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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4번 타자’ VS ‘국민타자’

이대호 역대 최고액 롯데 복귀… 이승엽과 대결 등 기대 만발

  • 이경호 스포츠동아 기자 rush@donga.com

    입력2017-02-03 16:3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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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엽(41)과 이대호(35). 한국 프로야구 홈런왕 계보의 주인공들이다. 이승엽은 ‘국민타자’, 이대호는 ‘조선의 4번 타자’라는 별명을 가졌다. 이승엽과 이대호는 201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서 함께 중심타자로 활약하기도 했다. 하지만 야구팬은 아무리 기억을 더듬어봐도 두 거포가 호쾌한 홈런 레이스 맞대결을 펼친 순간이 좀처럼 떠오르지 않는다.

    2001년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한 이대호는 첫 시즌 투수에서 타자로 변신해 8경기 출장에 그쳤다. 2002년 이대호가 홈런 8개를 쳤을 때 이승엽은 삼성 라이온즈의 첫 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의 주역이었다. 이듬해인 2003년 이대호는 54경기에 나서 홈런 4개에 그친 반면, 이승엽은 당시 아시아 단일리그 홈런 기록인 56개를 터뜨린 후 일본 프로야구로 진출했다.

    이대호는 이승엽이 KBO리그를 떠난 2004년 20개 홈런을 터뜨리며 본격적으로 대형 타자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2010년엔 44개를 쏘아 올리며 리그를 완벽하게 지배했다. 이대호는 2011년 시즌을 마치고 일본리그 도전을 선언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승엽은 이대호가 떠난 2012년 8년간의 일본 프로야구 생활을 마감하고 삼성에 복귀했다.

    이승엽과 이대호는 각각 좌타자와 우타자인 것처럼 KBO리그에서도 행보가 묘하게 엇갈렸다. 그런데 올해 드디어 두 홈런타자가 맞대결을 벌인다. 이승엽이 은퇴를 앞둔 마지막 시즌에 이대호가 전격적으로 롯데 복귀를 선언한 것. 이대호가 KBO리그로 돌아오면서 여러 파급 효과가 예상된다.





    4년간 150억 원 초대형 계약

    롯데는 1월 24일 이대호와 4년 총액 150억 원에 계약을 맺었다. 이대호는 그동안 미국 메이저리그 재도전, 일본 팀과 계약, 롯데 복귀 등을 놓고 고심하다 결국 고향으로 돌아오기로 했다. 계약 직후 이대호는 “미국에서 꿈을 위해 열심히 노력했고 또 꿈을 이뤘다. 롯데 자이언츠로 돌아와 팀 동료, 후배들과 함께 우승하는 것이 마지막 소원이었고 꼭 이루고 싶다. 무엇보다 해외에서 뛰는 동안에도 나를 끊임없이 응원해주던 팬들이 무척 그리웠다”고 말했다. 해외 리그에서 뛴 선수 가운데 성적이 하향곡선을 그리기 전 복귀를 선택한 것은 이대호가 처음이다. 이승엽은 37세이던 2012년 한국으로 돌아왔다. 직전 시즌 일본 오릭스 버팔로스에서 타율 0.201, 15홈런으로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기록한 후 마지막 부활에 도전하고자 한국행을 택했다. 이승엽은 KBO리그에서 과거 명성을 되찾으며 화려한 은퇴를 준비하고 있다.

    이대호는 올해 35세다. 보통 전성기가 짧다고 여겨지는 거구 내야수지만 유연한 몸을 지닌 데다 큰 부상 이력도 없다. 이대호는 2012~2015시즌 일본 오릭스, 소프트뱅크 호크스에서 2년씩 뛰며 평균 타율 0.293에 98홈런을 쳤다. 2015년 일본에서 가장 많은 31홈런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스플릿 계약의 수모를 마다하지 않고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와 마이너 계약을 맺은 후 스프링캠프에서 40인 로스터, 다시 25인 로스터 경쟁을 뚫고 풀타임 메이저리거가 됐다. 선수 처지에서는 매우 가혹한 플래툰 시스템 속에서 104경기에 출전해 14홈런, 49타점으로 가능성을 입증했다. 만약 매 경기 주전으로 출장했다면 메이저리그에서 30홈런도 가능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빅리그에서도 아직 먹히는 타자’ 이대호가 한국행을 결정한 가장 큰 이유는 메이저리그 팀이 그에게 스토브리그 기간 매력적인 제안을 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대호의 포지션인 1루는 미국에서 장타자가 가장 많은 자리다. 빅리그 팀은 확실히 검증된 슈퍼스타나 베테랑, 혹은 마이너리그에서 맹활약한 최고 유망주에게 1루 자리를 맡긴다. 지명타자는 타격 능력을 확실히 입증한 선수의 영역이다. 하지만 이대호는 아직 메이저리그에서 지명도가 떨어진다. 이 때문에 그가 원하던 ‘매일 경기를 뛸 수 있는 팀’은 없었다.



    롯데 자이언츠 팬심 자극

    일본 프로야구는 지바 롯데 마린스 등 일부 팀이 꾸준히 이대호에게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롯데 자이언츠는 ‘이대호의 가족은 2017년 부산으로 무조건 돌아온다. 이대호의 첫째 딸이 부산 유치원에 등록했다’는 정보를 입수한 후 치밀한 영입작전을 세웠다. 이윤원 단장이 직접 이대호가 개인 캠프를 차린 사이판으로 날아가 협상을 진행했다. 롯데그룹은 150억 원 투자를 승인했다.

    2016시즌 KBO리그 연봉 총액 1위 팀은 한화 이글스로 102억1000만 원이었다. 최하위는 신생 팀 kt 위즈로 40억5800만 원이었다. 물론 자유계약선수(FA) 계약금은 제외된 금액이다. 이대호는 2017년부터    4년간 150억 원을 나눠 받는다. 산술적으로 kt 선수 전체의 2016년 연봉과 이대호가 한 해 평균적으로 받는 금액에 큰 차이가 없는 어마어마한 액수다.  

    특히 이대호가 최형우(34·KIA)의 4년간 총액 100억 원을 훌쩍 뛰어넘는 사상 첫 150억 원 시대를 열며 앞으로 초특급 FA의 계약 기준도 달라질 전망이다. 특히 오승환(35·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김현수(30·볼티모어 오리올스) 등 해외파 선수가 복귀할 때도 이대호의 150억 원은 상징적인 액수로서 협상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대호의 복귀는 먼저 롯데 팬심을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최근 4년간 막대한 투자를 계속했지만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감독도 세 차례나 교체됐다. 선수단 폐쇄회로(CC)TV 감시 등 여러 악재까지 이어지면서 팬들에게 큰 실망을 안겼다. 이런 상황에서 현역 선수 가운데 부산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이대호가 들어오면 분위기가 확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구단 측은 시즌권 판매 등 마케팅 부문에서도 이대호 영입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각 방송사 역시 롯데 경기의 시청률 및 광고 판매에 기대가 크다.

    은퇴 시즌인 이승엽과 이대호의 맞대결, 그리고 최고 연봉 타자 이대호와 최형우의 자존심 대결 등 2017 KBO리그 전체에 흥행 요소가 넘친다. 롯데는 황재균(30)이 미국 샌프란스시코 자이언츠로 떠났지만 이대호가 복귀하면서 타선 전체에 파괴력이 더 커졌다. 조원우 감독은 “이대호에게 팀 캡틴을 맡기려 한다. 4번 1루수는 이대호로 고정”이라며 큰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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