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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60 액티브 시니어, 거래절벽에도 강한 매수세

[조영광의 빅데이터 부동산] 상급종합병원 위치한 서울 종로구 5060 매수 비중 높아, 지방 키워드는 ‘공세권’ ‘락세권’

  • 조영광 하우스노미스트

5060 액티브 시니어, 거래절벽에도 강한 매수세

5060세대 액티브 시니어의 부동산 매수세가 서울 종로구, 동작구처럼 상급종합병원이 위치한 지역에 집중되고 있다. 사진은 서울 동작구 일대 아파트 단지. [뉴스1]

5060세대 액티브 시니어의 부동산 매수세가 서울 종로구, 동작구처럼 상급종합병원이 위치한 지역에 집중되고 있다. 사진은 서울 동작구 일대 아파트 단지. [뉴스1]

5060세대를 일컫는 액티브 시니어는 7월 기준 약 1600만 명으로 대한민국 인구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이들은 이전 세대보다 부유하고, 많이 배웠으며, 무엇보다 의료기술 발달로 긴 여생을 살아갈 세대다. 프랑스 철학자이자 세계적인 지성 파스칼 브뤼크네르는 저서 ‘아직 오지 않은 날들을 위하여’에서 액티브 시니어를 다음과 같이 묘사했다.

“이제 원숙기와 노년기 사이에 새로운 인구층이 나타났다. 라틴어를 따서 ‘시니어’라고 부를 수 있는 신체적으로 건강하고 나머지 인구보다 가진 것이 많은 세대.”

그는 액티브 시니어를 이전에 찾아볼 수 없었으며 앞으로도 출현하기 어려운 독특한 인구 집단이라고 강조했다.

대부분 베이비붐 세대(1955~1974년 출생)인 액티브 시니어는 국내 경제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부동산 역시 액티브 시니어가 주도하는 수요의 물결을 타고 흘러갈 것이다. 부동산 자산이 가장 많은 50대의 경우 유례없이 길었던 지난 6년(2015~2021)의 주택시장 호황이 만들어준 자산 증식 덕분에 앞으로도 왕성한 부동산시장 참여자로 남을 전망이다.

5060세대 종로구 매수 비중 40%

자료 | 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

자료 | 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

올해 들어 두드러진 거래절벽 속에서도 액티브 시니어의 매수세가 뚜렷한 곳들이 있다. 먼저 서울에 거주하는 액티브 시니어의 매수세가 집중된 곳을 살펴보자. 상반기 동안 서울 액티브 시니어의 아파트 매수 비중은 전 연령을 통틀어 20% 수준에 불과했다. 하지만 5월 들어 40%라는 높은 매수 비중을 보인 곳이 바로 종로구다. 종로구 다음으로 액티브 시니어의 관심을 받은 곳은 동작구로 35% 매수 비중을 기록했다. 동작구는 31% 매수 비중을 보인 용산구를 능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작구 외에도 중구, 동대문구, 서대문구가 올해 들어 극심한 거래절벽에도 액티브 시니어의 꾸준한 매수세가 나타난 곳으로 집계됐다.



과연 이들 입지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서울 액티브 시니어의 매수 비중 1, 2위를 차지한 종로구와 동작구는 각각 세운지구, 노량진뉴타운 등 가시화된 부동산개발 호재가 있을 뿐 아니라, ‘대형병원 중 대형병원’이라 할 수 있는 ‘상급종합병원’이 위치한 곳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종로구에는 ‘서울대병원’ ‘강북삼성병원’, 동작구에는 ‘중앙대병원’이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돼 있다(지도 참조). 상급종합병원은 ‘중증질환처럼 난도가 높은 의료 행위를 전문적으로 하는 종합병원’을 가리키며 인력, 시설, 장비 등 항목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3년마다 지정한다.

2020년 통계청이 발표한 한국인 기대수명은 남자 기준 80.5년이지만, 유병 기간을 제외하고 건강한 상태로 보내는 기간은 65.6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통계와 더불어 코로나19 같은 팬데믹이 고령층에 더 위협적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남은 생을 건강하게 보내고 싶은 액티브 시니어의 열망이 우수한 의료기관을 인근에 둔 부동산 매수세에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종로구뿐 아니라 액티브 시니어의 매수세가 꾸준했던 곳은 대부분 도심에 위치해 있다. 서대문구의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동대문구의 ‘경희대병원’이 모두 상급종합병원이다.

서울 외 수도권에서도 액티브 시니어의 ‘의세권 사랑’을 엿볼 수 있다. 고려대병원이 자리한 경기 안산시 단원구와 2027년쯤 서울대병원 개원이 예정된 경기 시흥시, 그리고 인하대병원이 있는 인천 중구 모두 액티브 시니어의 매수 비율이 30%를 상회한다.

골프 8학군, 용인시 상반기 집값 상승

인천 중구는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1년 새벽 시간대에 가장 인기 있었던 골프장 톱5인 ‘스카이 72GC 바다코스’가 자리한 곳이기도 하다(그래프 참조). 골프장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50대가 내비게이션에 목적지로 가장 많이 설정한 곳으로, 부지런한 얼리버드 액티비티를 추구하는 액티브 시니어 사이에서 매력 있는 입지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실제로 2021년 새벽 시간대 많은 인기를 끈 경기 이천시 비에이비스타CC, 경기 용인시 레이크사이드CC, 경기 안산시 아일랜드CC가 소재한 지역 모두 액티브 시니어의 아파트 매수 비중이 30%를 훌쩍 상회하며 수도권 액티브 시니어의 ‘골세권 사랑’을 입증했다. 특히 ‘골프 8학군’으로 불릴 만큼 골프장이 집중된 용인시 처인구의 집값이 2021년은 물론, 경기 남부 대세 하락장인 올해 상반기에도 ‘플러스’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를 통해 액티브 시니어의 라이프스타일 트렌드가 부동산경기의 부침을 떠나 앞으로도 꾸준한 집값 우상향을 만들어내리라는 점을 유추할 수 있다.




인천에서 액티브 시니어 매수 비중 높은 동구

자료 | 부산시·인천시

자료 | 부산시·인천시

지방의 액티브 시니어들로부터 사랑받는 입지는 어떤 특징이 있을까. 지방 대장 도시인 부산 사례를 살펴보자. 상반기 부산 액티브 시니어의 평균 아파트 매수 비중인 35%를 훌쩍 상회하는 곳은 동래구, 사상구, 동구다. 동래구와 사상구를 한데 묶는 입지 키워드는 바로 ‘민간공원 조성 특례사업’이다. 민간공원 조성 특례사업은 장기 미집행 도시공원 문제를 해결하고자 지방자치단체가 민간사업자와 협약을 맺어 공동개발을 하는 제도다. 민간이 도시공원 사유지를 매입한 뒤 70%를 공원으로 조성해 기부채납하고 나머지 30%를 아파트 분양 등 수익 사업에 활용해 비용을 조달하는 사업이다. 소위 공원 옆 아파트라 ‘공세권’으로 일컬어지는 분양 단지가 이러한 민간공원 조성 특례사업을 통해 탄생했다. 부산에서 민간공원 조성 특례사업이 시행되는 곳은 총 5개인데 이 중 온천공원, 명장한마음공원, 동래사적공원 등 3개가 동래구에 속해 있다. 사상구에 있는 ‘사상공원 민간공원 조성 특례사업’은 내년 개통해 ‘부산-김해-창원’을 잇는 ‘부전-마산선’의 사상역 역세권에 위치한다. 공세권 외에 액티브 시니어의 부동산 매수세를 자극하는 입지 키워드로 ‘항만재개발’을 꼽을 수 있다. 항만재개발은 노후 항만을 재개발해 휴양·레저공간,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는 사업으로, 이 또한 쾌적한 자연에서 자기 주도적 여가생활을 꿈꾸는 액티브 시니어에게는 매력적일 수 있다.

죽어가던 경남 거제시 부동산시장을 살린 것은 고현항을 재개발해 고현 원도심과 연계된 친수 해양관광도시를 조성하는 ‘고현항 재개발사업’이다. 현재 진행 중인 전국 항만재개발사업 중 가장 많은 사업비인 5조 원가량이 투입될 부산 북항 재개발사업은 부산 동구에서 이뤄지고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부산 액티브 시니어가 사랑하는 지역 중 하나가 바로 동구다. 부산뿐 아니라 수도권에서도 인천 동구가 인천 액티브 시니어의 매수 비중이 가장 큰 39%를 기록했다. 인천 동구는 480만㎡ 규모의 인천내항 일대를 역사·문화·해양·레저·관광 중심의 하버시티로 조성하는 ‘제물포 르네상스 프로젝트’가 추진될 ‘인천항 재개발사업’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위치하고 있다.

지금까지 액티브 시니어들로부터 사랑받는 도시와 이들을 묶는 입지 키워드를 살펴봤다. ‘의세권’ ‘공세권’, 그리고 골프와 해양관광레저 등 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는 ‘락세권’이 액티브 시니어가 선택한 입지 3요소다. 다만, 액티브 시니어가 선택한 부동산은 삶의 질에만 초점을 맞춘 것은 아니다. 용적률을 최대로 끌어올리는 청사진을 가진 서울 도심재개발, 철도가 개통될 수도권 외곽지역, 국책 재개발사업이 추진될 도시들이 액티브 시니어의 포트폴리오에 담겨 있다. 인생 후반전 행복은 부유한 재정의 영향도 받는다는 것을 깨달은 이들의 통찰이 반영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유튜브와 포털에서 각각 ‘매거진동아’와 ‘투벤저스’를 검색해 팔로잉하시면 기사 외에도 동영상 등 다채로운 투자 정보를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주간동아 1352호 (p30~32)

조영광 하우스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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