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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과학의 눈으로 본 블레이드 러너 2049

인간 복제 · 첨단 AI 개발은 가능, 기후변화는 글쎄?

과학의 눈으로 본 블레이드 러너 2049

과학의 눈으로 본 블레이드 러너 2049

영화 ‘블레이드 러너 2049’의 배경으로 등장하는 지구는 인간이 살기 힘든 상태다. 지구온난화로 해수면이 상승해 바닷가에는 해수 유입을 막는 거대한 벽이 건설돼 있다.

과학의 눈으로 본 블레이드 러너 2049

영화 ‘블레이드 러너 2049’에 등장하는 홀로그램. 인간의 마음을 읽고 반응한다.

인간과 같은 지적 능력과 신체를 지닌 복제인간 ‘리플리컨트’, 그리고 그들을 추적하는 특수 경찰 ‘블레이드 러너’. 2049년 미래 사회를 배경으로 한 영화 ‘블레이드 러너 2049’의 두 주인공이다. 이 영화에는 불확실한 미래 사회에 대한 인간의 우려와 기대가 담겨 있다.



인간 닮은 인공생명체, 불가능은 아니다!

복제인간, 즉 인간을 닮은 인공생명체는 ‘블레이드 러너’ 시리즈를 비롯한 여러 SF영화나 드라마에 등장하는 단골 소재다. 영화 속 설정에 따르면 복제인간은 대기업 ‘타이렐’이 2019년 무렵 처음 만들었다. 현실의 인류가 2년 뒤 복제인간과 함께 살아갈 가능성은 거의 없다. 하지만 윤리적 문제 때문에 연구가 잘 진행되지 못할 뿐 지금도 복제인간 개발은 이론적으로 가능하다.

동물을 복제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부모 유전자를 재료로 합성하는 방식과 유전자 자체를 아예 새로 만드는 방식이다. 전자의 경우가 ‘복제양 돌리’다. 영국 연구진이 1996년 7월 돌리를 세상에 공개했고, 이는 인류가 최초로 포유류 복제에 성공한 사례로 기록됐다. 이어 98년 일본에서 복제소가, 2000년 영국에서 복제돼지가 태어났다. 지금까지 생쥐, 고양이, 토끼, 원숭이 등 20종 넘는 복제동물이 만들어졌다. 이들 복제동물은 각종 질환을 앓다 길어야 6년 안에 생을 마감했으나 인간 복제의 가능성은 확인된 셈이다.

인공생명체를 만드는 또 다른 방식은 유전체(게놈) 자체를 합성하는 것이다. 아데닌(A), 구아닌(G), 티민(T), 시토신(C) 등  4종류의 염기를 합성해 DNA를 구성하고 이를 이어 붙여 생명체를 만드는 것. 약 10년 전부터 기초적인 진핵생물 ‘효모’를 대상으로 이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올해 3월 ‘효모 합성유전체 프로젝트’(Sc2.0) 연구진은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효모의 16개 유전체 가운데 6개를 인공적으로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기존 자연효모와 유전 정보가 동일하지는 않지만 기능적으로 같은 유전체를 만든 것이다.

게다가 인공적으로 합성한 6개 유전체를 기존 효모 유전체와 치환하는 실험을 한 결과 양쪽의 기능적 차이도 나타나지 않았다. 인공효모가 마치 자연효모처럼 증식하는 등 생명 현상을 이어나갔다는 의미다. 연구진은 이 연구 과정에서 10개의 남은 염색체를 합성할 수 있는 일종의 ‘레시피’도 모두 발견했다. 이에 따라 2년 내 완전한 인공생명체를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합성생물학 분야 전문가인 최인걸 고려대 생명공학과 교수는 “Sc2.0 연구진의 연구를 통해 진핵세포 유전체를 인간이 만들어낼 수 있는 가능성이 확인됐다”며 “이 연구는 향후 진행될 ‘인간 유전체 합성 프로젝트’에 참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간 감정 파악하는, 초대형 인공지능 홀로그램

과학의 눈으로 본 블레이드 러너 2049

세계 최초 복제 포유류인 ‘돌리’는 1996년 7월 5일 영국에서 태어났다(왼쪽). 놀라는 표정을 짓고 있는 로봇 ‘에버’.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 개발한 로봇이다.[사진 제공 · 영국 에든버러대 로슬린연구소,권예슬 동아사이언스 기자]

‘블레이드 러너 2049’에서 눈에 띄는 또 하나의 기술은 빌딩만 한 크기의 초대형 홀로그램 광고판이다. 이 광고판은 지나가는 사람의 심리 상태를 파악하고, 이를 고려해 맞춤형 대화를 걸어온다. 이런 기술은 과연 현실화될까.

홀로그램 기술은 현재 큰 발전을 이뤄 케이팝(K-pop) 가수의 공연 등에 널리 활용된다. 가수 싸이가 이미 홀로그램 콘서트를 펼쳤으며, 고인이 된 마이클 잭슨 역시 실감 나는 홀로그램을 통해 관객에게 가까이 다가선 일이 있다.

또 인공지능(AI)이 사람의 표정만 보고 감정을 읽어내 적절한 행동을 하는 기술도 세상에 나와 있다. 미국 인공지능 회사 ‘어펙티바’는 사람 얼굴에 드러나는 수백만 개 표정을 카메라에 담은 뒤 이들의 감정을 범주화한 ‘표정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 이를 인공지능에게 학습시켜 인공지능이 사람의 감정을 유추할 수 있게 만들었다. 이 기술은 여러 분야에 활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코카콜라’는 광고를 본 소비자의 표정을 바탕으로 광고를 평가하는 기술을, ‘월트 디즈니’는 영화를 보는 관객의 표정을 살펴 흥행을 미리 점치는 기술을 각각 도입했다.

심지어 사람에게 표정 짓는 법을 배워 더 인간다워진 로봇도 개발됐다. 키 175cm, 몸무게 50kg의 늘씬한 미녀 로봇 ‘에버(Eve-R)’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생기연)이 개발한 이 로봇은 실리콘으로 만든 부드러운 피부까지 사람과 꼭 닮았다. 에버는 어깨를 으쓱이고, 눈을 크게 떠 놀라움을 표현하며, 얼굴을 찡그려 역겨움을 드러내기도 한다. 이동욱 생기연 로봇그룹장은 “사람은 타인의 미세한 표정 변화까지 알아차릴 수 있도록 진화해왔기 때문에 사람과 똑같이 생긴 로봇이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이 다르면 혐오스러움을 느낀다”며 “새로 개발한 AI 시스템은 로봇에게 사람과 무리 없이 융화할 수 있는 표정을 부여한다”고 설명했다.  



유사한 듯 다른, 영화와 실제 2049년의 모습

이번엔 영화가 그리는 미래 지구환경을 살펴보자. 영화 속 지구는 폐허 상태다.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해수면이 급격히 상승했고, 이로 인해 바닷물을 막는 거대한 벽이 건설됐다. 미국 로스앤젤레스는 질병이 만연한 도시가 됐으며 신선한 음식은 더는 찾아보기 힘들다. 살 만한 사람은 모두 외계 식민지로 떠났고 지구에 남은 건 식민지에 갈 수 없는 이들뿐이다. 항상 눈이나 비가 내리는 2049년 지구에서 버티고자 주인공은 목 위까지 올라오는 니트와 모피로 된 롱코트를 입고 다닌다.

실제로 과학자들은 2050년 무렵 가장 걱정해야 할 것으로 ‘물’을 꼽는다. 2013년 발간된 학술지 ‘네이처 기후변화’에는 2050년이 되면 지구 해수면이 현재보다 20cm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실렸다. 1901년부터 2010년까지 해수면이 17~21cm 높아진 것을 감안하면 무척 빠른 속도다. 이 논문은 또 세계 136개 해안도시가 현재 같은 홍수 방비 수준에 머물 경우 2050년 홍수 피해 규모가 1조 달러(약 1132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2050년쯤 세계 인구는 지금보다 20억 명 남짓 늘어나 90억 명을 웃돌게 된다. 과학자들은 기후변화로 식물 다양성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90억 명에게 신선한 음식을 공급하는 일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2015년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90억 인류를 먹여살리려면 곡물 생산량이 지금보다 103% 늘어나야 한다.

하지만 ‘추위’를 배경으로 삼은 영화와 달리 실제 2050년 무렵 지구는 지금보다 더 더워질 듯하다. 세계적으로 평균기온이 2도가량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여름이 점점 길어지고 겨울은 짧아져 한국이 현재 일본 오키나와 같은 아열대기후권에 속하게 될 것이란 예측이 있다.




입력 2017-10-24 09:10:02

  • 권예슬 동아사이언스 기자 ysk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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