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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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산의 생존 창업

창업은 성장기에, 업종 전환은 성숙기에

유행이냐 유망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 권영산 오앤이외식창업 대표 omkwon03@naver.com

    입력2016-03-11 17: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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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경기 위축과 수출 부진, 그리고 내수경기 침체로 창업시장이 점점 더 궁지에 몰리고 있다. 한때의 대박집도 예외는 아니어서 종종 폐업하는 곳도 눈에 띈다. 점포 임대료는 천정부지로 오르고 원부자재비와 인건비도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올라 가게를 운영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시대다. 여기에 새로운 창업자는 늘어나고 시장도 포화 상태라 과당경쟁에서 버티지 못하고 결국 문을 닫는다. 초보 창업자들이 이런 악순환의 덫에 걸려드는 가장 큰 이유는 애초 창업 준비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특히 ‘유명 프랜차이즈니 문제없겠지’라는 생각부터 버려야 한다. 제품, 아이템, 브랜드의 수명주기만 제대로 파악해도 창업을 절반은 준비한 셈이다.
    여기서 제품이란 사전적 의미로 원료를 써서 만들어낸 유형의 물품을 가리키고, 아이템은 원료를 쓰지 않는 무형의 서비스까지 포함된 것을 의미한다. 브랜드는 사업자가 자기 상품에 대해 경쟁업체의 것과 구별하고자 사용하는 기호, 문자, 도형 따위의 일정한 표지라는 게 사전적 의미인데, 여기에서는 제품이나 아이템을 생산하고 보유하는 회사의 상호, 즉 영업표지라고 이해하면 되겠다. 예를 들어 프라이드치킨은 제품이고, 치킨배달 전문점은 아이템이다. ‘BBQ 치킨’ ‘교촌치킨’ ‘네네치킨’ ‘페리카나 치킨’ ‘굽네치킨’은 이런 제품과 아이템을 파는 브랜드다.



    수명주기 곡선 그래프를 그려라

    모든 제품에 수명주기가 있듯이 아이템과 브랜드에도 수명주기가 있다. 망하지 않는 창업의 핵심 전략도 바로 여기 있다. 제품 수명주기란 제품이 시장에 출시되고 성장하고 쇠퇴하는 과정을 가리킨다. 흔히 도입기, 성장기, 성숙기, 쇠퇴기 4단계에 개발기를 추가해 5단계로 분류하기도 한다(표 참조). 하지만 모든 제품이나 아이템이 4, 5단계를 순차적으로 거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한때 디핑소스에 찍어 먹는 치킨이 도입기에 반짝 눈길을 끌었지만 성장기에 고객 마음을 사로잡지 못하고 시장에서 사라졌다. 즉 성숙기까지 도달하지 못하고 끝난 아이템이다. 이와 같은 전철을 밟고 있는 제품이나 아이템은 수없이 많다. 반면 전통 방식대로 만든 삼계탕이나 프라이드치킨처럼 성숙기에 접어든 지 오래지만 쇠퇴기 없이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가는 제품도 있다.


    제품의 수명주기 곡선 그래프를 보면 단계별로 매출 및 수익의 상관관계를 한눈에 알 수 있다. 제품이 시장에 출시돼 선을 보이는 도입기에는 비록 홍보 마케팅 비용이 들기 때문에 이익을 내기 어렵지만 매출이 꾸준히 상승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다 소비자의 사랑과 관심을 받게 되는 성장기에 이르면 매출이 급속히 늘어난다. 마침내 성숙기에 접어들면 매출은 최고점을 기록하나 성장률이 둔화되고 이익이 줄어들기 시작한다. 경쟁력 없는 제품, 아이템, 브랜드는 이 단계에서 도태된다. 마지막으로 쇠퇴기는 절대적으로 판매량이 감소하는 단계다.
    그렇다면 초보 창업자가 어떻게 브랜드의 수명주기를 알 수 있을까. 가장 쉬운 방법은 정보공개서와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가맹점 수를 확인하는 것이다. 정보공개서는 공정거래위원회(www.ftc.go.kr) 홈페이지 상단에 있는 가맹사업홈페이지로 들어가거나, 가맹사업거래(franchise.ftc.go.kr/index.do) 사이트로 바로 들어가 열람할 수 있다. 가맹사업거래 홈페이지 상단에 있는 정보공개서 카테고리에 들어가면 가맹사업자정보란이 나온다. 이곳에 대표업종은 전체로 그대로 두고 상호에 검색하고자 하는 브랜드를 치면 된다.
    최근 가맹점 수를 알고 싶다면 해당 브랜드의 홈페이지에 들어가 연혁 및 매장 소개 또는 매장 찾기를 해본다. 정보공개서는 최근 3년간 가맹점 수를 등록해놓고 있고, 홈페이지에서는 최근 가맹점 수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이 자료를 가지고 그래프를 그리면 브랜드의 수명주기가 나온다. 모 떡볶이 브랜드의 수명주기 곡선을 그리면 ‘그래프’와 같다. 이 떡볶이 브랜드는 도입기와 성숙기에는 신규 가맹점 수가 적었지만 성장기 단계에 신규 가맹점 수가 급속히 늘어나다 2015년 9월 시점에 매장 수가 급전직하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미 쇠퇴기에 접어든 것이다.





    제품 특성, 영업 전략 잘 알아야

    한 아이템이 탄생하고 사라지는 과정에서 수많은 브랜드가 생겨나게 마련이다. 따라서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은 성장기에서 성숙기로 넘어가는 단계에 있는 아이템과 브랜드를 선택해야 한다. 당연히 쇠퇴기에 접어든 아이템이나 브랜드는 피해야 한다. 이처럼 수명주기만 잘 알아도 하고자 하는 아이템이 유망업종인지 유행업종인지 쉽게 판가름할 수 있다. 다만 수명주기 곡선은 시장의 특성과 포화 상태, 경기침체 등 환경 변수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므로 창업에 실패하지 않으려면 제품 특성이나 영업 전략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 한다.
    닭만 해도 수많은 제품과 브랜드가 등장했다 사라졌다. 닭백숙, 삼계탕, 통째로 튀기는 통닭, 전기통닭, 양념통닭, 프라이드치킨, 숯불바비큐 치킨, 간장치킨, 찜닭, 닭갈비, 닭강정, 눈꽃(치즈)치킨 등등. 이렇게 닭과 관련된 제품을 나열하면 수명주기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여기에 반값치킨, 디핑소스에 찍어 먹는 치킨, 뼈 없는 치킨, 두 마리 치킨 등 시장 상황에 따라 출시된 아이템들을 떠올려보자.  
    이들 가운데 어떤 제품, 아이템, 브랜드가 성장기에 있는지, 이미 쇠퇴기로 접어들었는지 곰곰이 따져보자. 아직까지 건재하다면 성숙기가 긴 아이템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간혹 경기상황과 유행에 따라 시장에서 사라졌던 아이템이 재탄생하기도 한다.
    제품이든, 아이템이든, 업종이든, 브랜드든 수명주기 특징을 잘 파악하면 창업에 큰 도움이 된다. 수명주기 곡선과 특징을 제대로 알고 창업하려는 제품이나 아이템, 그리고 브랜드가 수명주기의 어디쯤 와 있는지 명확하게 파악한 뒤 창업에 도전한다면 절대 망하지 않을 것이다.

    제품, 아이템, 브랜드의 수명주기제품수명주기(product life cycle·PLC) 이론은 레이먼드 버넌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정책대학 명예석좌교수가 제창한 것으로, 하나의 제품이 시장에 등장했다 사라지기까지 시간적 과정을 나타낸 곡선이다. 필립 코틀러는 저서 ‘마케팅 입문’에서 제품 수명주기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1. 도입기(Introduction) : 시장에 제품이 처음으로 소개돼 서서히 매출이 늘어나는 시기로 제품을 알리는 데 주력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그래서 마케팅 비용 때문에 이익이 발생하지 않는다.

    2. 성장기(Growth) : 시장에서 제품 수용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이익이 증가하는 시기다.

    3. 성숙기(Maturity) : 제품이 대다수 잠재고객에게 이미 받아들여졌기 때문에 매출 성장이 감소하는 시기다. 경쟁자들로부터 자사 제품을 방어하고자 마케팅 비용을 늘리기 때문에 이익은 현 상태를 유지하거나 감소하기 시작한다.

    4. 쇠퇴기(Decline) : 절대 매출 규모와 이익이 감소하는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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