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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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세 이준석 목표는 대권, 신당 실험 먹힐까

창당 후 대구 출마 시사… ‘마이너스 3선’ 떨쳐낼 지역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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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우정 기자

    friend@donga.com

    입력2023-11-19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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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지난해 8월 27일 경북 칠곡군의 선산을 찾아 성묘하고 있다. [이준석 페이스북 캡처]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지난해 8월 27일 경북 칠곡군의 선산을 찾아 성묘하고 있다. [이준석 페이스북 캡처]

    “정치인을 자주 접하면서 우리 정치의 문제는 우리나라에 299명을 채울 만큼 존경할 만한 사람이 없다는 것에서 시작된다고 느껴진다.” 26세인 교육 벤처기업가 이준석 클라세스튜디오 대표는 2011년 여느 젊은이들이 그랬던 것처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표현했다. 국회 의원정수 299명(2012년 4월 총선부터 300석으로 증원)만큼 존경할 만한 정치가가 많지 않다고 일갈한 이 청년은 2011년 12월 27일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이라는 직함으로 정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그로부터 12년이 지난 지금, 38세가 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신당 창당론’에 불을 지피며 총선 정국의 중심에 섰다. 정계 입문 12년째인 올해 12월 27일을 데드라인으로 정하고 한때 자신이 대표를 지낸 여당과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한심한 상황을 개선하지 않으면 행동에 나서겠다”며 신당을 창당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상황이다.

    “한심한 상황 개선 않으면 행동에 나설 것”

    이 전 대표의 정치 역정은 좋게 평하면 ‘새로운 보수’를 표방한 정치실험의 연속이었고, 비판적인 이들로부터는 ‘마이너스 3선’이라는 조롱이 따라붙는다. 정계 입문 후 이 전 대표가 맞은 첫 번째 파고는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개명 후 최서원) 씨를 둘러싼 ‘국정농단’ 정국이었다.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 소장파였던 이 전 대표는 비박(비박근혜)계가 탈당해 세운 바른정당에 합류했다. 이후 바른정당이 국민의당과 합당한 바른미래당에서 안철수 당시 인재영입위원장과 지금까지 이어지는 악연으로 갈등을 빚었고, 새로운보수당으로 옮겼다. 새로운보수당이 자유한국당과 합당해 탄생한 미래통합당이 현재 국민의힘 전신이다. 이처럼 계속된 정치실험 와중에 이 전 대표는 이제까지 지역구 표심의 선택을 한 번도 받지 못했다. 그는 2016년 20대 총선, 2018년 보궐선거, 2020년 21대 총선에서 사실상의 고향인 서울 노원병 지역구에 내리 3번 출마했으나 모두 고배를 마셨다.

    연일 신당론을 띄우는 이 전 대표 행보의 기저에는 여당 주류와 뿌리 깊은 갈등이 있다. 2021년 국민의힘에서 헌정 사상 첫 30대 제1야당 대표가 된 이 전 대표는 같은 해 대선과 지방선거 승리를 이끌었으나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과 지속적으로 갈등을 빚었다. 지금까지 이어지는 국민의힘 주류와 불화로 이 전 대표는 당대표직을 잃고 야인 아닌 야인이 됐다. 최근 인요한호(號) 혁신위원회가 통합을 내세워 단행한 ‘중징계 대사면’은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 움직임을 더 자극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혁신위 결정에 이 전 대표는 “당권을 장악하기 위해 있었던 무리한 일들을 공개적으로 지적하고 반성하도록 하는 게 혁신위의 일이지, 우격다짐으로 아량이라도 베풀듯 이런 식의 접근을 하는 것은 사태를 악화시킨다”고 비판했다.

    당장 관심은 이 전 대표가 지핀 신당론의 실체와 최종 목표다. 이 전 대표는 자신이 ‘윤핵관’ ‘살찐 고양이’라고 날을 세운 여권 주류와 기싸움에서 초대형 블러핑 카드를 꺼내 든 것일까. 그게 아니라면 거대 양당이 아닌 제3당을 차려 그가 자주 인용하는 중국 고전 ‘삼국지’ 속 촉한(蜀漢)처럼 ‘천하삼분지계’를 노린 것일까. 이를 두고 정치권 안팎에서는 “신당 창당 가능성 50%, 국민의힘 잔류 가능성 40%, 제3지대 빅텐트 합류 가능성 10% 정도로 본다”(박성민 정치컨설팅그룹 민 대표)는 관측과 “실제 신당을 안 차릴 것이라는 얘기도 많은데,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 의지가 강해서 혼자라도 당을 만들 것 같다”(장성철 공감과논쟁 정책센터 소장)는 시각이 혼재한다. 이 전 대표 본인은 “(국민의힘 주류로부터) 1년 반 동안 당한 것을 생각하면 (그들과) ‘신뢰자본’이 없다”며 신당 창당에 무게를 둔 날 선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1주일에 1번꼴로 이 전 대표를 만나고 있는 장성철 공감과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11월 16일 기자와 전화 통화에서 “이 전 대표와 윤 대통령·여권 주류 간 신뢰자본이 회복될 가능성이 있는가, 있다면 방법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물 건너간 것 아닌가 싶다”면서 “윤 대통령이 이 전 대표에게 ‘지방선거 이전 역할로 돌아가라’면서 당대표직과 공천권, 선거대책위원장 임명권을 준다면 모를까 쉽지 않을 듯하다”고 말했다. 박성민 정치컨설팅그룹 민 대표는 “윤 대통령과 이 전 대표가 서로 믿지 못하는데, 두 사람 사이에 메신저 역할을 할 인물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정치란 소리 소문 없이 중재가 이뤄져야 하는데, 불신이 쌓인 윤 대통령과 이 전 대표의 관계 탓에 ‘공중전’만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신당 창당이 현실화할 경우 이 전 대표가 어느 곳에 출사표를 던질지 구체적으로 확답한 적은 없다. 그는 자신의 총선 출마가 “‘어려운 정치’를 위한 행보”라면서 ‘험지’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의중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이 전 대표는 “가장 어려운 도전이 될 위치로 가고 싶다”며 “영남에서 신당이 많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면 더 어려운 도전을 위해 호남으로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가 어느 지역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느냐”는 질문에 장 소장은 “지금은 대구에 간다, 노원에 간다, 광주에 간다고 논할 단계는 아닌 것 같다”며 “(이 전 대표가) 제3신당이 의미 있는 의석을 얻는 데 도움이 될 선택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가장 어려운 도전이 될 위치 갈 것”

    다만 현재로선 이 전 대표가 지역구에 출마한다면 대구가 유력하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보수의 심장’이라는 상징성이 있는 데다, 신당 후보로서 국민의힘과 겨룬다면 ‘험지’ 타이틀도 충족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구 출마가 현실화할 경우 구체적으로 어느 지역구에 도전장을 낼지도 관심사다. 당초 대구 동구을 출마설이 제기됐으나, 이 전 대표가 일찌감치 직접 부인했다. 한때 같은 ‘유승민계’로 불린 데다, 바른미래당 시절 한솥밥을 먹은 국민의힘 강대식 의원 지역구에 자신이 출마할 리 있겠느냐는 것이다. 대구 동구을은 4선 의원을 지낸 유승민 전 의원이 제17대 국회에 비례대표로 첫 입성한 때를 제외하고 내리 3번 당선한 곳이다.

    일각에선 이 전 대표의 본적지(중구 달성동)라는 점을 들어 중·남구 출마도 거론된다. 이 전 대표의 선대가 살던 본향은 경북 칠곡군 왜관읍 매원마을이다. 이 전 대표의 조부가 대구시청 공무원으로 근무하면서 일가가 출향했고, 이 전 대표의 부친은 대구에서 학창 시절을 보냈다. 대구 중·남구는 곽상도 전 의원이 재선의원을 지낸 곳이다. 곽 전 의원이 경기 성남시 대장동 민간사업자인 ‘화천대유자산관리’로부터 수십억 원대 로비를 받았다는 이른바 ‘50억 원 클럽’ 논란으로 2021년 의원직을 사퇴하자, 이듬해 보궐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임병헌 의원이 당선했다. 당시 국민의힘이 후보를 내지 않자 국민의당 권영현 후보, 더불어민주당 백범수 후보, 무소속 임병헌·도태우 후보가 4파전을 벌인 끝에 임 의원이 당선했고 같은 해 6월 국민의힘에 복당했다.

    이외에도 김부겸 전 국무총리, 홍준표 대구시장, 주호영 의원 등 거물 정치인을 여럿 배출한 ‘대구 정치 1번지’ 수성갑·을도 이 전 대표의 출마 가능성이 제기되는 곳이다. 수성갑·을 지역구는 각각 국민의힘 주호영 의원(5선)과 같은 당 이인선 의원(초선)이 현역으로 있다. 이 전 대표의 본향이라고 할 수 있는 칠곡(고령·성주군과 단일 선거구로, 국민의힘 정희용 의원), 더불어민주당 김성환 의원이 재선한 서울 노원병 출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전 대표가 대구에 출마한다 해도 마냥 꽃길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지역 민심이 보수 여당과 각을 세우는 이 전 대표를 어떻게 평가할지 미지수인 데다, 민주당과 박빙 구도가 심화될 경우 신당을 향한 표심이 다시 국민의힘으로 돌아설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박성민 대표는 “이 전 대표가 대구에 출마할 경우 주적을 국민의힘으로 삼는 것이고, 수도권에 출마할 경우 민주당을 주적으로 삼는 것”이라면서 “신당을 차려 대구에 출마한 이 전 대표를 지역 민심이 어떻게 볼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신당이 출범한다면 그 파급력은 어느 정도일까. 내년 4월 총선까지 아직 시간이 남은 데다, 신당 윤곽이 구체화되지 않았으나 참고할 만한 여론조사 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11월 11~13일 전국 성인 10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유승민 전 의원·이준석 전 대표발(發) 신당이 나올 경우 어느 당을 지지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신당 지지율은 16.0%로 나타났다(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p. 이하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하겠다는 응답은 32.0%, 국민의힘은 31.0%를 기록했다. 다만 이 같은 여론조사 결과는 실체가 있는 정치세력으로서 신당에 대한 지지라기보다, 이 전 대표라는 정치인 개인 브랜드에 대한 주목도가 큰 영향을 끼친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이준석·김종인·유승민 신당 지지율 16%”

    국회의원 배지를 단 적은 없으나 이 전 대표의 정치적 영향력은 어지간한 현역의원을 뛰어넘는다. 그의 정치 여정 끝에는 대권 도전이 있다는 전망도 무리가 아니다.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시절인 2021년 6월 여론조사에서 그는 대권 주자로 처음 이름을 올렸다. 당시 한국갤럽이 전국 성인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앞으로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정치 지도자로 누가 좋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3%가 이 전 대표를 꼽았다(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p). 한 자릿수이긴 하나 대권 주자였던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24%), 윤석열 전 검찰총장(21%),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5%)에 이어 대권 잠룡으로 존재감을 드러낸 것이다. 당시 이 전 대표는 “차기 정치 지도자 중 한 명으로 인정해준 데 대해 국민에게 감사한다”면서도 자신의 이름을 여론조사에서 빼줄 것을 요청했다. 올해 38세인 이 전 대표는 21대 대선을 치르는 2027년에는 헌법 제67조에 따른 대통령 연령 제한(선거일 현재 40세)도 충족한다.

    여야 공히 합종연횡 움직임으로 혼란스러운 가운데 이 전 대표가 신당을 차릴 경우 합류할 정치인 면면에도 이목이 쏠린다. 당장 거론되는 이들은 느슨한 틀이긴 하나 이른바 ‘이준석계’로 불리는 국민의힘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 허은아 의원, 김용태 전 최고위원, 이기인 경기도의원 등이다. 세간에서 ‘천아용인’으로 불리는 이들 국민의힘 소장파와 이 전 대표는 11월 11일 서울 동대문구 허 의원 사무실에서 약 4시간 동안 회동했다. 이날 회동에서 이 전 대표는 신당 합류를 놓고 자신과 소통 중이라는 여당 현역의원 6~7명 명단을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내에서 주류인 친명(친이재명)계와 반목하는 비명(비이재명)계가 이 전 대표 신당과 연대하는 것 아니냐는 예측도 나온다. 비명계 인사인 민주당 이상민 의원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만약 민주당을 떠난다면 어느 가능성이든 배제할 필요가 없다”면서 국민의힘이나 이 전 대표가 추진하는 신당 합류에도 여지를 뒀다. ‘한국의희망’을 창당한 민주당 출신 양향자 의원, 마찬가지로 민주당 출신으로 ‘새로운선택’을 차린 금태섭 전 의원 등 ‘제3지대’가 이 전 대표 신당과 어떤 관계를 맺을지도 주목된다. 선거 연합 정당을 표방한 자당 움직임에 반발하는 정의당 류호정, 장혜영 의원이 이 전 대표를 향해 “여성 혐오적이고 약자를 갈라치기 하는 정치에 반성이 필요하다”면서도 양당 구도 타파라는 기치 자체는 어느 정도 인정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 이목을 끈다.



    김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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