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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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들이 여의도 떠나는 까닭은?

  •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입력2004-12-16 11: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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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당’들이 여의도 떠나는 까닭은?

    12월13일 민주당이 당사를 서울 마포로 옮기고 현판식을 하고 있다.

    ‘정당’들이 여의도를 떠난다. 12월13일 민주당이 서울 여의도 당사 시대를 접고 마포로 당사를 옮겼다. 1995년 수권정당(새정치국민회의)을 표방하며 마포 당사를 뒤로하고 화려하게 여의도 시대를 공언한 지 10년 만의 귀향이다. 열린우리당(이하 우리당)과 한나라당은 4·15 총선을 전후해 이미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탈(脫)여의도를 감행했다. 자민련은 95년 민자당과 결별하면서 애초 여의도가 아닌 마포에 당사를 마련, ‘당사는 마포’라는 시대적 흐름을 일찌감치 실천(?)했다.

    12월14일 현재 원내 5개 정당 가운데 여의도에 당사를 둔 정당은 민주노동당(이하 민노당)이 유일하다. 2000년 1월 창당과 동시에 여의도에 터를 잡은 민노당은 여의도 상륙 4년여 만에 명실상부한 여의도 최고의 정당으로 거듭났다.

    정당들의 탈여의도 바람의 원인은 무엇일까. 가장 큰 문제는 역시 ‘돈’이다. 참여정부 출범 이후 여의도 정치권으로 향하던 기업의 돈줄은 대부분 막혀버렸다. 의원들 개인의 후원회는 물론 중앙당 후원금도 급격히 줄었다. 한나라당 재정국 관계자는 “기업들의 정치자금은 더 이상 없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후원금이 없으니 비싼 임대료를 감당할 여력이 없다. 당연히 임대료가 싼 곳으로 이동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우리당 관계자는 “정경유착의 고리가 끊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진단했다.

    17대 총선 당시 선명성과 개혁의 명분을 선점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당사를 재래시장과 천막 및 외곽 지역으로 이전한 것도 탈여의도 행렬을 부추긴 또 다른 배경. 당사 축소 및 탈여의도 흐름은 정치의 운명을 상징하는 것은 아닐까. 정치의 중심 여의도에서 쫓겨난 당사처럼 정치의 운명도 국민들 관심에서 멀어질 개연성은 충분하다. 적어도 현재와 같이 민생 우선 정치가 아닌 정쟁 정치를 계속하는 한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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