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양향자 의원. [동아DB]
양 의원의 독자노선 결정으로 ‘제3지대론’도 다시금 불붙고 있다. 금태섭 전 의원은 4월 18일 ‘다른미래를 위한 성찰과 모색(성찰과 모색)’ 포럼을 열고 “내년 총선 때 수도권을 중심으로 30석 정도의 의석을 차지할 수 있는 세력이 등장한다면 한국 정치를 밑바닥부터 바꿀 원동력이 될 수 있다”며 창당을 공식화한 바 있다. 금 의원은 9월 창당준비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본격적으로 창당 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두 사람의 협력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지만 당사자들은 말을 아끼고 있다. 금 전 의원은 6월 13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양 의원이 창당과 관련한 계획을) 밝히고 나면 저희도 밝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양 의원 역시 신당의 지향점 및 참여 인사 등의 보안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양향자 의원실은 “구체적인 당 지향점이나 함께 할 인물 등은 논의 중”이라며 “발기인 대회 당일 공개하겠다”는 입장이다.
양 의원은 1967년 전남 화순 출신으로, 광주여자상고 졸업 후 삼성전자 반도체 메모리설계실 연구보조원으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삼성전자 최초의 여상 출신 임원’으로 업계에서 입지전적 인물로 꼽힌다. 2016년 문재인 당시 더불어민주당(민주당) 대표의 영입으로 정치권에 입문했고 당 내 경제통으로 활약했다. 20대 총선에서 광주 서구을에 출마했으나 국민의당 후보로 나온 천정배 전 의원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4년 후 천 의원과 동일 지역구에서 다시 맞붙었고 75.83%라는 높은 지지를 받으며 설욕했다.
정치 행보가 순탄치만은 않았다. 2021년 7월 보좌진의 성폭력 사건으로 민주당을 탈당했다. 그해 12월 복당 신청을 했지만 이듬해 4월 민주당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추진 강행에 반발하며 당과 갈등을 빚었다. 급기야 지난해 5월 “지금의 민주당에는 제가 돌아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며 복당 신청을 철회하기까지 했다. 양 의원은 당시 “송영길과 이재명의 민주당, 처럼회의 민주당이 아닌 다시 국민의 민주당이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공개될 ‘합류 멤버’의 면면이 창당 행보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 전망했다. 이종훈 정치경영컨설팅 대표는 “거대 양당이 극한 대립을 펼치면서 부동층이 어디에도 마음을 주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양 의원 역시 이 지점에서 창당의 성공 가능성을 본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국민이 참신함을 느낄 수 있는 인물이나 세력을 모집할 수 있느냐가 관건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진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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