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가운데)이 지난해 9월 8일 모교인 충암고를 방문해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야구부 선수들을 격려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윤석열 선거캠프]
충암고 6회 졸업생인 송재조 충암고 총동문회 회장의 말이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0대 대통령에 당선된 3월 10일 송 회장은 “윤 당선인이 겸허한 자세로 통합정치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송 회장은 “선거운동 기간 ‘윤석열을 사랑하는 충암인 모임’(윤충모) 등 충암인의 여러 모임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했고, 총동문회 차원에서는 윤 당선인을 응원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었지만, 윤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지금은 무한한 지지를 보낸다”고 전했다. 송 회장은 “고교평준화 이후 명문사학으로 발돋움한 충암고가 대통령 배출을 계기로 다시 한 번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덧붙였다.
서울 은평구에 위치한 충암고는 윤 당선인의 모교다. 서울에 자리한 고교를 졸업한 역대 대통령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윤 당선인이 두 번째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영삼 전 대통령은 부산 경남고, 이명박 전 대통령은 포항 동지상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부산상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목포상고, 노태우 전 대통령은 경북고, 전두환 전 대통령은 대구공고를 졸업했다.
1979년 충암고 8회로 졸업한 윤 당선인은 선거운동 기간 충암고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낸 바 있다. 2월 26일 서울 은평구 선거 유세 현장에서 윤 당선인은 “이곳 은평구는 내가 충암중고교를 다닌 마음의 고향”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화답이라도 하듯 충암고 동문들은 이번 대선 기간에 윤 당선인을 적극적으로 응원했다.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3월 8일 윤 후보의 서울 강남역 유세장에서는 충암고 동문들이 교가를 부르며 응원전을 펼치기도 했다.
윤석열 당선인의 고교 졸업사진(왼쪽)과 고등학교 선발고사 수험표. [뉴스1]
야구부 주축으로 뭉친 충암고 동문들
충암고는 고교야구 명문이다. 윤 당선인의 말처럼 충암고는 동문 간 결속력이 유독 강한 학교다. 그 끈끈함은 야구장에서 만들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9월 5일 공주시립박찬호야구장에서 열린 제76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결승전에서 충암고가 37년 만에 우승을 노리던 군산상고를 7-3으로 꺾고 첫 청룡기 우승을 차지했다. 이날 청룡기 우승으로 충암고 야구부는 1970년 창단 이래 처음으로 지난해 대통령배와 청룡기 2관왕을 달성했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윤 당선인은 야구부 후배들을 축하하고자 한걸음에 모교를 찾았다.지난해 9월 8일 충암고 야구부 훈련장을 찾은 윤 당선인은 야구부 유니폼을 입은 채 후배들과 함께 응원가를 부르고 교정을 달리며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윤 당선인은 “청룡기와 대통령배 2관왕 위엄을 달성한 후배들이 자랑스럽다”며 “여러분이 우승을 거머쥐었다는 소식을 듣고 학생 때로 돌아간 것처럼 뛸 듯이 기뻤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나도 중학생부터 고등학생 때까지 야구를 열심히 응원했다”며 “모교 야구 경기가 있을 때마다 늘 관심 있게 봐왔다”고 밝혔다. 윤 당선인은 고2 때인 1977년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우승을 회상하며 “해가 지지 않는 대영제국이 이튼스쿨 축구장에서 나온다는 말처럼, 우리 충암 동문들의 사회 맹활약도 충암고 야구장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튼스쿨은 영국 유명 귀족학교. 이날 충암고 야구부 주장이 윤 당선인에게 다가와 “내년에 우리가 좋은 성적을 내면 청와대로 초대해줄 수 있습니까”라고 물었다. 윤 당선인은 “물론입니다”라고 흔쾌히 수락했다.
충암고 야구부 경기가 있는 날이면 야구장에서 머리가 희끗한 중년들이 목청 높여 응원하는 모습을 자주 목격할 수 있다. 윤 당선인의 말처럼 충암고 동문들의 모교 사랑은 야구장에서 나온다.
3월 10일 새벽 윤석열 후보가 20대 대통령에 당선됨으로써 지난해 가을 야구부 후배들에게 한 ‘청와대 초청’ 약속이 지켜질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한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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