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월 9일 코스피가 전거래일 대비 5.96% 하락하며 마감했다. 3월 들어 코스피는 지정학적 불안정성으로 변동성이확대되고 있다. 뉴스1
최근 직장인 박모 씨(33)는 코스피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 단기투자하는 방식으로 하루 만에 50만 원가량을 벌었다. 박 씨는 “소액이지만 떨어질 때 돈을 넣은 뒤 내일 장이 안 좋을까 봐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밤을 보냈다”며 “아침에 전날 미국장이 선방한 것을 보고 그제야 안도했다”고 말했다.
미국-이란 전쟁으로 코스피 변동성이 커지면서 소위 ‘단타’(단기투자)에 나선 개인투자자가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동안 코스피 변동성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리스크도 증가할 수밖에 없다며 단기투자 위험성을 경고했다.
3월 들어 코스피는 2번의 서킷브레이커(거래 일시 정지)와 5번의 매도·매수 사이드카(선물 가격이 전일 종가 대비 급등 또는 급락하는 상태가 1분 이상 지속될 경우 프로그램 매매를 5분간 정지하는 제도)가 발동되는 등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미국이 이란을 공습한 뒤 3월 첫 개장한 코스피는 3~4일 2거래일 동안 19% 넘게 빠졌다가 5일 하루 만에 9.63% 상승했다. 유가 상승 압박으로 9일 5.96% 하락한 뒤 다음 날에도 5.35% 반등하는 흐름을 보였다. 이에 따라 시장 불안을 나타내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가 3월 15일까지 60 선을 웃돌며 적신호가 켜졌다. 이를 두고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외환위기, 닷컴버블, 2008 금융위기와 맞먹는 극단적인 시장 불안정성이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3월 주식 손바뀜 1월 대비 2배
이런 상황에서 일부 개인투자자가 내릴 때 사고 오를 때 파는 단기투자에 나서고 있다. 주식 커뮤니티에서는 “삼전(삼성전자) 단타 10퍼 먹고 나왔다” “‘곱버스’로 단타 간다” “성과급 안 줘서 직접 단타로 돈 번다” 등 수익을 인증한 게시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실제로 코스피가 크게 하락한 3월 3일,4일, 9일 개인투자자는 각각 5조7974억 원, 795억 원, 4조6242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반대로 코스피가 상승한 10일에는 1조8340억 원을 순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나섰다.
이에 따라 투자자 간 거래 빈도를 나타내는 코스피의 일평균 상장주식 회전율이 상승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3월 17일까지 코스피 일평균 상장주식 회전율 평균은 1.80%로 나타났다. 국내 증시가 가파르게 상승한 1월 0.86%, 2월 1.65%를 웃도는 수준이다. 코스피가 10% 안팎의 폭락과 폭등을 오간 3월 4일과 5일에는 상장주식 회전율이 각각 2.58%, 2.60%로 상승했다. 상장주식 회전율은 일정 기간 거래량을 상장주식 수로 나눈 값으로, 수치가 높을수록 투자자 간 매매가 활발하다는 뜻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일평균 상장주식 회전율은 1.0%를 하회했으나 코스피 변동성이 커지면서 손바뀜이 활발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변동성에 큰 손해 주의”

이른바 ‘빚투’(빚내서 투자)도 지속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27조3000억 원 수준이던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3월 5일 33조6945억 원까지 늘어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운 뒤 31조 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한 뒤 갚지 않은 금액으로, 투자자가 제때 갚지 못하면 반대매매(강제 청산)가 일어나 증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초단기 빚투 자금으로 분류되는 위탁매매 미수금도 3월 들어 1조 원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위탁매매 미수금은 주식 결제 대금이 부족할 때 증권사가 개인투자자에게 자금을 3영업일 동안 빌려주는 초단기 외상을 뜻한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중동발(發) 리스크로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만큼 코스피 변동성은 불가피하다고 전망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3월 16일 주간 퀀틴전시 플랜 보고서를 통해 “코스피는 3월 초 장중 10%를 상회하던 변동성이 2~3% 수준으로 낮아지면서 진정 국면에 진입했지만 안심하기는 이른 시점”이라며 “임계치에 달한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 코스피 2차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본부장은 “변동성이 확대되면 미수나 신용으로 주식을 매매한 사람들이 크게 손해 볼 수 있는 만큼 단기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금융당국도 개인의 레버리지 ETF 투자를 주시하고 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3월 10일 “개인투자자의 레버리지 ETF 투자 현황을 모니터링하고 변동성 확대에 따른 대규모 손실을 예방하고자 투자자 유의 사항을 안내할 것”을 당부했다.

문영훈 기자
yhmoon93@donga.com
안녕하세요. 문영훈 기자입니다. 열심히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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