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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P 한솥밥 먹기 힘드네

민주당 최고위원 후보들 잇단 문제 제기…발끈한 자민련선 ‘9월 위기설’ 대두

DJP 한솥밥 먹기 힘드네

DJP 한솥밥 먹기 힘드네
8월30일 치러진 민주당 전당대회는 최고위원 후보들이 막판까지 치열한 공방전을 거듭하면서 ‘과열’의 후유증을 남기게 됐다. 특히 “최고위원 경선은 차기 당권, 대권과 관계없다”는 김대중 대통령의 발언 이후 한때 금기시됐던 대권 문제가 노골적으로 공론화되는 등 ‘차기’를 겨냥한 각 세력 사이의 신경전이 일정 한계 수위를 넘어섰다. 지지율을 올리려는 각 후보들의 ‘과잉 발언과 몸짓’이 앞으로의 국정 운영에 장애가 될 만한 상처를 여러 곳에 남긴 것도 사실이다.

정대철 의원의 ‘DJP 결별론’과 김민석 의원의 ‘독자적 정권재창출론’도 이같은 흐름에서 나온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정의원은 8월23일 충북 청주에서의 후보자 합동기자회견에서 “우리 당이 정체성을 잃어가는 이유는 정국 운영을 지나치게 DJP 연합에 의존하고 있는 데 있다”고 문제제기를 하면서 “자신의 정치생명 연장을 위해서라면 언제라도 줄을 바꿔 서는 JP에 기대해 정국을 운영하기보다는 한나라당과 대화와 설득으로 ‘통큰 정치’를 풀어가는 것이 정국안정과 정치발전에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정의원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JP가 요즘처럼 낡은 정치행태를 보인다면 결별할 각오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충청지역 대의원 지지 노린 발언” 분석

김민석 의원 역시 같은 자리에서 ‘충청지역 여당은 누가 뭐라 해도 우리 민주당’이라는 요지의 연설을 통해 “자민련과의 공조 약속은 지켜야 하지만 자민련에 구걸해서는 안 된다” “이제 정권재창출도 우리 손으로, 집권의 과실도 우리 민주당 사람이 차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의원 발언보다는 유연한 내용이었지만 김의원 주장 역시 결국 JP와의 결별을 함축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김의원과 정의원이 이처럼 충청지역에서 자민련과 JP를 자극하기에 충분한 발언을 한 첫째 이유는 역시 이 지역 대의원들의 지지를 얻기 위한 것.



김민석 의원이 연설에서 “충청 출신 민주당 원내외 위원장이 대거 장관도 되고 유력 단체의 기관장도 되어야 하는데 지금은 다 자민련 분들에게 할당해 주느라 정작 우리 민주당 당원과 대의원, 그리고 위원장들의 노고에 충분한 보상을 해주지 못했다”고 말한 것만 보아도 이런 주장의 속내가 그대로 드러난다. ‘청년 대표’를 자임하는 그의 입에서 이처럼 구시대적 정치 행태를 답습한 말이 나왔다는 사실 자체가 놀랍지만, 김민석 의원측은 “충청지역 대의원들이 선거본부에 전화를 걸어와 ‘속시원하다’는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며 흡족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두 의원의 발언에 대해 자민련이 발끈하고 나선 것은 당연한 일. 자민련 김학원 대변인은 “어리석은 자의 망언”이라며 발언 취소를 요구했고, 민주당 김옥두 사무총장은 “자민련과의 공조 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자민련을 달래느라 애를 먹었다. 민주당 내에서도 “최고위원이 돼야겠다는 심정은 이해하지만, 그렇다고 임기 후반 국정 운영이나 정권재창출에 결정적으로 장애가 될 수 있는 말을 그렇게 함부로 해도 되느냐”는 비판이 비등했다.

그러나 김의원과 달리 정의원의 경우는 속내가 좀더 복잡한 듯 보인다. 자신보다 정치 경륜이 적은 한화갑 이인제 의원이 선두 그룹을 형성하고, 게다가 한참 후배인 정동영 김민석 의원이 자신보다 더 대중적 지지에서 앞서가는 양상을 보이는 데 따른 ‘초조감’이 엿보이는 것. 민주당의 한 인사는 “정의원이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절박한 인식 때문인지 본인의 이미지에도 맞지 않게 너무 앞서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의원이 8월27일 인천 지역 합동기자회견에서 후보자간 합종연횡을 “극심한 지역주의가 낳은 기회주의적 타협의 산물”이라고 신랄하게 비판한 것 역시 같은 맥락.

물론 “미국의 작은 주 아칸소에서 클린턴 대통령이 나왔듯 충청도의 인재도 대통령이 될 수 있어야 한다”(이인제) “호남이 정권교체 이후 역차별을 당하고 있다”(한화갑) “영남 후보가 낙선하면 소름 끼치는 결과가 초래될 것”(김중권) 등등 유력 후보들이 지역 정서에 기댄 득표 전략을 편 것이 사실.

또한 이인제 고문의 ‘충청도 대망론’은 이해 당사자인 JP에게 바로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DJP 공조의 강도를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기에 충분하다. 현재 자민련은 ‘경선 과열에 따른 일시적 일탈’쯤으로 최고위원 후보들의 발언을 정리하는 분위기. 그러나 “우리 도움 없이 임기 후반을 어떻게 넘기겠나” 하는 일종의 자신감과 “언제까지 민주당의 ‘도발’을 참아야 하나” 하는 굴욕감 사이에서 연대에 대한 자민련의 회의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이대로 가다간 원내교섭단체도 구성하지 못한 채 뿔뿔이 민주당과 한나라당에 흡수될지 모른다는 ‘9월 위기설’도 JP와 자민련의 위기감을 높여준다. 이는 민주당으로서도 남의 불구경하듯 할 수 없는 대목.

민주당 전당대회는 일단 8월30일 끝났지만 그 후유증은 결코 간단하게 치유되지 않을 듯 보인다. DJP 공조에 드리운 암운(暗雲)도 마찬가지다.



주간동아 2000.09.07 250호 (p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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