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유일의 출판문화 클러스터인 경기 파주시 출판도시에서 ‘책으로 소통하는 아시아’라는 슬로건 아래 9월 15~23일 ‘파주북소리 2012’를 개최한다. 올해 두 번째로 열리는 이번 행사에선 책의 가치를 알리는 전시, 강연, 공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 130여 개를 마련했다.
파주북소리에는 ‘아시아 최대’라는 타이틀에 걸맞은 대규모 특별전이 여럿 마련됐다. 그 가운데 다른 나라 책 축제에선 결코 볼 수 없는 ‘한글 나들이 569’가 특히 눈에 띈다. 한글 창제 569년(1443년 한글 창제)을 맞아 한글의 의미와 소중함을 되짚어보려 파주북소리 조직위원회가 준비한 야심작이다. 이번 전시에는 선조들이 일상에서 사용했던 버선본, 부적과 분판, 담뱃대 등 한글이 기록된 다양한 생활용품을 전시한다.
국립중앙도서관이 소장한 희귀 잡지를 공개하는 ‘추억의 그 잡지’ 특별전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개화기부터 현재까지 한국 잡지의 발자취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기회다. 1900년대 이후부터 해방 전후기까지 간행된 주간 및 월간지, 문예지 등의 창간호와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잡지인 ‘소년’(1908년 창간)도 만나볼 수 있다.
‘파주북소리 2011’에 열렸던 아시아 문자전과 책과 함께하는 음악여행. 9월 15일 파주북소리 개막일에 강연 예정인 프랑스 석학 기 소르망 교수(왼쪽부터).
파주북소리에서는 국내외 석학을 직접 만나 그들의 강연을 듣는 재미도 쏠쏠할 것으로 보인다. 역사, 출판, 문화 등 각 분야 전문가와 문인, 석학이 참여하는 다채로운 강연을 준비했기 때문이다. 프랑스 석학 기 소르망 교수(68·프랑스 국립행정학교)는 파주북소리 개막일인 9월 15일에 신간 ‘어느 낙관론자의 일기(Dairy of an Optimist)’를 들고 찾아와 ‘한류문화의 세계화 전략’에 대해 강연할 예정이다. 프랑스의 대표적 지한파 작가이자 2008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장마리 귀스타브 르 클레지오는 9월 17일 독자들에게 자신의 삶과 문학 세계를 들려준다.
외국 석학뿐 아니라 국내의 지성도 대거 파주북소리에서 강연한다.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가 9월 22일 새 책 ‘변방을 찾아서’를 주제로, 같은 날 권영민 서울대 교수도 ‘문학과 창조적 상상력 : 이상의 경우’를 주제로 독자와 만난다. 도정일 경희대 명예교수는 23일 ‘무엇을 위하여 북을 울리나 :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를 주제로 독자들과 인문학적 가치를 공유하는 소통의 시간을 갖는다. 일생에 한 번 볼까 말까 한 석학들의 강연은 모두 무료로 들을 수 있다. 단 파주북소리 2012 공식 홈페이지(www.pajubooksori.org)에서 미리 신청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