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3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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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전당대회 잡음 속 스포트라이트 받는 1980년대생 정치인들

당대표 선거 다크호스 천하람 위원장, 청년 최고위원 대세 후보 장예찬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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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진렬 기자

    display@donga.com

    입력2023-02-11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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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천하람 순천갑 당협위원장(왼쪽)과 장예찬 청년재단 이사장. [동아DB]

    국민의힘 천하람 순천갑 당협위원장(왼쪽)과 장예찬 청년재단 이사장. [동아DB]

    “대통령에게 해를 끼치고, 대통령을 작게 만드는, 그래서 결국 우리 당과 대한민국 정치를 망치는 간신배들은 더는 국민의힘에 발을 붙이지 못하게 해야 한다.”(국민의힘 천하람 순천갑 당협위원장)

    “나는 청와대 영빈관에서 윤석열 대통령님과 김건희 여사님 앞에서 청년 200명과 함께 개혁의 전사가 되겠다고 대표로 선서했다.”(장예찬 청년재단 이사장)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이 ‘대통령실 개입 논란’ 등으로 잡음이 이는 가운데 출사표를 던진 1980년대생 젊은 정치인들이 주목받고 있다. 당대표 후보 가운데 유일하게 1980년대생인 천하람 순천갑 당협위원장(37)과 윤 대통령의 1호 청년 참호로 불리는 장예찬 청년재단 이사장(35)이 그들이다. 두 정치인이 각각 비윤석열(비윤)계와 친윤석열(친윤)계 진영에 서서 선거를 치르는 것도 관전 포인트다.

    윤핵관 직격 천하람

    천하람 위원장은 이번 전당대회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정치인 가운데 한 명이다. 당초 천 위원장은 최고위원 출마를 고민했으나 유승민 전 의원의 불출마 선언 이후 당권 도전으로 마음을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월 6일 ‘간신배 윤핵관의 퇴진 도우미’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등 국민의힘 내에서 비윤 정서를 공유하는 지지층을 적극 겨냥하는 행보를 밟고 있다.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날 천 위원장을 겨냥해 “일부 후보는 간신배, 윤핵관이라는 악의적 프레임을 들먹이면서 선거 분위기 자체를 과열하고 혼탁하게 만드는데, 스스로 자제하기 바란다”고 지적하자 “간신배를 간신배라고 부르지 그럼 도대체 뭐라고 부르겠느냐”고 맞받았다.

    천 위원장의 상승세는 매섭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미디어튜리뷴’ 의뢰로 2월 6일부터 이틀간 국민의힘 지지층 402명을 대상으로 ‘차기 국민의힘 당대표로 누가 선출되는 것이 좋을지’ 물은 결과 천 위원장은 9.4%를 받으며 김기현 의원(45.3%), 안철수 의원(30.4%)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4.9%p. 이하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김 의원과 안 의원의 양강 구도 속에서 천 위원장이 약진하고 있는 것이다.



    천 위원장의 정치 스토리도 관심을 더하는 요소다. 그는 2020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에 합류하며 정당 생활을 시작했다. 같은 해 21대 총선에 출마했는데, 대구에서 태어났고 서울(고려대 법대 및 법학전문대학원)에서 공부한 천 위원장이 정작 호남에 출마해 큰 관심을 받았다. 당초 인천 연수을 출마를 희망했지만 공천에서 탈락하면서 그가 최종 선택한 곳이 전남 순천갑이었다. 이정현 전 의원을 제외하고는 보수 정당에서 당선인이 없었던 험지에 출마한 이유에 대해서는 “호남을 모르는 반쪽 정치인이 되고 싶지 않아서”라고 밝혔다. 천 위원장은 21대 총선에서 3.02% 득표율에 그치며 국회 진출에 실패했지만 순천에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하고 가족과 함께 이사 와 생활하면서 지역 기반을 다지고 있다.

    청년 최고위원 후보로 나선 장예찬 이사장은 천 위원장과 대비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장 이사장은 친윤계 핵심인 국민의힘 이철규 의원의 지원을 받으며 출마를 선언했다. 윤핵관 중 윤핵관으로 꼽히는 장제원 의원 역시 장 이사장 지지를 밝힌 상태다. 윤심을 등에 업으면서 지지세도 매섭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조원씨앤아이가 ‘CBS’ 의뢰로 2월 3일부터 사흘간 국민의힘 지지층 384명을 대상으로 ‘청년 최고위원에 가장 적합한 후보’를 조사한 결과 장 이사장은 35.9% 지지율을 받으며 사실상 당선 가능성을 공고히 다졌다. 같은 여론조사에서 다른 경쟁 후보 전체의 지지율 총합이 36.7%임을 고려하면 사실상 독무대를 펼치고 있는 셈이다.

    윤핵관 등에 업은 장예찬

    장 이사장은 시사평론가로 활동하다 대선을 앞두고 윤 대통령으로부터 “마음이 통하는 것 같은데 얼굴 한 번 보자”는 연락을 받고 참모 생활을 시작했다. 지난 대선에서 선거캠프 청년본부장을 맡았고, 이후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청년소통 TF단장을 맡으며 여권 내 입지를 다졌다. 특히 지난해 이준석 전 대표와 윤핵관의 내홍 과정에서 ‘이준석 저격수’로 활동하며 친윤계의 신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장 이사장은 지난해 8월 18일 기자회견을 열고 “두 번이나 선거대책위원회를 버리고 나가는 무책임한 행위로 후보를 곤경에 빠뜨렸다”며 이 전 대표를 직격했다.

    국민의힘은 2021년 전당대회에서 당시 서른여섯 살이던 이준석 전 대표를 당대표로 선출한 바 있다. 이에 이번 전당대회를 기점으로 다시금 1980년대 정치인이 당내에서 약진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이미 재계에서는 1980년대생이 오너 및 임원으로 전진 배치되며 세대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청년 정치인의 부상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1980년대생 정치인이 부각되고 있으나 특정 계파에서 ‘픽업’됐다는 한계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천 위원장은 계파에 갇히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정치권에서는 그를 친이준석계로 분류한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유력 정치인의 픽업이나 추천에 힘입는 방식으로는 자생성을 갖기 어렵다”며 “지금 전당대회도 친윤과 비윤의 계파 대결로 치러지고 있다는 한계를 지니는 만큼 미국식 오픈 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채택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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