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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첩첩산골 5남매 … 나들이길에 “찰칵”

  • 남연화/ 43·인천시 남동구 간석동

    입력2005-03-17 14: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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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첩첩산골 5남매 … 나들이길에 “찰칵”
    저 맑은 눈망울들은 과연 어디를 바라보고 있을까.

    1975년 초여름, 우리 오남매는 오랜만에 읍내로 나들이갔다가 사진관에 모였다. 이렇게 저렇게 포즈를 취해보라는 사진사의 목소리가 아직도 귓전에 아른거리는데 어느덧 26년의 세월이 흘렀다.

    사진 맨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필자, 셋째 충희, 큰오빠 중희, 넷째 준희, 막내 선아다.

    이날 선아는 머리털 나고 처음으로 나들이를 하는 것이라 무척 신이 났었다. 가게에서 과자를 보고는 사달라고 보채기에 돈이 없어 못 사줬더니 입이 퉁퉁 부어 있다. 그게 아직까지 맘에 걸린다.

    버스조차 들어오지 않는 추풍령 고개 첩첩 산골에서 나고 자랐지만 지금은 모두, 그렇게도 동경하던 서울 하늘 아래서 하루하루 작은 꿈을 일구며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늘 바라보아도 새롭고 너무도 끈끈하고 사랑스러워 애련하기까지 한 나의 혈육들….



    힘들고 뜻대로 되지 않는 세상살이 때문에 한숨이 나올 때도 많지만 형제들이 서로에게 의지하면서 오순도순 살 수 있다면 무얼 더 바라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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