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의문을 푸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조금씩 알아갈수록 ‘정치(正治)’는 요원한 것임을 깨달았기 때문이죠.
미국 작가 래리 하디만은 정치(Politics)의 어원을 이렇게 풀이했습니다. ‘poly’는 많다는 뜻이고 ‘ticks’는 피 빨아먹는 진드기라는 뜻이니, 정치란 ‘피 빨아 먹는 진드기 집단’을 가리키는 것이라고. 비슷한 맥락의 얘기를 중국에서도 들은 적이 있습니다. 베이징(北京)에서 만난 한 여행사 가이드는 ‘경(京)’이라는 글자가 함축한 의미를 이렇게 풀이했죠. 갓을 쓴 관리(ㅗ)가 제일 위에 있고, 그 밑에 입(口)이 큰 상인(요즘으로 치면 재벌)이 소(小)시민을 밟고 선 곳이 ‘서울’이라고.
정치(政治)의 사전적 의미는 ‘나라를 다스리는 일’입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정치’를 키워드로 넣으면 ‘국가 권력을 획득하고 유지하며 행사하는 활동으로, 국민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상호 간 이해를 조정하며 사회 질서를 바로잡는 따위의 역할’이라고 나옵니다.

주간동아 800호 (p9~9)