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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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양자컴퓨터 운영체제 될 것” 엔비디아 생태계로 포용한 젠슨 황

지난해 “20년은 걸릴 것” 기존 입장 선회… 미국 관련 기업 주가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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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경진 기자

    zzin@donga.com

    입력2026-04-26 07: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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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온큐의 이온 트랩. 아이온큐 제공

    아이온큐의 이온 트랩. 아이온큐 제공

    “인공지능(AI)은 양자 기계의 운영체제가 될 것이다.”

    4월 14일(이하 현지 시간) 세계 양자의 날을 맞아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양자컴퓨터용 AI 모델 ‘이징(Ising)’을 공개하며 한 말이다. “이징은 취약한 큐비트(qubit)를 확장 가능하고 신뢰할 수 있는 양자-GPU(그래픽처리장치) 체계로 바꾼다”며 유용한 양자컴퓨터 구축 시점이 앞당겨질 가능성을 강조한 것이다. 지난해 1월 “20년은 걸릴 것”이라고 말해 양자컴퓨터 상용화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었던 황 CEO가 1년 만에 입장을 선회하면서 미국의 양자컴퓨팅 관련 기업 주가가 고공행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양자컴퓨터에 적대적이던 황 CEO가 양자컴퓨터를 엔비디아의 기술 생태계 안으로 포용해 성장을 지속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한다.   

    “엔비디아 AI가 양자 상용화 앞당겨”

    이징은 양자컴퓨터 상용화를 위한 두 가지 핵심 과제를 해결한다. 양자컴퓨터는 특정 문제에서 고전 컴퓨터보다 더 적은 시간과 자원으로 답을 찾을 수 있지만 오류가 자주 발생하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양자컴퓨터에서 연산을 수행하는 핵심 장치인 양자 프로세서 상태를 최적으로 보정(calibration)하고 연산 오류를 정정(correction)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징을 사용하면 AI 에이전트가 양자 프로세서의 측정값을 빠르게 해석해 상태를 자동으로 보정한다. 연산 오류 정정 과정에 필요한 디코딩에서는 업계 표준보다 최대 2.5배 빠르고 3배 정확한 성능을 보인다.

    미국 투자 정보 사이트 인베스토피디아에 따르면 씨티그룹은 인플렉션 등 일부 양자컴퓨팅 기업이 이미 이징을 사용해 이점을 누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시장조사 전문매체 마켓워치는 “(글로벌 투자은행) TD코웬은 이징이 양자산업 상용화를 앞당기는 핵심 촉매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4월 15일 보도했다. 앞서 니콜로 드 마시 아이온큐 CEO는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 참석해 “3년 내 ‘Q-Day’(양자컴퓨팅이 현재 사용되는 암호화 표준을 깨뜨릴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하는 날)가 도래할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4월 14일 아이온큐가 양자컴퓨팅 관련 기술의 실증 성공을 발표한 것도 투심을 자극했다. 물리적으로 분리된 2개의 트랩 이온 양자 시스템을 광자(photon)로 연결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 기술이 성숙하면 양자컴퓨팅 성능을 높이기 위해 반드시 양자컴퓨터 하나의 크기를 키우는 데만 의존하지 않아도 된다. 여러 소규모 양자컴퓨터를 원격으로 연결하는 방식을 통해 높은 성능을 구현하는 것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서화정 한성대 IT융합공학부 교수는 아이온큐의 이번 실증 성공에 대해 “광자를 통한 양자 시스템 연결의 성공 확률, 오류율, 연결 속도 등은 추가 개선이 필요한 기술 과제로 남아 있지만, 트랩 이온 기반 양자컴퓨터의 확장성을 높이는 데 필요한 유력한 기술 경로를 한 단계 끌어올린 성과”라고 평가했다.



    아이온큐는 미국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이 이끄는 ‘이종 아키텍처 양자(HARQ)’ 연구에도 참여한다. 아이온큐가 같은 트랩 이온 양자 시스템 간 원격 연결에 성공했다면 HARQ는 트랩 이온, 중성 원자, 초전도체 등 큐비트 종류가 다른 양자 시스템 간 연결을 시도한다. 이에 성공하면 각 시스템이 가진 강점을 활용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국내 양자 관련주는 차익실현에 급락

    엔비디아와 아이온큐의 발표 이후 미국 양자컴퓨팅 기업 주가는 크게 상승했다. 4월 23일 종가 기준 아이온큐는 43.63달러(약 6만4650원)에 거래돼 4월 13일 대비 46.6% 올랐다(그래프 참조). 같은 기간 미국 양자컴퓨팅 기업 디웨이브퀀텀, 퀀텀컴퓨팅, 리게티컴퓨팅 주가도 각각 31.8%, 24.5%, 11.4% 상승했다.

    드림시큐리티, 아이씨티케이, 엑스게이트 등 국내 양자 관련 기업들도 급등세를 보였다가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주가가 크게 출렁이고 있다. 캐나다 양자컴퓨팅 전문매체 퀀텀인사이더는 이징 발표 후 한국의 양자 관련 투자 움직임에 대해 “글로벌 기술 관련 뉴스의 주제와 약하게라도 연결된 코스닥 종목에서 기업 펀더멘털의 재평가가 아닌, 서사에 기반한 테마성 매매가 일어나기도 했다”며 “한국 개인투자자층은 서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고 4월 20일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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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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