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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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호 2번은 지켜가면서 … ”

盧대통령 ‘민주세력의 코드’ 의미 부여 … 민주당 다수 참여 ‘통합적 개혁신당’ 설득력 커

  • 김기영 기자 hades@donga.com

    입력2003-05-15 13: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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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호 2번은 지켜가면서 … ”

    신당의 외곽 지원 조직인 부산개혁추진위 발족 기자회견에는 신기남(왼쪽)·정동영(오른쪽) 의원 등 민주당 신주류 핵심인사들이 대거 참여했다.

    신당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은 말을 아끼고 있다. 5월6일 노대통령은 청와대를 찾은 민주당 정대철 대표에게 “신당문제는 당에서 알아서 하라”고만 말했다.

    민주당은 창당 이후 가장 격렬한 진통기를 보내고 있다. 신당 관련 의원총회 당무회의 워크숍이 잇따라 예정돼 있는 이번 주가 민주당의 운명과 관련해 가장 중요한 한 주가 될 전망이다. 이런 민감한 시기임에도 노대통령과 청와대의 움직임은 전혀 없다. 아니, 민주당의 긴박감을 뒤로 하고 노대통령은 미국 방문으로 국내를 떠나 있다.

    하지만 정치권 주변에서는 신당에 관한 노대통령의 뜻과 구상은 이미 전달됐으며 실제 신당 논의 과정에 녹아 있다는 관측이 흘러 나오고 있다. 노대통령의 한 주변인사는 “노대통령의 신당에 대한 바람은 한마디로 다음 총선에서 ‘기호 2번’을 사수하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호 2번’은 각종 선거에서 원내 제2당에게 부여되는 기호. 하지만 노대통령은 그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고 한다. 1988년 통일민주당 공천으로 당선돼 정치인의 길에 들어선 이후 노대통령은 줄곧 기호 2번으로 선거에 나섰다. 노대통령은 기호 2번을 ‘정통 민주세력의 코드’라고 보고 있다는 것. 앞서의 관계자는 “그래서 신당을 창당하더라도 신당이 기호 2번이 되지 않는다면 곤란하다는 게 노대통령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현재 민주당 의석은 101석, 신당이 기호 2번 정당이 되려면 적어도 51석 이상이 돼야 한다. 4·24 재·보궐선거 직후 신기남, 천정배 의원으로 대표되는 ‘탈레반’들의 민주당 탈당을 전제로 하는 개혁신당론에 탄력이 붙었던 것도 잘만 하면 51석의 신당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개혁신당론은 급속히 위축됐다. 정대표와 김원기, 한화갑 의원 등 당 중진들의 반발에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이 지지율 1위 정당인 것으로 나타나면서 탈당 불사 신당론은 급속히 수그러들었다. 신당추진파 내부에서 “민주당 탈당을 전제로 한 신당론에 찬성하는 의원이 30명도 안 돼 이대로는 도저히 불가능하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호남 지키며 영남 교두보 확보 대책 골몰

    이런 분위기에서 노대통령과 코드가 통하는 한 초선의원은 최근 달라진 신당론을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전략과 전술로 나눠 설명하면 신당의 전략은 영남에서 ‘의미 있는’ 의석을 확보하는 것이다. 전술적으로는 호남민심을 잃지 않는 것이다. 둘을 어떻게 조화시킬 것이냐가 최대 관심사다. 신당론이 ‘통합적 개혁신당론’으로 돌아선 것은 신당이 추구하는 전략과 전술을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가를 고민한 결과다. ‘통합’과 ‘개혁’ 가운데 어디에 방점을 찍느냐는 의원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신당 추진세력의 의견은 민주당의 다수가 참여하는 신당으로 모아지고 있다.”

    노대통령의 한 측근 인사는 “문희상 비서실장, 유인태 정무수석, 문재인 민정수석, 정찬용 인사보좌관 등 4명이 명실상부한 정무와 인사 분야 핵심 참모들이다. 이들의 출신지를 보면 문실장이 의정부(경기), 유수석이 제천(충청), 문수석이 부산(영남), 정보좌관이 광주(호남)다. 노대통령은 이들 4인으로 측근 진용을 짤 때 지역통합의 큰 그림을 염두에 뒀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정찬용 보좌관을 인사 부문 핵심에 포진시킨 것은 그를 통해 호남의 비주류를 주류로 끌어올리려는 노대통령의 복안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적어도 현재의 호남 주류를 퇴진시키고 6대 4 정도로 비주류를 다수로 만드는 것이 그에게 부과된 미션일 것이라는 것.

    결국 영남에 교두보를 확보하고 호남의 비주류를 주류로 끌어올려 인적 개혁을 완성하는 것이 노대통령 진영의 총선 구상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기호 2번을 사수하라”는 청와대의 메시지에 근거해 민주당의 신당론은 변화무쌍하지만 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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