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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개 편한 세상, 활짝 열린다

펫빌리지에 멍트럴파크, 슬개골 보호 바닥재와 펫도어는 기본

개 편한 세상, 활짝 열린다

박지현 달앤스타일 대표의 집 거실. 반려견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게 창문 밑에 ‘개집’ 같은 아늑한 공간을 마련했다. [사진 제공 · 박지현]

박지현 달앤스타일 대표의 집 거실. 반려견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게 창문 밑에 ‘개집’ 같은 아늑한 공간을 마련했다. [사진 제공 · 박지현]

#유명 인사의 집을 고쳐주는 인테리어 디자이너인 박지현 ‘달앤스타일’ 대표는 스탠더드푸들 두 마리를 키우는 ‘열혈 개엄마’로 알려져 있다. 2년 전 직접 단독주택을 지을 때도 두 마리 반려견을 위해 많은 배려를 했다. 박 대표는 “푸들 이름이 미셸과 샬롯인데, 딸과 같은 존재들”이라며 “집을 지을 때도 ‘아이들’의 행복과 안전을 많이 고려했다”고 강조했다. 반려견들이 주로 머무는 1층 바닥과 지하 공간에는 마이크로 토핑 바닥재를 시공했다. 친환경 소재고 미끄럼이 덜해 아이들의 관절에 부담이 없기 때문이다. 방수 기능이 있어 소변을 흘리더라도 관리가 쉽다. 그는 “아늑한 공간을 좋아하는 개들의 습성을 고려해 1층 창문 밑에는 ‘개집’ 같은 공간을 따로 마련했다”며 “틈날 때마다 그곳에 앉아 쉬고 있는 모습을 보면 흐뭇하다”고 설명했다. 현관문 밖에는 반려견들이 산책 후 발을 씻고 들어올 수 있도록 수도시설을 설치해놓았다. 현관에는 중문, 실내 계단 입구에는 문을 달아 갑자기 뛰어나가는 미연의 사고까지 방지했다. 더위를 많이 타는 아이들을 위해 외출 시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에어컨을 컨트롤할 수 있는 장치도 설치했다. 


박지현 대표는 실내 계단 입구에도 문을 달아 반려견들이 갑자기 뛰쳐나가지 않도록 신경 썼다. [사진 제공 · 박지현]

박지현 대표는 실내 계단 입구에도 문을 달아 반려견들이 갑자기 뛰쳐나가지 않도록 신경 썼다. [사진 제공 · 박지현]

반려동물 양육 인구 1000만 명 시대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의 ‘2018 반려동물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가구 가운데 25.1%가 반려동물을 기르고 있다. 이 중 개를 기르는 가구가 75.3%이다. 반려동물 양육 가구의 85.6%는 ‘반려동물은 가족의 일원’이라는 말에 동의했다.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펫팸(Pet+Family)족이 많아지면서 주변 눈치 보지 않고 반려동물과 공생할 수 있는 주거공간에 대한 니즈 역시 증가하고 있다. 특히 개의 경우 짖는 소리 등 각종 소음 문제로 이웃과 다투는 일이 잦고, 민원 대상이 되곤 한다. 옆집과 갈등의 골이 깊어져 이사까지 고민하는 사례도 종종 있다. 이런 배경에서 반려견 동반 가구를 위한 주택 공급이 늘고 있다. 현재 살고 있는 집의 인테리어 공사까지 감행하기도 한다.


전원주택·빌라·오피스텔…다양해지는 펫주택

반려견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반려동물 전용 전원주택. [사진 제공 · 반려견주택연구소]

반려견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반려동물 전용 전원주택. [사진 제공 · 반려견주택연구소]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주거 공간은 보통 ‘개빌라’ ‘펫빌라’ ‘애견하우스’ ‘펫주택’으로 불린다. 사람과 반려동물의 공생 주택이 알려지기 시작한 건 2016년부터다. 반려동물 주택 개념을 도입한 박준영 ‘반려견주택연구소’ 대표는 “펫주택은 반려동물 문화가 발달한 일본에서 오래전부터 있었던 주택 개념”이라고 말했다. 그는 “6년 전 일본 출장길에 처음 접한 뒤 반려동물과 반려인 모두에게 행복한 주거 대안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퍼즐주택의 펫도어. [사진 제공 · 퍼즐주택]

퍼즐주택의 펫도어. [사진 제공 · 퍼즐주택]

반려동물 공생 주택은 2016년 경기 용인시에 반려견 전원주택이 생긴 것을 시작으로 전원주택부터 빌라, 오피스텔까지 형태가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반려견주택연구소에서 지난해 조성한 경기 남양주시 ‘에르고펫’과 2017년에 분양한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 ‘펫빌라’, 삼후종합건설에서 조성한 서울 노원구 공릉동 ‘퍼즐주택’ 등이 그 사례다. 에르고펫 전원주택의 경우 대지 363~660㎡, 주거 공간은 105.6~148.5㎡이며 분양가는 5억~6억 원 수준이다. 빌라는 실평형 기준으로 52.8~79.2㎡이며, 펫빌라 분양가는 2억~3억 원대고, 2년 전세 후 매매 가능한 공릉동 퍼즐주택 전세가는 2억 원 중후반대다. 올해 11월 공사가 완료되는 서울 광진구 중곡동 ‘퍼즐주택’은 실거주 면적 42.9~102.3㎡의 5가지 타입으로 평형이 좀 더 다양해졌다. 


반려동물 공생 주택은 개와 고양이를 배려한 시설로 가득하다. [사진 제공 · 반려견주택연구소]

반려동물 공생 주택은 개와 고양이를 배려한 시설로 가득하다. [사진 제공 · 반려견주택연구소]

반려동물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왼쪽). 캣타워와 책장을 결합한 벽면 인테리어.

반려동물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왼쪽). 캣타워와 책장을 결합한 벽면 인테리어.

이런 곳들은 흡사 반려동물 동호인 주택 같은 성격을 띤다. 우선 개와 고양이 같은 반려동물을 위한 인테리어와 시설이 눈에 띈다. 예를 들어 집 안 바닥은 반려견에게 흔한 질병인 슬개골 탈구를 방지하고자 미끄럼 방지 코팅이 돼 있다. 차음 효과가 있는 현관문과 중문도 설치하고, 화장실문이나 방문에는 ‘펫도어’를 설치해 반려동물이 이동하기 편하도록 배려했다. 산책 후 발을 씻길 수 있는 세족장도 마련돼 있다. 이외에 반려견은 사람을 올려다보기 때문에 눈에 조명이 직접 노출되면 백내장이 오기 쉬운데, 반려견의 눈을 보호하기 위한 조명도 시공했다. 실내 곳곳에는 반려동물 용품을 수납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반려동물 냄새 제거와 건강관리에 필수적인 환기 설비도 신경 써 공사하는 게 일반적이다. 퍼즐주택 관계자는 “옥상에 반려견 산책을 위한 공간을 조성했는데 입주자들의 반응이 좋다”며 “강아지 소음 방지를 위해 중문은 물론, 기밀성과 방음성이 우수한 창호를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반려동물을 배려한 주택가에서는 펫 커뮤니티가 형성되기도 한다. 이를 통해 정보 공유는 물론, 여행이나 외출 시 서로 돌봐주는 품앗이도 한다. 


태영건설의 ‘서면데시앙스튜디오’에 마련될 멍트럴파크. [사진 제공 · 태영건설]

태영건설의 ‘서면데시앙스튜디오’에 마련될 멍트럴파크. [사진 제공 · 태영건설]

최근 분양이나 입주를 앞둔 오피스텔 역시 펫 프렌들리 시설을 갖추고 있는 곳이 많다. 2022년 4월 입주를 앞둔 태영건설의 ‘서면데시앙스튜디오’(부산 부산진구 부전동)는 옥상에 반려동물 전용공원인 ‘멍트럴파크’를 제공할 예정이다. 2020년 5월 입주하는 동광건설의 ‘수원 호매실 동광뷰엘’(수원 권선구 금곡동) 역시 옥상에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놀이터가 조성된다. 반려견주택연구소는 아예 건물 전 가구가 반려견과 함께 거주할 수 있도록 ‘펫 오피스텔’을 기획했다. 서울 동작구 사당동에 3가지 룸 스타일의 86가구를 조성 중이다.


‘무늬만 펫주택’ 주의보!

 반려동물을 위해 집 공사를 할 때는 반려동물 특성에 해박한 인테리어 업자를 찾는 것이 좋다. [사진 제공 · 박지현]

반려동물을 위해 집 공사를 할 때는 반려동물 특성에 해박한 인테리어 업자를 찾는 것이 좋다. [사진 제공 · 박지현]

반려동물 공생 주택이 관심을 모으면서 부작용도 생겨나고 있다. 분양에 어려움을 겪는 신생 빌라나 전원주택 단지에서 별도의 시설을 갖추지 않았음에도 ‘펫주택’이라며 과장 광고하는 경우가 있는 것. 박준영 대표는 “분양업자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지 마라”며 “반려견을 위한 기본 시설이 얼마나 잘 갖춰졌는지 직접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고 충고했다. 

확인해야 할 가장 기본 사항은 실내 바닥의 미끄럼 방지 코팅 여부다. 개나 고양이는 집에 있는 시간이 대부분이라 실내 공기질도 중요하다. 배설물로 인한 냄새와 털 날림 역시 문제. 환기 시설에 신경 썼는지 여부도 살펴봐야 한다. 또한 소음 문제 해결을 위한 중문과 차음 시공도 체크 포인트다. 

반려동물을 위해 현재 살고 있는 집을 공사하고 싶다면 반려동물의 특성에 해박한 인테리어 업자를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 인테리어 디자이너 박지현 씨는 “미끄럼 방지 바닥재만 해도 종류와 가격이 천차만별”이라며 “집에 시공할 제품을 선택할 때는 반려동물의 성향에 맞춰야 실패 확률이 적다”고 말했다.






주간동아 2019.08.02 1200호 (p38~41)

  • 강현숙 기자 life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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