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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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身을 합법적 ‘예술’ 로 허하라”

  • 송화선 기자 spring@donga.com

    입력2003-11-26 14: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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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文身을 합법적 ‘예술’ 로 허하라”

    문신 합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문신예술가 김건원씨가 시술한 문신.

    오랫동안 ‘조폭 문화’로 터부시돼온 문신을 예술의 한 장르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중문화계를 중심으로 시작된 ‘문신 합법화 운동’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문화연대 등 여러 단체 관련자들과 학계, 언론계 인사들까지 가세한 것이다.

    이들이 함께 만든 ‘타투(tatoo·문신) 법제화 추진위원회’(위원장 임종인 변호사)는 11월28, 29일 서울 홍익대 앞에서 ‘soul on your skin’이라는 주제로 문화제를 열고, 문신 법제화 운동 기금을 마련하는 등 대중운동을 본격화하겠다고 밝혔다.

    문신 합법화 주장이 나오기 시작한 것은 지난 6월 문신예술가 김건원씨(29)가 병역 기피자에게 문신을 새겨준 혐의로 경찰에 긴급 체포되면서부터. 수사과정에서 김씨가 의도를 모른 채 시술했다는 사실이 밝혀졌으나, 법원은 의사 면허 없는 이가 문신을 시술한 것을 문제 삼아 유죄판결을 내렸다.

    ‘조폭마누라’ ‘달마야 놀자’ 등의 영화에서 문신 분장을 맡아 대중적 인기를 끈 김씨가 체포되자 인터넷상에는 바로 대책위원회가 꾸려졌고, 이 모임은 오프라인까지 확대되며 서명운동 참가자가 1만명을 넘길 정도로 규모가 커졌다.

    현재 ‘타투 법제화 추진 위원회’에는 법무법인 해마루의 김수정 변호사, 상지대 김정란 교수, 문화연대 이동연 소장, 한겨레 홍세화 논설위원 등이 추진위원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만화가 박재동씨, 영화배우 방은진씨, 탤런트 안재욱씨, 가수 신해철·윤도현·강산에씨 등도 홍보위원으로 활동중이다.



    이들은 문화연대, 공간문화센터를 비롯한 시민단체 및 ‘아웃사이더’ 등의 잡지와 연대해 △항소 및 헌법소원 △문신시술 관련 입법청원 △항의 전시·퍼포먼스 등을 할 계획. 이번에 열리는 문화제도 이 운동의 일환이다.

    문제는 여전히 문신을 병역 기피의 도구로 악용하는 이들이 있다는 점. 이에 대해 콘서트를 기획한 사진작가 윤찬씨는 “최근 광주지법에서 ‘문신이 불쾌감을 준다는 것은 시대착오적이고 주관적인 판단’이라며 문신을 통한 병역 기피자에게 무죄를 선고하지 않았느냐”며 “문신이 있으면 징집을 안 하는 현행 제도에 문제가 있는 것이지 문신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soul on your skin’은 가수 신해철씨의 사회로 진행되며 강산에, mc 스나이퍼, 불독맨션 등이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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