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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베이 놓친 롯데쇼핑, ‘플랜B’ 발등의 불

신동빈 회장, 사장단 회의 조기 소집… 롯데쇼핑 “온오프라인 복합 쇼핑몰 플랫폼 만든다”

  • 김유림 기자 mupmup@donga.com

이베이 놓친 롯데쇼핑, ‘플랜B’ 발등의 불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이사는 e커머스 사업 강화의 일환으로 복합 쇼핑몰 플랫폼 구축을 구상하고 있다. [사진 제공 · 롯데쇼핑]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이사는 e커머스 사업 강화의 일환으로 복합 쇼핑몰 플랫폼 구축을 구상하고 있다. [사진 제공 · 롯데쇼핑]

이베이코리아가 결국 신세계 품에 안기면서 함께 입찰에 뛰어들었던 롯데는 갈 길이 더 바빠졌다. 6월 24일 신세계 이마트 측은 이베이 미국 본사와 이베이코리아 지분 80.01%를 약 3조4400억 원에 인수하기 위한 ‘지분 양수도 계약(SPA)’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베이코리아의 나머지 지분 20%는 이베이 본사가 계속 보유한다.

앞서 롯데는 6월 16일 일찌감치 ‘딜던(deal-done)’을 외치며 인수 포기를 선언해 눈길을 끌었다. 이와 더불어 롯데가 이번 인수전 불발로 아낀 실탄을 향후 어떻게 쓸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플랜B는 더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일각에서는 “롯데가 애초부터 인수 의지가 크지 않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입찰보다 이베이코리아의 사업 구조를 살피는 데 더 관심이 있었다는 것. 업계 한 관계자는 “예비 입찰을 거쳐 본 입찰에 들어가는 것만으로도 오픈마켓 1위 이베이코리아가 어떤 방식으로 사업을 영위하는지 면밀히 들여다볼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쇼핑은 이번 인수전에 앞서 4월 나영호 이베이코리아 전략기획본부장을 e커머스 부문 대표로 영입했다. 롯데그룹 통합 온라인 쇼핑몰 ‘롯데온(ON)’은 외형이 작고 내실도 빈약해 체질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실제로 롯데온의 올해 1분기 영업손실은 29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50억 원) 대비 2배 가까이 늘었다. 코로나19 사태로 e커머스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는 시기에 받아든 성적표라 상황은 더 심각하다. 따라서 롯데쇼핑은 이베이코리아 인수가 아니더라도 다른 식의 체질 개선과 내실 쌓기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다급한 M&A… 시장엔 매물 없어

이러한 위기를 반영한 듯, 롯데는 통상 7월 중순에 열리는 ‘하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 옛 사장단 회의)을 보름가량 앞당겨 7월 1일 개최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지난해보다 VCM 일정을 앞당긴 것은 빠르게 변화하는 경영 환경에 좀 더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목적에서”라고 설명했다.



오후 1시 30분부터 6시까지 약 4시간 30분 동안 비대면 화상회의 방식으로 진행된 VCM에는 신동빈 롯데 회장, 송용덕·이동우 롯데지주 대표, 식품·유통·화학·호텔&서비스 등 4개 사업 부문(BU) 부문장, 각 사 대표이사 및 임원 130여 명이 참석했다.

최근 롯데쇼핑의 최대 화두는 e커머스 경쟁력 강화다. 업계는 롯데쇼핑이 자구책으로 롯데온을 통한 중소 e커머스 M&A(인수합병)를 준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 e커머스업계가 ‘네이버-쿠팡-신세계’ 3강 구도로 재편된 상황에서 롯데도 적극적인 M&A를 통해 외형을 키울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실탄도 넉넉한 편이다. 롯데는 신사업 투자를 위해 2019년부터 자산 유동화 작업을 거쳐 약 3조4000억 원 자금을 확보했다.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롯데그룹 부회장)는 6월 21일 사내망에 글을 올려 M&A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커머스 M&A(인수합병) 진행결과 공유’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향후 시너지 효과나 가치평가 적정성을 면밀히 검토한 뒤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인수합병은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당장 시장에 나와 있는 매물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현재로선 배달 플랫폼 ‘요기요’가 유일한데, 이마저도 롯데는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롯데ON 역량 강화에 우선 집중”

롯데ON은 온오프라인 간 시너지 효과를 강화할 방침이다. [롯데온 홈페이지 캡처]

롯데ON은 온오프라인 간 시너지 효과를 강화할 방침이다. [롯데온 홈페이지 캡처]

M&A 외에 거론되는 것이 ‘전략적 협력’이다. 일각에서는 롯데가 신세계-네이버 연합처럼 11번가, 티몬, 위메프 등 중소 e커머스 업체들과 연합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온다. 이에 대해 롯데쇼핑 한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인수합병이나 전략적 제휴에 관한 논의를 계속해나갈 방침”이라면서도 “우선은 신선식품, 럭셔리, 패션·뷰티, 가전 등 롯데온 내 경쟁력 있는 카테고리들을 전문 몰로 묶어 복합 쇼핑 플랫폼으로 발전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롯데온에 힘을 싣는 방식으로 우선은 ‘독자생존’ 노선을 걷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일단 롯데쇼핑은 롯데온에 참여 중인 롯데백화점과 마트·슈퍼 등 각 사업부의 e커머스 관련 업무를 연내 롯데온을 총괄하는 롯데e커머스사업부로 이관하기로 결정했다. 상품 소싱 업무는 각 사업부가 계속해서 맡되 전시와 마케팅, 배송 서비스는 롯데e커머스사업부가 전담하는 식이다.

온오프라인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도 강화할 방침이다. 온오프라인 유통채널 통합 마일리지 강화가 대표 사례다. 또한 올해 초 시행된 롯데마트 ‘릴레이 배송’을 롯데온의 신선식품 배달 서비스에 적용하는 방안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릴레이 배송은 특정 지점까지만 배송하면 나머지는 오토바이 등을 이용한 전문업체가 배송을 맡는 서비스다. 배송 가능 물량을 늘리면서 배달 시간은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업계에선 롯데그룹의 유통 부문이 다시 활기를 되찾으려면 대대적인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내다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신세계가 이베이코리아를 품어 온오프라인 통합 강자로 거듭나려는 상황에서 신세계의 전통 맞수인 롯데의 마음이 다급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롯데는 하루빨리 새로운 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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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동아 1296호 (p30~31)

김유림 기자 mupm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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