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홈쇼핑은 방송이 아니라 유통이다.”
유통이나 방송에 경험이 없었던 CJ39쇼핑이 설립 초기 세계 최대의 케이블TV 업체 QVC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이 회사에서 전수받은 업태 정의다. CJ39쇼핑은 이 밖에 상품 개발에서 물류에 이르기까지 회사의 모든 업무 프로세스에 대해 QVC의 지식을 전수받았다.
CJ39쇼핑은 이런 발빠르고 적극적인 ‘외지(外知) 유치’에 힘입어 다른 케이블TV 방송국들이 적자를 내고 있음에도 유일하게 95년 창립 첫해부터 계속 흑자를 내고 있다. 올해 목표는 매출액 5100억원. 반기 매출액이 목표의 절반에 못미치는 1766억7200만원을 기록하고 있긴 하지만 회사측은 하반기 매출이 급신장할 것이라며 목표 달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자신한다.
CJ39, LG 홈쇼핑 합쳐 올 610억원 순익 목표
놀라운 사실은 올해 매출 목표액 5100억원이 작년 매출액 2131억원의 배 이상 수준이라는 점. 98년부터 CJ39쇼핑을 추월한, CJ39쇼핑의 유일한 경쟁업체 LG홈쇼핑 역시 작년 매출액 3150억원보다 두 배 가까이 많은 6000억원을 올 목표액으로 잡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의 성장 추이를 살펴보면 벌어진 입을 다물기 힘들다. 두 업체의 매출액 합계는 96년 335억원을 기록한 이후 97년엔 1574억원, 98년 4143억원, 작년 5281억원 등으로 연평균 240% 성장해왔다. CJ39쇼핑 홍보실 장영석 부장은 “98년 IMF 경제위기 상황에서도 찬바람이 불었던 백화점과 달리 케이블TV 홈쇼핑은 오히려 성장을 계속했다”고 자랑했다.
당기 순익 역시 마찬가지. LG홈쇼핑의 경우 98년 처음으로 95억원의 흑자를 기록한 이후 작년 순익은 102억원이었다. 올 순익 목표는 작년보다 세배 이상 많은 330억원. CJ39쇼핑의 작년 순익은 73억원, 올해는 이보다 4배 정도 많은 28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 할 만하다.
현행법상 통신판매 유형은 크게 세가지. 카탈로그 통신판매, 케이블TV 홈쇼핑, 인터넷 홈쇼핑 등이 그것이다. 작년 기준 국내 통신판매 시장 규모는 약 2조원 정도로 추산된다. 케이블TV 홈쇼핑 사업 참여를 추진중인 금호그룹 관계자는 “통신판매 시장은 가까운 장래에 6조원대로 성장할 것”이라면서 “그 가운데서도 케이블TV 홈쇼핑 시장의 성장이 가장 빠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통신판매 시장 중 카탈로그 통신판매시장은 작년 기준으로 5000억∼6000억원 규모. 최근 급격히 늘어난 인터넷 홈쇼핑은 1500억원 안팎. 정식으로 인가받은 케이블TV 홈쇼핑 업체 두 곳의 작년 매출액 합계는 5281억원. 그러나 각 지역 중계유선방송국의 방송 시간을 사는 방법으로 여러 업체들이 홈쇼핑 방송을 하고 있는데, 이를 포함하면 케이블TV 홈쇼핑 시장은 1조6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주장이다.
시장 규모에서도 나타나듯 인터넷 홈쇼핑 시장은 아직 걸음마 단계. 케이블TV 홈쇼핑 업계에서는 “인터넷 홈쇼핑은 30∼40대가 대상인 케이블TV 홈쇼핑과 달리 이들보다 구매력이 낮은 N세대가 주로 이용하다 보니 시장 자체가 별로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한다.
‘먹성 좋은’ 우리 재벌들이 이처럼 경이적인 성장률을 보이는 케이블TV 홈쇼핑 사업을 가만히 두고 볼 수만은 없는 일. CJ39쇼핑 전략기획팀 신형재 부장은 “현재 30여 업체가 케이블TV 홈쇼핑 사업에 참여하기를 원하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업계의 관계자들은 “현대 삼성 등 국내 최고 재벌은 말할 것도 없고 일반인이 알 만한 그룹은 모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할 정도.
그러나 케이블TV 홈쇼핑 사업 참여를 준비하고 있는 한 업체 관계자는 “30개는 조금 과장된 느낌이 있다”고 지적했다. 컨소시엄을 구성할 업체들이 각각 따로 계산됐다는 것. 따라서 컨소시엄 단위로 계산하면 10여개 컨소시엄 정도가 케이블TV 홈쇼핑 사업에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는 것.
가장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는 곳은 아무래도 기존 백화점 업체. 현재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등은 기존 케이블TV홈쇼핑 시장에 대한 분석을 이미 끝내고 승인권을 쥐고 있는 방송위원회 동향을 주시하는 상태. 현대백화점 경영전략실 유재헌 차장은 “백화점 업체가 케이블TV 홈쇼핑 시장에 참여하면 백화점 입장에서는 기존 유통망을 활용할 수 있어 시너지 효과가 크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백화점의 신뢰할 만한 상품을 구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생의 효과’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백화점 업체들이 케이블TV 홈쇼핑 사업에 관심이 많은 것은 최근 들어 할인점의 공세와 백화점 업계의 경쟁 심화로 각 백화점 당 매출액이 떨어지는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 케이블TV 홈쇼핑 사업 마진율이, 21∼22% 수준인 백화점 마진율보다 높은 27∼28% 수준이라는 것도 매력 포인트. 또 투자비가 백화점의 10분의 1 수준이라는 점도 백화점 업체의 관심을 자극하는 대목이다.
케이블TV 홈쇼핑 사업은 보도-종합편성 분야 케이블TV 사업과 함께 방송위원회 승인 대상. 보도 분야의 경우 공익성을, 그리고 케이블TV 홈쇼핑의 경우 난립에 따른 소비자 피해가 우려되기 때문. 반면 오락 등 다른 케이블TV 사업은 내년부터 등록제로 바뀐다.
방송위원회 김종성 행정3부장은 “현안인 위성방송 사업자 선정 문제 때문에 케이블TV 홈쇼핑 문제는 검토도 못하고 있다”면서 “위성방송 사업자 선정이 마무리되는 대로 케이블TV 홈쇼핑 사업에 대한 시장 분석, 소비자 불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추가 사업자 선정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방송위가 내년에 두 개 정도의 케이블TV홈쇼핑 사업자를 선정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내년 말부터 본방송이 시작되는 위성방송에서도 한두 개 채널은 홈쇼핑 분야에 배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존 업체에서는 케이블TV 홈쇼핑 사업 참여 열기에 대해 꼭 손해보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 참여자가 많아지면 파이 전체가 커질 수 있다는 기대 때문. 특히 LG홈쇼핑의 경우 선도 업체라는 이점 때문에 상대적으로 느긋한 입장. 이 회사 홍보실 신형범 차장은 “올 5월 제일제당이 39쇼핑을 인수한 이후 고객 서비스나 경영 투명성, 직원 처우 등에서 기업 규모에 걸맞은 경영을 할 것으로 예상되고 이 점이 LG에 위협 요인이긴 하지만 현 상황에서 케이블TV 홈쇼핑 참여 업체가 늘게 되면 2위 업체인 CJ39쇼핑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CJ39쇼핑은 조금은 긴장하는 듯한 반응을 나타냈다. 이 회사 신형재 부장은 “CJ39쇼핑의 경우 창립 첫해부터 수익을 내긴 했지만 LG홈쇼핑은 98년부터 흑자로 전환한 상태”라면서 “기존 회사의 수익 기반이 강력하지 않은 상태에서 대기업들이 이 사업에 뛰어든다면 기존 케이블TV 홈쇼핑 시장의 질서가 붕괴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신부장은 이어 “케이블TV 홈쇼핑 사업은 복잡다단하면서도 변화무쌍한 사업인데, 참여 희망 업체들이 이런 특성이나 제대로 파악했는지 의심스럽다”고 덧붙였다.
최고의 성장 업종으로 부각되고 있는 케이블TV 홈쇼핑 사업을 둘러싼 재벌 전쟁이 이제 막 시작된 느낌이다.
내용물 일부가 빠진 채 배달되는 것에 대한 불만도 많다. “방송에서는 물통을 끼울 때 쓰는 필터를 하나 더 준다고 했는데 물건을 받아보니 사은품이랑 다 있는데 그 필터가 없다.” “방송에서는 전 구매 고객에게 배터리 1개를 추가로 지급한다고 했는데 추후 전화로 (미발송) 확인을 해야만 받을 수 있다니 황당했다.”
한국소비자보호원 사이버소비자센터 황정선 팀장은 “실제 TV 홈쇼핑에서 발생하는 소비자 피해 사례는 1%에도 못 미친다”고 지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TV홈쇼핑에서 제품을 소개할 때 교수 또는 박사 등 믿을 만한 사람을 게스트로 출연시켜 상품 특성 등을 설명하기 때문에 지나치게 과도한 믿음을 유발하는 부분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나아가 허위 과장 광고를 하는 경우마저 있다는 것. 황팀장은 “이런 점에서 소비자 불만이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지나친 상술은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TV홈쇼핑을 이용하는 주고객은 통상 20~40대 여성이다. 전체 고객 중 이들이 차지하는 비율은 70~80% 선에 이른다. 이런 이유로 인터넷 쇼핑몰이 남성 쇼핑중독자를 배출하는 반면 TV홈쇼핑은 여성, 특히 주부 중독자를 낳고 있다.
주부 조현경씨(가명·40)는 홈쇼핑 중독 증세로 인해 남편이 케이블 방송을 취소하자 이웃집을 전전하며 쇼핑에 열을 올린다. 조씨는 “하루라도 홈쇼핑 채널을 보지 않으면 초조하고 불안하다. 꼭 사야만 할 물건을 놓칠 것 같은 심정이 든다. 그래서 자꾸 텔레비전을 보게 되고, 시중 가격보다 싼 점에 혹해서 무작정 구입하게 된다”고 말한다. 그는 남편이 신용카드를 빼앗아버리자 또다시 몰래 신용카드를 발급받아 TV홈쇼핑에 나섰고, 현재 200만원 가까운 카드 빚을 지고 있다.
조씨처럼 쉽고 편리하게 물건을 구입할 수 있다는 점에 이끌려 리모컨과 전화기 버튼을 무작정 누르다가는 자신도 모르게 충동구매와 홈쇼핑 중독에 빠질 수 있다. 케이블TV 홈쇼핑 사업자나 소비자 모두 건전한 소비문화 정착을 위해 노력할 때만이 케이블TV 홈쇼핑의 지속적인 성장이 담보되는 게 아닐까.
유통이나 방송에 경험이 없었던 CJ39쇼핑이 설립 초기 세계 최대의 케이블TV 업체 QVC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이 회사에서 전수받은 업태 정의다. CJ39쇼핑은 이 밖에 상품 개발에서 물류에 이르기까지 회사의 모든 업무 프로세스에 대해 QVC의 지식을 전수받았다.
CJ39쇼핑은 이런 발빠르고 적극적인 ‘외지(外知) 유치’에 힘입어 다른 케이블TV 방송국들이 적자를 내고 있음에도 유일하게 95년 창립 첫해부터 계속 흑자를 내고 있다. 올해 목표는 매출액 5100억원. 반기 매출액이 목표의 절반에 못미치는 1766억7200만원을 기록하고 있긴 하지만 회사측은 하반기 매출이 급신장할 것이라며 목표 달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자신한다.
CJ39, LG 홈쇼핑 합쳐 올 610억원 순익 목표
놀라운 사실은 올해 매출 목표액 5100억원이 작년 매출액 2131억원의 배 이상 수준이라는 점. 98년부터 CJ39쇼핑을 추월한, CJ39쇼핑의 유일한 경쟁업체 LG홈쇼핑 역시 작년 매출액 3150억원보다 두 배 가까이 많은 6000억원을 올 목표액으로 잡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의 성장 추이를 살펴보면 벌어진 입을 다물기 힘들다. 두 업체의 매출액 합계는 96년 335억원을 기록한 이후 97년엔 1574억원, 98년 4143억원, 작년 5281억원 등으로 연평균 240% 성장해왔다. CJ39쇼핑 홍보실 장영석 부장은 “98년 IMF 경제위기 상황에서도 찬바람이 불었던 백화점과 달리 케이블TV 홈쇼핑은 오히려 성장을 계속했다”고 자랑했다.
당기 순익 역시 마찬가지. LG홈쇼핑의 경우 98년 처음으로 95억원의 흑자를 기록한 이후 작년 순익은 102억원이었다. 올 순익 목표는 작년보다 세배 이상 많은 330억원. CJ39쇼핑의 작년 순익은 73억원, 올해는 이보다 4배 정도 많은 28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 할 만하다.
현행법상 통신판매 유형은 크게 세가지. 카탈로그 통신판매, 케이블TV 홈쇼핑, 인터넷 홈쇼핑 등이 그것이다. 작년 기준 국내 통신판매 시장 규모는 약 2조원 정도로 추산된다. 케이블TV 홈쇼핑 사업 참여를 추진중인 금호그룹 관계자는 “통신판매 시장은 가까운 장래에 6조원대로 성장할 것”이라면서 “그 가운데서도 케이블TV 홈쇼핑 시장의 성장이 가장 빠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통신판매 시장 중 카탈로그 통신판매시장은 작년 기준으로 5000억∼6000억원 규모. 최근 급격히 늘어난 인터넷 홈쇼핑은 1500억원 안팎. 정식으로 인가받은 케이블TV 홈쇼핑 업체 두 곳의 작년 매출액 합계는 5281억원. 그러나 각 지역 중계유선방송국의 방송 시간을 사는 방법으로 여러 업체들이 홈쇼핑 방송을 하고 있는데, 이를 포함하면 케이블TV 홈쇼핑 시장은 1조6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주장이다.
시장 규모에서도 나타나듯 인터넷 홈쇼핑 시장은 아직 걸음마 단계. 케이블TV 홈쇼핑 업계에서는 “인터넷 홈쇼핑은 30∼40대가 대상인 케이블TV 홈쇼핑과 달리 이들보다 구매력이 낮은 N세대가 주로 이용하다 보니 시장 자체가 별로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한다.
‘먹성 좋은’ 우리 재벌들이 이처럼 경이적인 성장률을 보이는 케이블TV 홈쇼핑 사업을 가만히 두고 볼 수만은 없는 일. CJ39쇼핑 전략기획팀 신형재 부장은 “현재 30여 업체가 케이블TV 홈쇼핑 사업에 참여하기를 원하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업계의 관계자들은 “현대 삼성 등 국내 최고 재벌은 말할 것도 없고 일반인이 알 만한 그룹은 모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할 정도.
그러나 케이블TV 홈쇼핑 사업 참여를 준비하고 있는 한 업체 관계자는 “30개는 조금 과장된 느낌이 있다”고 지적했다. 컨소시엄을 구성할 업체들이 각각 따로 계산됐다는 것. 따라서 컨소시엄 단위로 계산하면 10여개 컨소시엄 정도가 케이블TV 홈쇼핑 사업에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는 것.
가장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는 곳은 아무래도 기존 백화점 업체. 현재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등은 기존 케이블TV홈쇼핑 시장에 대한 분석을 이미 끝내고 승인권을 쥐고 있는 방송위원회 동향을 주시하는 상태. 현대백화점 경영전략실 유재헌 차장은 “백화점 업체가 케이블TV 홈쇼핑 시장에 참여하면 백화점 입장에서는 기존 유통망을 활용할 수 있어 시너지 효과가 크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백화점의 신뢰할 만한 상품을 구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생의 효과’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백화점 업체들이 케이블TV 홈쇼핑 사업에 관심이 많은 것은 최근 들어 할인점의 공세와 백화점 업계의 경쟁 심화로 각 백화점 당 매출액이 떨어지는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 케이블TV 홈쇼핑 사업 마진율이, 21∼22% 수준인 백화점 마진율보다 높은 27∼28% 수준이라는 것도 매력 포인트. 또 투자비가 백화점의 10분의 1 수준이라는 점도 백화점 업체의 관심을 자극하는 대목이다.
케이블TV 홈쇼핑 사업은 보도-종합편성 분야 케이블TV 사업과 함께 방송위원회 승인 대상. 보도 분야의 경우 공익성을, 그리고 케이블TV 홈쇼핑의 경우 난립에 따른 소비자 피해가 우려되기 때문. 반면 오락 등 다른 케이블TV 사업은 내년부터 등록제로 바뀐다.
방송위원회 김종성 행정3부장은 “현안인 위성방송 사업자 선정 문제 때문에 케이블TV 홈쇼핑 문제는 검토도 못하고 있다”면서 “위성방송 사업자 선정이 마무리되는 대로 케이블TV 홈쇼핑 사업에 대한 시장 분석, 소비자 불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추가 사업자 선정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방송위가 내년에 두 개 정도의 케이블TV홈쇼핑 사업자를 선정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내년 말부터 본방송이 시작되는 위성방송에서도 한두 개 채널은 홈쇼핑 분야에 배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존 업체에서는 케이블TV 홈쇼핑 사업 참여 열기에 대해 꼭 손해보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 참여자가 많아지면 파이 전체가 커질 수 있다는 기대 때문. 특히 LG홈쇼핑의 경우 선도 업체라는 이점 때문에 상대적으로 느긋한 입장. 이 회사 홍보실 신형범 차장은 “올 5월 제일제당이 39쇼핑을 인수한 이후 고객 서비스나 경영 투명성, 직원 처우 등에서 기업 규모에 걸맞은 경영을 할 것으로 예상되고 이 점이 LG에 위협 요인이긴 하지만 현 상황에서 케이블TV 홈쇼핑 참여 업체가 늘게 되면 2위 업체인 CJ39쇼핑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CJ39쇼핑은 조금은 긴장하는 듯한 반응을 나타냈다. 이 회사 신형재 부장은 “CJ39쇼핑의 경우 창립 첫해부터 수익을 내긴 했지만 LG홈쇼핑은 98년부터 흑자로 전환한 상태”라면서 “기존 회사의 수익 기반이 강력하지 않은 상태에서 대기업들이 이 사업에 뛰어든다면 기존 케이블TV 홈쇼핑 시장의 질서가 붕괴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신부장은 이어 “케이블TV 홈쇼핑 사업은 복잡다단하면서도 변화무쌍한 사업인데, 참여 희망 업체들이 이런 특성이나 제대로 파악했는지 의심스럽다”고 덧붙였다.
최고의 성장 업종으로 부각되고 있는 케이블TV 홈쇼핑 사업을 둘러싼 재벌 전쟁이 이제 막 시작된 느낌이다.
내용물 일부가 빠진 채 배달되는 것에 대한 불만도 많다. “방송에서는 물통을 끼울 때 쓰는 필터를 하나 더 준다고 했는데 물건을 받아보니 사은품이랑 다 있는데 그 필터가 없다.” “방송에서는 전 구매 고객에게 배터리 1개를 추가로 지급한다고 했는데 추후 전화로 (미발송) 확인을 해야만 받을 수 있다니 황당했다.”
한국소비자보호원 사이버소비자센터 황정선 팀장은 “실제 TV 홈쇼핑에서 발생하는 소비자 피해 사례는 1%에도 못 미친다”고 지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TV홈쇼핑에서 제품을 소개할 때 교수 또는 박사 등 믿을 만한 사람을 게스트로 출연시켜 상품 특성 등을 설명하기 때문에 지나치게 과도한 믿음을 유발하는 부분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나아가 허위 과장 광고를 하는 경우마저 있다는 것. 황팀장은 “이런 점에서 소비자 불만이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지나친 상술은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TV홈쇼핑을 이용하는 주고객은 통상 20~40대 여성이다. 전체 고객 중 이들이 차지하는 비율은 70~80% 선에 이른다. 이런 이유로 인터넷 쇼핑몰이 남성 쇼핑중독자를 배출하는 반면 TV홈쇼핑은 여성, 특히 주부 중독자를 낳고 있다.
주부 조현경씨(가명·40)는 홈쇼핑 중독 증세로 인해 남편이 케이블 방송을 취소하자 이웃집을 전전하며 쇼핑에 열을 올린다. 조씨는 “하루라도 홈쇼핑 채널을 보지 않으면 초조하고 불안하다. 꼭 사야만 할 물건을 놓칠 것 같은 심정이 든다. 그래서 자꾸 텔레비전을 보게 되고, 시중 가격보다 싼 점에 혹해서 무작정 구입하게 된다”고 말한다. 그는 남편이 신용카드를 빼앗아버리자 또다시 몰래 신용카드를 발급받아 TV홈쇼핑에 나섰고, 현재 200만원 가까운 카드 빚을 지고 있다.
조씨처럼 쉽고 편리하게 물건을 구입할 수 있다는 점에 이끌려 리모컨과 전화기 버튼을 무작정 누르다가는 자신도 모르게 충동구매와 홈쇼핑 중독에 빠질 수 있다. 케이블TV 홈쇼핑 사업자나 소비자 모두 건전한 소비문화 정착을 위해 노력할 때만이 케이블TV 홈쇼핑의 지속적인 성장이 담보되는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