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출신 대표변호사 3명이 이끄는 법무법인 로백스

김후곤 전 고검장 최근 영입… 리스크 예방 특화된 기업·금융·첨단 분야 전문 로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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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우정 기자

    friend@donga.com

    입력2022-10-28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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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무법인 로백스 김후곤, 김기동, 이동열 대표변호사와 이선혁 변호사(오른쪽부터). [홍태식]

    법무법인 로백스 김후곤, 김기동, 이동열 대표변호사와 이선혁 변호사(오른쪽부터). [홍태식]

    윤석열 정부 첫 검찰총장 최종 후보군에 올랐던 김후곤 전 서울고검장(사법연수원 25기)이 10월 법무법인 로백스 대표변호사로 합류했다. 김 대표변호사는 1996년 서울지검(현 서울중앙지검) 북부지청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해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법무부 기획조정실장, 서울북부지검장, 대구지검장, 서울고검장 등을 역임했다. 검사 시절 국내 대기업 휴대전화 기술 유출 사건을 수사해 첨단범죄 수사에 한 획을 그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정관계 인사가 연루된 대형 사건을 여럿 수사한 특수통이다.

    이선혁 전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 합류

    로백스를 설립해 대표변호사를 맡고 있는 김기동 전 부산지검장(사법연수원 21기)과 이동열 전 서울서부지검장(사법연수원 22기)도 검찰 요직을 두루 거치며 다수의 특별 수사를 지휘한 바 있다. 김기동 대표변호사는 1995년 서울지검 남부지청 검사로 임관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3부장을 지냈고 부산지검 동부지청장 시절 원전비리수사단을 지휘했다. 2016년 대검 중앙수사부(중수부)의 맥을 잇는 부패범죄특별수사단(특수단) 신설 때 첫 단장을 맡았다. 방위사업비리 합동수사단장, 부산지검장을 역임하며 대우조선해양 비리 수사 등 굵직한 사건을 수사한 대표적인 특수통이었다. 이동열 대표변호사는 1996년 서울지검 서부지청 검사로 임관해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대검 반부패부(현 반부패·강력부) 선임연구관, 서울중앙지검 3차장, 서울서부지검장 등을 지냈다. 변호사로 개업한 두 사람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등 대형 사건에 대한 변론을 함께 맡기도 했다.

    김기동 대표변호사. [홍태식]

    김기동 대표변호사. [홍태식]

    이들 세 대표변호사의 공통점은 검찰을 대표하는 요직이자 국내 최고 수사기구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1부(현 반부패수사1부) 부장검사를 지냈다는 것이다. 최근 로백스는 이선혁 전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사법연수원 31기)을 영입하는 등 기업·금융·첨단 분야 법률서비스에서 맨파워를 확대하고 있다. 2002년 서울지검 검사로 임관한 이 변호사는 청주지검 부장검사, 대검 인권수사자문관, 수원지검 형사1·3부장검사를 거쳐 지난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으로 일했다. 검찰에 재직하며 형사, 강력, 공안, 부동산 등 다양한 사건을 수사한 경험이 있다. ‘주간동아’는 10월 24일 서울 서초구 사무실에서 로백스 변호사들을 만나 기업, 금융, 첨단 분야 법률시장 상황과 이에 따른 로백스의 맞춤형 솔루션에 대해 물었다.

    로백스 합류를 결심한 배경은 무엇인가.

    김후곤 대표변호사(이하 김후곤) “로백스 변호사들이 모여 집단지성을 발휘하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의뢰인뿐 아니라 한국 기업과 경제가 건강하게 성장하는 토대를 만드는 데 일조하고자 한다.”

    이선혁 변호사(이하 이선혁) “검사 시절 다양한 분야에서 일반 형사사건을 주로 수사했다. 내가 가진 형사사건에 대한 노하우가 기업·금융 분야에 전문성을 갖춘 로백스와 만나면 상승 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기업, 금융을 포함한 다양한 사건에서 억울한 이가 없도록 변론 활동을 펼치고자 한다.”



    “AI, 블록체인 분야 활약할 것”

    김후곤 대표변호사는 검사 시절 첨단범죄 수사로 큰 성과를 냈는데.

    김후곤 “사법연수원에 들어갈 무렵 하이텔 PC(개인용 컴퓨터) 통신을 사용하곤 하면서 IT(정보기술)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됐다. 1999~2001년 수원지검 특수부에 재직하며 컴퓨터범죄수사반에 소속돼 수사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방송통신위원회 파견이나 대검 정보통신과장을 지낸 점도 도움이 됐다. 이후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부에서 국내 IT 기업이나 방산 기업 기술의 해외 유출, 개인정보 침해 사건 등을 폭넓게 다뤘다. 검찰 시절 첨단범죄 수사 경험을 바탕으로 로백스에서도 AI(인공지능), 블록체인 분야에서 활약하고 싶다.”

    김 대표변호사는 검찰 내 ‘디지털 얼리어답터’였다. 1995년 하이텔 법률동호회 ‘법촌’의 시삽(sysop·시스템 운영자)으로 활동했고, 사법연수원생 시절 연수생과 교수 간 온라인 소통 사이트 ‘열린마당’ 개설에도 관여했다. 지난해 대구지검장으로 재직할 때는 전국의 검사와 수사관 100여 명이 주축이 된 ‘AI 블록체인 동호회’라는 커뮤니티를 개설해 리더로 활동했다. 김 대표변호사는 “검사들이 우리 사회가 어떻게 발전하는지 알아야 사건 처리도 잘할 수 있다”면서 “변호사도 마찬가지로 기술 발전 양상을 잘 파악해야 이에 맞는 법적 솔루션을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암호화폐 투자를 둘러싼 법적 분쟁이 늘고 있는데.

    김후곤 “암호화폐뿐 아니라 블록체인 기술이 미래 경제와 산업 발전에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이렇다 할 제도와 명확한 규제 잣대가 아직 없는 듯하다. 국가 차원에서 향후 관련 산업을 어떻게 키울지 확실한 가이드라인이 나와야 한다. 그런 점에서 법률가의 노력도 필요하다. 시장에서 불법 행위와 투자자의 피해 가능성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법적 전문성이 필요하다.”

    이동열 대표변호사. [홍태식]

    이동열 대표변호사. [홍태식]

    4차 산업혁명을 맞아 기업들은 생존을 위해 디지털 혁신에 나섰다. 첨단기술과 금융의 결합도 본격화되고 있다. 금융·산업계를 강타한 ‘디지털 빅뱅’에 따라 기업이 직면한 법률 리스크도 복잡해졌다. 이에 대해 이동열 대표변호사는 “AI나 메타버스, NFT(대체 불가능한 토큰) 거래와 같이 최근 각광받는 신기술과 금융상품의 경우 복잡한 법률 리스크를 안고 있다”면서 “이처럼 새로운 경영·금융 기법의 법적 문제의 경우 수사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의 조언을 바탕으로 사전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상시적 법률 자문으로 기업 리스크 최소화해야”

    국내 기업의 법률 리스크 관리를 살펴보니 어떤 점이 부족한가.

    김기동 대표변호사(이하 김기동) “컴플라이언스(compliance) 기능이 보편화된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해 한국 기업은 의사결정 과정에서 법 준수를 위한 내부 통제 장치가 미흡한 편이다. 일부 기업 경영층은 법률 자문에 드는 비용을 부담스럽게 느끼거나 변호사 자문을 경영에 대한 간섭으로 오해하기도 한다. 자칫 횡령·배임·탈세 등 혐의로 형사처벌을 받을 위험성도 있는 만큼 법률 전문가와 협력해 컴플라이언스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이동열 대표변호사(이하 이동열) “공감하는 부분이다. 검사 시절 수사했거나 변호사로서 수임한 기업 관련 사건을 살펴보면, 경영층이 미리 법률 리스크를 파악했다면 문제를 사전에 막을 수 있는 경우가 적잖다. 기업이 상시적 법률 자문을 통해 리스크를 최소화해야 한다.”

    기업과 투자자가 특히 주의해야 하는 리스크는 무엇인가.

    김기동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른 규제에 충분히 대비해야 근로자의 생명과 안전은 물론, 기업 경영의 안정성도 확보할 수 있다. 최고경영자(CEO)가 근로 환경의 안전 확보를 위해 노력해도 일단 사고가 나면 형사책임을 질 수 있다. 법원 판결과 검찰 수사 등을 통해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나오기 전까지 법 적용 기준이 모호할 수밖에 없다. 기업은 근로자 안전을 위한 가능한 조치를 모두 취하는 동시에 이를 입증할 자료를 충분히 확보할 필요가 있다.”

    이동열 “최근 몇 년 동안 사실상 다단계 방식으로 운용되는 부실 사모펀드가 난립했고, 이 중 상당수가 환매불능 상태에 빠졌다. 최근에는 CFD(차액결제거래), TRS(총수익스와프) 등 복잡다기한 금융 거래가 이뤄지고 잇다. 기업과 개인투자자 모두 투자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형사사법 신속성 떨어져” 노련한 법률서비스 절실

    최근 법조계에선 형사사법시스템의 신속성이 떨어졌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대한변호사협회(대한변협)가 지난해 12월 전국 회원 변호사 51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6%(439명)가 검경수사권 조정 후 “고소사건 진행 중 경찰 수사 단계에서 조사 지연을 경험하거나 들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수사권 조정의 부작용을 시정하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으나 “일단 저하된 형사사법시스템의 효율성을 제고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게 법률가들 진단이다. 그만큼 의뢰인 처지에선 변호사의 노련한 법률서비스가 절실한 상황이다.

    김후곤 대표변호사. [홍태식]

    김후곤 대표변호사. [홍태식]

    검경수사권 조정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이가 적잖다.

    김후곤 “수사권을 경찰이 전적으로 행사할 건가, 검찰이 행사할 건가 하는 논쟁은 중요하지 않다. 범죄가 발생했을 때 신속히 피해자를 구제하고 이른바 ‘나쁜 놈’을 처벌할 수 있는 효과적인 형사사법시스템이 무엇인지가 핵심이어야 한다. 그런데 현재 수사 시스템은 범죄 죄명(罪名)에 따라 검찰, 경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등 주체를 나눠놓은 탓에 수사의 신속성이 심각하게 떨어졌다. 최근 상당수 범죄 피해자와 변호인이 수사 지연에 따른 고충을 호소할 정도다. 검찰과 경찰로 하여금 제각기 장점을 가진 영역에서 수사하게 하면 될 일이다. 합동 수사가 필요하면 검경이 협력할 수도 있다. 국민적 요구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형사사법시스템이 구축돼야 하는데, 그런 점에서 현 제도는 매우 잘못됐다. 새 정부 들어 이런 문제를 고치기 위한 노력이 이뤄지고 있으니 앞으로 긍정적 방향으로 개선되지 않을까 싶다.”

    이선혁 변호사. [홍태식]

    이선혁 변호사. [홍태식]

    이선혁 “수사권 조정 후 검사들에게 사실상 수사하지 말라는 메시지가 많이 전달됐다. ‘경찰 등 다른 수사기관의 수사에 대해 진위 여부만 판단하라’는 취지인 듯한데, 그래서인지 일반 형사사건도 가급적 당사자를 불러 조사하지 말라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수사 범위가 좁아진 현실에서도 보완수사만큼은 검찰이 반드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소 여부를 판단하는 검사가 사건 당사자의 얘기를 직접 들어봐야 할 것 아닌가. 그게 바로 수사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사소해 보이는 사건이라해도 혹시 있을지 모르는 억울함을 풀어주고 드러나지 않은 새로운 사실이 없는지 파악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검경 협력이 필수적이다. 보이스피싱 범죄 수사를 예로 들어보자. 경찰은 개별 수사 경험이 많고 검찰은 여러 사건을 모아 종합적으로 처리하는 노하우가 있다. 최근 검찰이 보이스피싱 범죄에 범죄단체 혐의를 적용하면서 경찰도 초동 수사부터 관련 혐의를 집중 체크하고 있다. 이처럼 법리와 현장에 각각 능통한 검경이 수사 노하우를 주고받을 수 있어야 한다. 경찰의 현장 수사와 검찰의 법률적 지원이 합쳐져야 사건 처리 속도가 빨라져 피해 구제가 원활히 이뤄질 수 있다.”

    “특수부 검사 경험 살려 준법 경영 도울 터”

    점차 복잡해지는 법률 리스크 속에서 로펌의 전문성 있는 대응과 솔루션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향후 법률 시장에서 로백스가 지향하는 가치와 포부는 무엇일까.

    김기동 “우리의 포부는 로백스라는 이름에 잘 나타나 있다. 백신의 준말인 ‘백스(vax)’에서 드러나듯 법률(law) 리스크 예방에 초점을 둔다.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법률 리스크 예방과 대응에 특화된 기업·금융·첨단 분야 로펌을 지향한다. 특수부 검사 출신으로서 수사를 많이 해봤기에 기업에 상존하는 법적 리스크를 사전 진단해 준법 경영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이미 문제가 터진 후 대응하는 것은 늦다. 준법 경영에 필요한 제반 사항을 사전에 체크하고 문제를 예방해야 하는데, 그 점에서 로백스 맨파워가 강점을 가진다. 일단 법적 리스크가 현실화되더라도 로백스 변호사들이 누구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이동열 “나와 김기동 대표변호사, 김후곤 대표변호사 모두 검찰 재직 시절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을 지냈다. 누구보다 풍부한 수사 경험을 바탕으로 기업과 경영인이 어떤 법적 리스크에 노출될지 명확히 진단하고 대응할 수 있다. 설립 후 로백스가 꾸준히 강점을 키운 기업·금융 분야뿐 아니라, 김후곤 대표변호사의 합류로 첨단기술 분야에서도 전문성을 확보하게 됐다.”

    김후곤 “로백스에 들어오기 전 김기동 대표변호사가 ‘대형 로펌 말고도 법률가들이 몸담고 싶어 하는 로펌을 만들고 싶다’고 한 말에 공감됐다. 로백스가 퇴임하는 검사와 판사는 물론,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을 갓 졸업한 이들이 전문성을 펼칠 수 있는 로펌이 되는 데 일조하고 싶다. 변호사로서 의뢰인은 물론, 첨단산업 분야 발전의 법적 토대를 마련하는 등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자 한다.”

    이선혁 “변호사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의뢰인의 얘기를 하나하나 경청해 억울한 일을 겪지 않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기업, 금융, 첨단 분야에 전문성을 갖춘 로백스에 합류했으니 관련 법률서비스에서도 활약하고 싶다. 개인과 기업이 형사사법시스템에서 겪을 수 있는 억울함을 해소하는 데 기여하겠다.”



    김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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