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34

2000.05.18

상한가 구상 / 하한가 장일남

  • 조용준 기자 abraxas@donga.com

    입력2005-11-14 11: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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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단 원로 구상시인(82)이 수형의 몸으로 묶여 있던 아들을 되찾았다. 석가탄신일을 하루 앞둔 5월10일 양아들인 최재만씨(48)가 투옥된 지 20년만에 가석방되는 것. 구시인은 “두 아들을 잃은 뒤 최씨에게 친아들 이상으로 정을 쏟았다”며 “98년 어버이날을 앞두고 ‘카네이션을 못달아드려 죄송하다’고 눈물을 흘리던 양아들의 꿈도 이뤄질 수 있게 됐다”고 소회를 밝혔다.

    최씨는 지난 1981년 안양 역전우체국에서 금고를 털다 붙잡혔으나, 13일 전에 일어난 시흥농협 살인사건 혐의도 적용돼 사형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최씨는 “고문에 의한 허위 자백”이라고 지금도 혐의를 부인하고 있고, 이 사건은 80년대 내내 무죄 논란이 계속됐다. 구시인과 최씨의 부자 결연이 이루어진 것은 80년대말. 결국 구시인과 박삼중 스님, 배명인 전법무부장관 등의 도움으로 최씨는 6공 때 사형수에서 무기수로 감형됐다. 이번 가석방도 김대중대통령 등에게 보낸 구시인 등의 탄원서가 힘을 발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 하한가 장일남

    ‘기다리는 마음’ ‘비목’ 등을 작곡한 한양대 객원교수 장일남씨(68)가 사기 등의 혐의로 5월4일 구속됐다.

    검찰에 따르면 장씨는 정규 교수직에서 물러나 교수 임용 권한이 없던 98년 2월 이모씨에게 “대학 재단 이사장 등에게 말해 바이올린 연주자인 딸을 음대 교수로 임용시켜 주겠다”며 7차례에 걸쳐 로비 자금조로 2억1000만원을 받았다는 것. 장씨는 이 돈을, 97년 2월 한양대 음대 교수 퇴직 후 개인 오케스트라단을 운영하다가 3억원 이상의 빚을 져 이를 갚는 등 채무 변제와 오케스트라단 운영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초연(硝煙)에 쓸려간 그 이름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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