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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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란티어, 엔비디아 바통 넘겨받아 AI 시장 선도주로 급부상

트럼프·딥시크 수혜… 사상 최고치 경신하며 연초 대비 47%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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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한경 기자

    hklee9@donga.com

    입력2025-02-18 09: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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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상장한 팔란티어는 최근 주가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GettyImages]

    2020년 상장한 팔란티어는 최근 주가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GettyImages]

    미국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기업 팔란티어 주가가 2월 4일(이하 현지 시간) 처음으로 주당 100달러를 넘어선 이후 연일 고공 행진하고 있다(그래프 참조). 12일 주가는 종가 기준 117.39달러로 시가총액만 2674억 달러(약 387조1400억 원)에 이른다. 이는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전 세계 기업 중 14위에 해당한다.

    ‌지난해 뛰어난 성과를 거두며 주가가 340% 급등해 미국 S&P500 지수와 나스닥100 지수에 편입된 팔란티어가 올해 들어서도 상승세를 이어가는 것은 실적 호조 영향이 크다. 팔란티어는 2월 3일 장 마감 이후 지난해 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한 8억2800만 달러(약 1조2000억 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평균 예상치인 7억7590만 달러(약 1조1200억 원)를 넘어서는 실적이다. 주당순이익(EPS)도 시장 예상치 0.11달러를 웃도는 0.14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주가 340% 급등

    팔란티어는 AI 소프트웨어 수요 급증이 매출 증가의 배경이라고 설명하면서 올해 전망도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제시했다. 회사는 이번 1분기 매출이 8억5000만 달러(약 1조2300억 원), 올해 전체 매출이 37억5000만 달러(약 5조 4300억 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1분기와 연매출 시장 예상치는 각각 7억9900만 달러(약 1조1600억 원), 35억2000만 달러(약 5조 원)였다. 이에 시장은 다음 날 전 거래일 대비 주가 24% 폭등, 사상 최초 100달러 돌파로 반응했다.

    공동 창업자 중 한 명인 억만장자 피터 틸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을 도운 ‘페이팔 마피아’ 일원으로 알려지면서 트럼프 수혜주로도 꼽히는 팔란티어는 AI를 활용해 데이터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다. 그동안 미국 국방부, 중앙정보국(CIA), 연방수사국(FBI) 등 미국 정부 기관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제공해 방산 업체로 분류되기도 했지만 최근 민간 부문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미국 정부 부문 매출이 45% 증가했으며, 미국 민간 부문 매출은 64% 급증했다. 앨릭스 카프 팔란티어 최고경영자(CEO)는 콘퍼런스 콜에서 “현재 회사의 성장 모멘텀은 전례 없는 수준이며 우리는 수십 년에 걸쳐 펼쳐질 혁명의 초기 단계에 있다”고 설명했다.

    실적 발표 후 글로벌 투자은행(IB)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팔란티어를 “AI 부가가치 창출자”로 명명하고 목표가를 종전 90달러에서 125달러로 상향하며 ‘매수’ 의견을 냈다. 모건스탠리도 팔란티어의 투자등급을 ‘비중 축소’에서 ‘비중 확대’로, 목표가를 60달러에서 95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월가의 대표 낙관론자인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 증권 애널리스트는 팔란티어 목표가를 90달러에서 120달러로 상향 조정하면서 “팔란티어는 AI 혁명을 실제 적용 단계로 이끄는 데 앞장서고 있고 그들의 AI 솔루션 경쟁력은 독보적”이라고 평가했다.

    팔란티어 비중 늘린 국민연금

    국내 전문가들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주가수익비율(PER)이 600배를 넘어 밸류에이션 부담이 크다는 지적도 나오지만, 소프트웨어 기업 중에서도 매출의 상당 부분이 AI에서 발생하고 실적 전망도 밝아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이동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팔란티어는 AI 혁명이 초기 단계에 불과하고 팔란티어가 경쟁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이를 실적으로 증명하고 있다”며 “주가는 센티먼트 개선에 따른 단기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선 팔란티어를 새로운 AI 주도주로 지목한다. 이전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AI 개발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보여준 딥시크의 등장으로 AI 칩 선두 주자 엔비디아 주가가 주춤한 가운데, AI 소프트웨어 업체 팔란티어는 강력한 실적을 앞세워 고공 행진 중이기 때문이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AI 모델 상품화에 따른 비용 하락은 AI 소프트웨어 산업에 대한 기대를 키운다”며 “이 국면에서 주도주로 자리 잡은 팔란티어는 높은 밸류에이션 때문에 부담스러워 보이지만 주도주인 엔비디아와 테슬라의 패턴으로 볼 때 밸류에이션을 계속 정당화하면서 현 주가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국내 투자자들의 시선은 국민연금 행보에도 쏠린다. 국민연금이 2월 10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해 4분기 미국 주식 포트폴리오 보유 순위 1~3위이던 애플,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와 함께 메타, 알파벳, 테슬라, JP모건, 넷플릭스 등을 일부 매도해 차익을 실현했다. 그 대신 해당 자리를 브로드컴, 팔란티어, 램 리서치 등 AI 관련 종목으로 채웠으며, 약 194만 주였던 팔란티어 주식은 약 500만 주로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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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이한경 기자입니다. 관심 분야인 거시경제, 부동산, 재테크 등에 관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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