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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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악단을 다룰 줄 아는 지휘자

로열 콘세르트 허바우 새 수장 다니엘레 가티

  • 황장원 음악칼럼니스트 tris727@naver.com

    입력2014-10-13 10: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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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고 악단을 다룰 줄 아는 지휘자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있는 로열 콘세르트 허바우 오케스트라.

    통상 ‘세계 3대 오케스트라’라고 하면 오스트리아 빈 필하모닉(빈 필), 독일 베를린 필하모닉(베를린 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로열 콘세르트 허바우(콘세르트 허바우)를 가리킨다. 그중 빈 필과 베를린 필을 가리켜 ‘오케스트라의 양대 산맥’이라고들 하지만, 전문가나 애호가 사이에선 콘세르트 허바우를 더 쳐주는 경향도 만만찮다. 일례로 2008년 영국의 권위 있는 음악전문지 ‘그라모폰’이 업계 기자들과 평론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콘세르트 허바우가 빈 필, 베를린 필을 제치고 1위에 올라 새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근래 콘세르트 허바우(이 악단의 보금자리인 공연장 이름이기도 하다)가 이처럼 높은 평가를 받는 배경의 중심에는 상임지휘자 마리스 얀손스가 있다. 최근 두 차례 내한공연을 통해 우리나라 관객과도 부쩍 친숙해진 이 라트비아 출신 지휘자는 클라우디오 아바도와 로린 마젤이 세상을 떠난 지금 다니엘 바렌보임, 리카르도 무티, 주빈 메타 등과 더불어 ‘최고 거장’으로 각광받고 있다. 무엇보다 그는 2003년부터 독일 뮌헨의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 2004년부터 콘세르트 허바우를 거푸 맡으면서 세계 정상급 오케스트라 두 곳을 동시에 거느리며 최고전성기를 구가해왔다.

    그런데 4월 얀손스가 2014~2015시즌을 끝으로 콘세르트 허바우 상임직을 내려놓는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사실 애초부터 콘세르트 허바우에서 얀손스의 임기가 주기적으로 갱신, 연장돼왔고, 근래 들어 건강문제도 꾸준히 부각됐기에 그의 사임 소식에 놀란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과연 누가 얀손스의 뒤를 이어 콘세르트 허바우라는 중책, 최고의 지위를 거머쥐게 될 것인가 하는 점이었다. 수개월 동안 여러 후보가 거론됐고, 그중에는 헝가리 이반 피셰르, 우리나라 정명훈도 포함돼 있었다. 그리고 10월 3일 마침내 콘세르트 허바우 측은 얀손스의 후임을 발표했다.

    최고 악단을 다룰 줄 아는 지휘자

    다니엘레 가티.

    그 주인공은 다니엘레 가티(Daniele Gatti). 1961년 이탈리아 밀라노 태생으로 과거 로마의 산타 체칠리아 국립음악원 오케스트라, 영국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로열 필), 이탈리아 볼로냐 시립극장 오케스트라, 스위스 취리히 오페라 극장의 수장을 역임했고, 현재 프랑스 국립 오케스트라에서 음악감독으로 재임 중인 인물이다. 가티는 1990년대 로열 필을 이끌고 녹음한 말러 교향곡 음반으로 화제를 모으며 스타덤에 올랐고, 한때 빈 국립 오페라 극장의 음악감독 물망에 올랐을 정도로 실력과 명망을 두루 갖춘 지휘자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최고 스타들에게 쏠리는 스포트라이트에서 조금 벗어나 있었는데, 이번 일을 계기로 중심무대로 복귀하게 된 것이다.

    사실 필자는 몇 년 전부터 가티가 콘세르트 허바우를 맡았으면 하는 바람을 품어왔는데, 그것은 가티와의 다소 각별한 인연(?) 때문이다. 지금까지 필자는 빈에서 빈 필 공연을 세 번 봤는데, 공교롭게도 그때마다 지휘자가 가티였다. 그의 지휘로 들었던 브람스, 말러, 베토벤 등은 악단과 연주 홀의 훌륭함뿐 아니라 지휘자의 탁월함으로도 각인돼 있다. 최고 악단을 제대로 다룰 줄 아는 그가 앞으로 콘세르트 허바우에서 어떤 업적을 쌓아갈지 자못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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