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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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 안방으로 역사 초대

디지털 자료 바다에서 조상의 숨결 보물 찾기

  • 황일도 기자 shamora@donga.com

    입력2014-09-01 09: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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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릭! 안방으로 역사 초대
    당신은 궁금합니다. 영화를 볼 때나 TV를 볼 때나 소설을 읽을 때나, 문득문득 역사 속 주인공의 실제 삶이 어땠을지 알고 싶어집니다. 삼봉 정도전은 개국을 축하하는 연회장에서 진짜로 춤을 췄을까요. 이순신 장군의 아들은 전쟁이 끝난 후에도 살아남았을까요. 당나라를 사로잡았다는 문장가 최치원의 글은 과연 얼마나 멋졌을까요. 갑자기 닥친 임오군란 앞에서 혼란에 빠진 조선 조정 대신들은 무슨 이야기를 나눴을까요.

    그러나 당신은 이내 포기하고 맙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올라온 백과사전 정보는 빈약하기 짝이 없고, 학술논문을 뒤져 읽는 것은 평범한 생활인에게는 벅찬 일입니다. 박물관에 있을 사료를 만나러 가는 일은 언감생심(焉敢生心), 어설픈 한자 실력으로 당시 자료를 읽는다는 건 상상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생각보다 가까운 ‘조선왕조실록’

    그렇지만 답은 생각보다 훨씬 가까이에 있습니다. ‘조선왕조실록’이나 ‘승정원일기’ 같은 공식사료는 물론, ‘목민심서’나 ‘계원필경’처럼 우리가 교과서에서 이름만 간신히 외웠던 역사 속 거인들의 책, 일제강점기 경성의 그로테스크한 일상을 담은 잡지 기사까지, 무궁무진한 자료가 인터넷에서 당신의 클릭만 기다리고 있으니까요. 그뿐 아닙니다. 성실한 한국학 연구자들과 정부의 예산 지원이 만나 십여 년 세월 동안 이들 자료를 꾸준히 한글로 번역해 디지털 자료로 만들어놓았습니다.

    필요한 것은 각 웹사이트 검색창에 궁금한 사람과 사건을 자판으로 쳐 넣는 일뿐입니다. 당신 눈앞에는 이제 신세계가 펼쳐집니다. PC(개인용 컴퓨터)로 떠나는 시간여행, 그 속에서 당신은 역사 인물들과 대화를 나누기 시작합니다. 수백 개 가문의 혈연과 과거급제자, 주요 인물을 정리해둔 옛날 족보의 가계도 속에서 흡사 당신의 전생처럼 느껴지는 조상의 숨은 비화를 알게 될지도 모릅니다. 마침 다가온 명절, 아이들과 함께한다면 훨씬 즐거운 ‘뿌리 찾기’가 될 듯도 합니다.



    그러고 보니 최근 몇 년 사이 조선왕조나 일제강점기를 다룬 책과 영화, 드라마가 눈에 띄게 늘어난 게 다른 이유가 아니었습니다. 많은 작가와 감독이 손쉽게 역사를 검색하고 이야깃거리를 찾아낼 수 있게 된 덕분입니다. 정유역변으로 불리는 정조 시해 음모를 영화 ‘역린’으로 엮어낸 이재규 감독, “숨겨야 할 일들은 조보에 내지 말라고 전교하다”라는 ‘광해군일기’ 속 한 줄 기록에서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를 빚어낸 추창민 감독이 바로 그들입니다.

    당대 기록과 만나는 즐거움

    당신이라고 불가능할 리 없습니다. 클릭 클릭을 이어가며 디지털 역사의 바다에서 헤엄치는 동안 아무도 주목하지 못했던 엄청난 스토리를 찾아낼 수도 있을지 모르지요. 말로만 들었던 왕실 의궤의 화려한 색채가 관객 눈을 사로잡을 이야기의 배경이 돼줄 수도 있습니다. 수많은 고지도 그림파일을 들여다보며 주인공이 누볐을 저잣거리와 산, 들, 강을 상상할 수도 있겠지요.

    당신은 궁금합니다. 그리고 더는 포기하지 않습니다. 궁금한 것은 무엇이든 역사 속 바로 그 사람이 당신에게 알려드립니다. 과연 살기 좋은 21세기입니다. ‘앎’을 좇는 것만으로도 인생이 즐거워지는 디지털 세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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