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과 비교하면 취임 초 지지율이 가장 낮았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시절 밀봉, 불통인사 여파로 취임 첫해인 2013년 1분기 긍정 평가가 42%로 5년 단임 역대 대통령 가운데 최하위를 기록했다. 취임 초 지지율이 높았던 이는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으로 71%로 가장 높았고, 노무현 전 대통령 61%, 이명박 전 대통령 52%였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경우 취임 이후 2분기부터 직무수행 평가를 실시했는데, 이때 지지율이 57%로 절반을 넘겼다.
박 대통령의 직무수행 평가는 취임 첫 분기는 최하위에 머물렀지만, 취임 1년 차 2분기부터 취임 2년 차 2분기까지 1년 동안 50%를 상회하는 뒷심을 발휘했다. ‘콘크리트 지지율’이란 얘기가 나온 것도 이 시점부터다. 비교적 안정된 모습을 보이던 박 대통령 지지율은 4월 총선을 거치면서 30%대 초반으로 하락했다. 지난해 4분기 지지율이 43%였고 올해 1분기 지지율이 40%였지만, 2분기 지지율은 33%로 크게 떨어졌다.
최정묵 한국사회여론연구소 부소장은 “박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하락한 것은 친박(친박근혜)계가 공천을 주도한 새누리당이 총선에서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한 것과 관련 있다”며 “2014년 세월호 사고와 지난해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도 견고하게 박 대통령에게 지지를 보내던 핵심 지지기반층이 이번 총선에서 상당 부분 지지를 철회했기 때문에 당분간 지지율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총선 여파로 지지율 하락을 경험한 박 대통령은 최근 경북 성주가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 후보지로 결정되면서 또다시 핵심 지지기반층에 균열이 올 수 있다는, 관측이 많다. 성주 한 노인정 벽에 붙어 있던 박 대통령 사진이 떼어진 것은 ‘콘크리트 지지율’을 만들어낸 핵심 지지기반층이 등을 돌렸다는 방증으로 볼 수 있기 때문. 여권 한 관계자는 “그동안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 대통령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보낸 계층은 지역별로는 TK(대구·경북), 연령별로는 65세 이상, 성별로는 여성이었다”며 “TK지역인 성주에서 65세 이상 여성이 많이 모인 노인정 벽에 붙어 있던 박 대통령 사진이 떼어진 것은 소소한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사드 배치 결정 이후 박 대통령의 국정수행 평가에 어떤 변화가 나타날지 주목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