튜빙 즐길 수 있는 방비엥
카르스트 지형이 이색적인 방비엥. [GettyImages]
어린아이처럼 튜브에 앉아 줄을 잡고 동굴을 탐험하는 액티비티도 방비엥을 즐기는 색다른 맛 중 하나다. 먼저 쏭강 지류에 있는 ‘탐남(Tham Nam) 동굴’은 수심이 깊지 않아 튜빙을 즐기기에 좋다. 암흑의 동굴에서 이마에 두른 헤드 랜턴으로 시야를 비추고, 튜브에 누운 채 줄에 의지해 석회석 종유 동굴의 신비한 모습을 감상하는 과정이 오싹하면서도 새로운 체험을 선사한다. 다만 옷이 물에 젖을 수 있으니 여벌옷을 챙겨 가는 것이 좋다. 코끼리가 죽을 때가 되면 찾아온다는 비밀스러운 ‘탐짱(Tham Chang) 동굴’도 가장 많이 찾는 동굴 중 하나다. 중심가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하는데 입구를 중심으로 가운데에 좌불상, 오른쪽에는 와불상이 있고, 왼쪽에는 베트남전쟁 당시 미군 포탄이 걸려 있다. 이 동굴에서 가장 유명한 것이 자연적으로 형성된 코끼리상인데, 상아 형태까지 완전히 갖추고 있어 무척이나 신비롭다. 자연이 만들어낸 아름답고 기이한 종유석과 석순 탐험을 마치고 나왔다면 왼쪽 길을 쭉 따라 전망대로 향하자. 이곳에서는 쏭강과 어우러진 방비엥의 아름다운 풍광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동굴 탐험에서 스릴을 느꼈다면 래프팅이나 카야킹으로 동굴을 탐사하는 현지 투어 프로그램에 참여해보자. 천연수영장 ‘블루라군(Blue Lagoon)’도 방비엥에서 빼놓을 수 없는 포인트다. 방비엥에서 서쪽으로 8㎞가량 떨어진 블루라군은 사실 ‘탐푸캄(Tham Phu Kham) 동굴’ 입구를 흐르는 작은 물웅덩이다. 신비한 에메랄드빛의 물과 이국적인 나무들이 자리하고 있어 수영과 다이빙, 튜빙 등 액티비티를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방비엥에서 이곳까지는 삼륜차 ‘툭툭’과 개조식 트럭 ‘썽태우’를 타고 갈 수 있는데, 비포장도로로 다소 고생스럽지만 물에 들어가는 순간 땀과 먼지, 피로까지 모두 한 방에 싹 날아간다.
이색적인 새벽 승려 탁발
승려들의 탁발 행렬로 하루를 시작하는 루앙프라방. [GettyImages]
루앙프라방의 하루는 새벽 시간 승려들의 탁발 행렬로 시작된다. ‘탁발’(Tak Bat·탁밧)은 승려들이 지켜야 하는 규율 중 하나로 음식을 공양받아 형편이 어려운 이들에게 다시 나눠주는 종교의식이다. 또한 탁발은 불교의식을 넘어 라오스인들의 생활이자 경건한 풍습이기도 하다. 어둠이 가시는 새벽 6시가 되면 주홍색 장삼을 걸친 맨발의 승려들이 거리를 가득 메운다. 무릎을 꿇고 열을 맞춰 앉은 신도들은 승려들에게 정성스레 준비한 음식을 공양한다. 탁발은 행렬 끝자락에 기다리고 있는 가난한 아이들의 바구니에 승려들이 공양받은 음식을 나눠주면 끝이 난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평화로운 이 모습을 보려고 전 세계 여행객이 루앙프라방을 방문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행자도 참여 또는 참관할 수 있는데, 다만 조용한 그 시간을 존중해야 한다. 분주한 일상에 치여 사는 여행자들은 느리게 흘러가는 시간과 가장 라오스다운 나눔의 숨결을 체험하며 평생 잊지 못할 경건함을 느낀다.
아름다운 사원이 많은 것도 루앙프라방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도시 곳곳에 80여 개 사원이 있는데, 그중 꼭 가봐야 할 사원을 하나만 꼽으라면 누구나 제일 먼저 이야기하는 곳이 바로 ‘왓 씨엥통(Wat Xieng Thong)’이다. 메콩강과 남칸강(메콩강 지류)이 만나는 여행자 거리 북쪽에 자리한 왓 씨엥통 사원은 루앙프라방의 화려했던 옛 영화를 보여주는 곳이자, 아시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원 중 하나로 손꼽히는 곳이다. 16세기 라오스 건축문화를 엿볼 수 있는 왓 씨엥통 사원은 ‘생명의 나무’로 불리는 붉은색 벽면의 정교한 유리 모자이크가 보는 각도에 따라 색다른 분위기를 자아내 더욱 유명하다.
천연 풀장 꽝씨폭포
계단식으로 물이 흐르는 에메랄드빛 꽝씨폭포. [GettyImages]
어둠이 내려오기 시작하면 루앙프라방의 명물 ‘몽족 야시장’으로 향하자. 야시장에는 라오스 최대 소수 민족인 ‘몽족인’의 독특한 수공예품과 현지 먹거리가 가득하다. 잘만 고르면 저렴한 가격에 질 좋은 상품을 건질 수 있다. 동남아 제일의 맥주 비어라오와 함께 맛있는 길거리 음식도 즐겨보자.
복잡한 도심이 아닌 태곳적 자연이 살아 숨 쉬는 곳에서 마음의 평온을 회복하고 싶지 않은가. 그런 욕망이 꿈틀대고 있다면 무엇을 기대하든 그 이상을 선사하는 평화로운 나라, 라오스로 지금 바로 떠나보면 어떨까.
재이 여행작가는…
세계 100여 개국을 여행하며 세상을 향한 시선을 넓히기 시작했다. 지금은 삶의 대부분을 보낸 도시 생활을 마감하고 제주로 이주해 글을 쓰고 사진을 찍으며 다양한 여행 콘텐츠를 생산하는 노마드 인생을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