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한 지 보름도 지나지 않아 송자 교육부 장관의 삼성전자 주식 특혜의혹이 불거져 나오더니 이제 ‘표절시비’라는 최악의 상황까지 벌어지고 말았다. ‘표절시비’의 도마에 오른 송자 장관의 저서 ‘관리경제학’은 미국의 마크 허시(Mark Hirshey)와 제임스 패퍼스(James L. Pappas)가 쓰고 드라이든 출판사(The Dryden Press)가 펴낸 ‘Managerial Economics’를 번역 편집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사실은 이 책의 번역본을 찾던 한 연구자에 의해 우연히 발견된 것으로, 공교롭게도 삼성전자 주식 특혜의혹과 맞물려 일파만파의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삼성전자 사외이사로 재직하면서 시세차익을 통해 16억원을 벌어들인 것이 문제가 돼 이미 시민단체와 교육운동단체로부터 사퇴압력을 받고 있는 송장관에게 ‘표절시비’를 들먹여 또다시 사퇴를 요구할 생각은 없다. 다만 결식아동이 16만명을 넘어선 상황에서 자기 돈 한푼 투자하지 않고 16억원을 번 사람이 꼭 교육부 장관이어야 하는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송장관의 도덕성 시비는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92년 무국적(84년 미국 국적을 포기했으나 한국 국적을 취득하지 않았고, 이중국적 시비가 일자 93년 비로소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 상태에서 대학의 총장이 됐고, 자녀들은 여전히 이중국적을 가진 채 살고 있다는 것은 오래 전부터 논란이 됐다. 그러나 청와대는 “이중국적 문제는 이미 연세대 총장시절 해명됐고 미국에서 태어나기만 해도 시민권자가 되는데 세계화시대에 가족이 미국 시민권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문제삼을 수는 없다”며 송장관을 감쌌다. 그렇다면 이번 주식 특혜사건과 표절시비에 대해서도 “관례상 있을 수 있는 일”이라며 그냥 넘어갈 것인가.
문제는 정부다. 애초에 잘못된 교육부 장관의 임명이 얼마나 우리 교육을 망가뜨렸는지 지난 2년 반을 돌아보고 반성해야 한다. 국민의 정부 출범 이후 벌써 4명의 장관이 교체됐고, 그나마 네번째 장관은 업무파악도 끝나기 전에 낙마 위기에 처해 있다.
잦은 장관 교체와 일관성 없는 정책이 남긴 결과는 무엇인가. 국민의 정부 전반기에 대한 평가를 보면 교육은 정치와 함께 낙제점을 받았다. 국민의 정부 대선공약은 교육예산 GNP 6% 달성, 의무교육 확대, 아래로부터의 교육개혁 등을 내용으로 했다. 하지만 교육재정은 문민정부 때보다 오히려 축소됐고(1998년 GNP 4.8%, 2000년 4.2%), 무리하게 관철된 정년단축의 후유증으로 교원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교육주체를 수요자와 공급자로 양분하는 시장경제의 논리로 교사와 학생-학부모 간의 갈등이 심화되면서 학교현장은 초유의 위기상황에 봉착해 있다.
이런 상황을 거울삼아 정부는 8·7 개각에서 좀더 신중한 인선을 했어야 한다. 더욱이 정부는 21세기를 지식기반사회로 규정하고 이를 위한 인적자원개발을 총괄하기 위해 교육부총리제 신설을 추진 중이지 않았는가. 강력한 권한을 쥐게 될 교육부총리는 현재의 교육위기를 극복할 비전으로 ‘공교육의 내실화’에 대한 신념을 가진 인물을 발탁했어야 했다. 그러나 실망스럽게도 교육을 시장경제 논리로만 바라보고 그 논리를 누구보다 앞장서 실천해온 장관이 임명되는 순간부터 교육계는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이번 사태가 정부의 교육 정책 기조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의 계기가 돼, 공교육의 내실화를 통한 교육위기 극복을 정책기조로 설정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아직도 미완의 과제로 남아 있는 교사, 학부모, 학생회의 법제화 등 교육민주화 문제와 최소한의 먹을 물과 냉난방 시설이라도 갖추기 위한 교육환경 개선, 과밀학급과 과대학교 해소 등 현실적인 문제 해결 없이 지식기반사회를 운운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기만일 뿐이다. 이같은 난제들을 송자 장관이 해결할 수 있겠는가. 송장관의 현명한 결단을 기대한다.
삼성전자 사외이사로 재직하면서 시세차익을 통해 16억원을 벌어들인 것이 문제가 돼 이미 시민단체와 교육운동단체로부터 사퇴압력을 받고 있는 송장관에게 ‘표절시비’를 들먹여 또다시 사퇴를 요구할 생각은 없다. 다만 결식아동이 16만명을 넘어선 상황에서 자기 돈 한푼 투자하지 않고 16억원을 번 사람이 꼭 교육부 장관이어야 하는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송장관의 도덕성 시비는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92년 무국적(84년 미국 국적을 포기했으나 한국 국적을 취득하지 않았고, 이중국적 시비가 일자 93년 비로소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 상태에서 대학의 총장이 됐고, 자녀들은 여전히 이중국적을 가진 채 살고 있다는 것은 오래 전부터 논란이 됐다. 그러나 청와대는 “이중국적 문제는 이미 연세대 총장시절 해명됐고 미국에서 태어나기만 해도 시민권자가 되는데 세계화시대에 가족이 미국 시민권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문제삼을 수는 없다”며 송장관을 감쌌다. 그렇다면 이번 주식 특혜사건과 표절시비에 대해서도 “관례상 있을 수 있는 일”이라며 그냥 넘어갈 것인가.
문제는 정부다. 애초에 잘못된 교육부 장관의 임명이 얼마나 우리 교육을 망가뜨렸는지 지난 2년 반을 돌아보고 반성해야 한다. 국민의 정부 출범 이후 벌써 4명의 장관이 교체됐고, 그나마 네번째 장관은 업무파악도 끝나기 전에 낙마 위기에 처해 있다.
잦은 장관 교체와 일관성 없는 정책이 남긴 결과는 무엇인가. 국민의 정부 전반기에 대한 평가를 보면 교육은 정치와 함께 낙제점을 받았다. 국민의 정부 대선공약은 교육예산 GNP 6% 달성, 의무교육 확대, 아래로부터의 교육개혁 등을 내용으로 했다. 하지만 교육재정은 문민정부 때보다 오히려 축소됐고(1998년 GNP 4.8%, 2000년 4.2%), 무리하게 관철된 정년단축의 후유증으로 교원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교육주체를 수요자와 공급자로 양분하는 시장경제의 논리로 교사와 학생-학부모 간의 갈등이 심화되면서 학교현장은 초유의 위기상황에 봉착해 있다.
이런 상황을 거울삼아 정부는 8·7 개각에서 좀더 신중한 인선을 했어야 한다. 더욱이 정부는 21세기를 지식기반사회로 규정하고 이를 위한 인적자원개발을 총괄하기 위해 교육부총리제 신설을 추진 중이지 않았는가. 강력한 권한을 쥐게 될 교육부총리는 현재의 교육위기를 극복할 비전으로 ‘공교육의 내실화’에 대한 신념을 가진 인물을 발탁했어야 했다. 그러나 실망스럽게도 교육을 시장경제 논리로만 바라보고 그 논리를 누구보다 앞장서 실천해온 장관이 임명되는 순간부터 교육계는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이번 사태가 정부의 교육 정책 기조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의 계기가 돼, 공교육의 내실화를 통한 교육위기 극복을 정책기조로 설정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아직도 미완의 과제로 남아 있는 교사, 학부모, 학생회의 법제화 등 교육민주화 문제와 최소한의 먹을 물과 냉난방 시설이라도 갖추기 위한 교육환경 개선, 과밀학급과 과대학교 해소 등 현실적인 문제 해결 없이 지식기반사회를 운운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기만일 뿐이다. 이같은 난제들을 송자 장관이 해결할 수 있겠는가. 송장관의 현명한 결단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