 최씨와의 ‘인연’은 박 대표가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사안이다. 최씨는 육영수 여사 사망 직후인 74년 무렵 청와대와 인연을 맺은 뒤 75년 4월 구국여성봉사단을 창설해 박 대표에게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지만의 ‘EG’는 박근혜 외곽 캠프?

박 대표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자택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최씨가 창설한 구국여성봉사단은 박 대표가 총재를 역임한 새마음봉사단의 전신이고, 최씨는 90년 박서영씨가 육영재단 이사장으로 취임하기 직전 박근혜 이사장 체제에서 재단을 좌지우지했다. 박 대표와 최씨의 인연이 사위인 정씨를 통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정씨는 박 대표의 자택을 출입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외부인 중 한 명으로 박 대표가 한나라당을 탈당하고 미래연합을 결성했을 때 비서실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이밖에 대북사업을 활발하게 벌이는 유럽코리아 재단 인맥도 박 대표의 우군으로 평가된다. 유럽-코리아 재단은 최근 평양 주재 독일대사관에서 북한에 주재하는 외국인 200여명과 주요 북한 관리들을 초청해 맥주 축제를 열었다. 장자크 그로하 재단 이사장의 북한 인맥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표는 이 재단의 이사를 맡고 있는데,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박 대표의 만남에 다리를 놓은 곳이 바로 유럽-코리아 재단이다.

북측 기관지 ‘노동신문’은 한나라당에 대한 비판을 거듭하면서도, 박 대표에 대한 비판은 자제하고 있다. 노동신문은 이회창 전 총재 시절과 달리 박 대표의 실명을 거의 거론하지 않는다. 이와 관련해 “박 대표가 유럽-코리아 재단을 대북 통로로 활용하고 있지 않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유럽-코리아 재단 지동훈 공동 이사장은 “대북 사업과 관련해선 어떤 것도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주간동아 465호 (p30~31)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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