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34

2000.05.18

대통령, 벤처사업 아이템으로

e프레지던트 설립…전직들 기념관 운영, 차세대 지도자도 양성

  • 입력2005-11-04 13:2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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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통령, 벤처사업 아이템으로
    이제는 대통령도 벤처 사업의 아이템? 대통령학 학자로 잘 알려진 고려대 함성득교수(38)가 대통령학을 벤처기업으로 연결시킨 ㈜이프레지던트(ePresident)를 설립해 관심을 끌고 있다. 회사 e-메일주소는 www. epresident.co.kr.

    그러나 이 회사의 대표이사를 맡은 함교수가 ‘대통령학 벤처’를 세운 것은 영리가 목적이 아니다. 첫번째 취지는 “부정적인 우리의 정치를 긍정적인 문화로 바꾸겠다”는 것. 두번째가 “차세대 정치 지도자들에게 투명한 정치 공간을 제공하고 그런 바탕 위에서 공정한 경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이프레지던트가 구상하고 실행중인 사업은 몇가지다. 전직 대통령들의 사이버기념관을 건립해 운영하는 것이 첫째이고, 차세대 지도자 리더십센터를 통해 준비된 대통령을 양성하겠다는 것이 그 두번째 사업이다.

    실제 공간이 아닌 사이버 공간에 전직 대통령 기념관을 세우는 것은 이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 때문. 미국의 경우 후원자들의 기부금으로 전직 대통령 기념관이자 기념도서관이 곳곳에 세워져 있으나, 우리나라는 전직 대통령의 업적을 계승, 발전하는 문화 자체가 아직은 생소하다. 미국 부시 전대통령의 경우 그의 정치적 고향인 텍사스주의 텍사스 A&M 대학에 기념도서관과 부시 정책대학원이 설립되었고, 클린턴 대통령도 벌써부터 그가 교수로 재직했던 아칸사스 대학에 기념도서관 설립이 준비단계에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아직 전직 대통령들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강하기 때문에 사이버 공간에서나마 전직 대통령들의 각종 자료를 수집해 진열하고, 이들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공과를 평가한다는 취지.

    사이버 공간에 3차원 기법으로 들어설 대통령 기념관은 2층 건물로 각 층당 1000평씩 2000평인데, 여기에는 전직 대통령 및 영부인들과 관련된 자료들이 전시된다. 전직 대통령이 이 기념관에 입주하려면 3억원의 운영비를 내야 한다. 그럴 경우 ㈜이프레지던트의 이사 자격도 갖게 된다. 현재 김영삼 전대통령은 이에 찬성했고, 노태우 전대통령은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며, 전두환 전대통령도 곧 만날 계획이라는 것이 함교수의 설명. 박정희 전대통령 관련 부분은 박지만씨와 접촉하는 중이다. 현직 대통령은 이에 포함되지 않는다.



    전직 대통령 기념관과 마찬가지로 사이버 공간에 생기는 차세대 지도자 리더십센터는 국민에게 철저한 검증 기회를 갖도록 한다는 취지에서 출발한다. 차세대 지도자들은 이 공간에 자신들의 프로필 연설문 정책비전 등을 제시하고, 이들의 신상과 정책 등에 대한 유권자와 전문가들의 각종 비판도 실리게 된다. 따라서 차세대 지도자들은 이 공간을 통해 검증뿐만 아니라 자신의 비전에 대해 국민적 이해를 유도할 수 있는 기회도 갖게 되는 것. 이는 지도자라면 누구나 갖추어야 할 일종의 리더십 훈련을 거치는 일이기도 하다.

    차세대 지도자 리더십센터는 자연스럽게 대통령 후보 주식시장과 연결된다. 대선 1년전 쯤부터 유권자들의 후보자들에 대한 공개적인 주식 투자를 통해 선거문화가 그만큼 투명해지고, 객관적인 선거 결과를 예측할 수 있다는 것. 이는 최근 미국의 대통령 선거와 관련해 주목받고 있는 아이오와 대학의 아이오와 전자선거시장(IEM·www.biz.uiowa.edu/iem/)을 벤치마킹한 것.

    위의 모든 사업들은 궁극적으로 ‘한국 대통령학 재단’ 설립으로 연결된다. 이 재단에는 ‘한국 대통령학 연구소’와 ‘한국 영부인 연구소’ ‘미국 대통령학 연구소’ 등이 설치, 운영된다. 나아가 대통령학을 전공하고자 하는 소수의 우수한 박사과정 학생의 학비를 전액 지원하고, 이와 관련된 연구를 하고자 하는 언론인과 관료들을 위한 단기 연수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함교수는 “㈜이프레지던트가 궤도에 오르면 명망있는 분에게 그 운영을 맡기고 대통령학 재단 설립에 힘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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